[2024 KDA Winner] 코오롱몰 리뉴얼
올해 코리아디자인어워드 커뮤니케이션 영역 중 디지털 부문의 수상작으로 플러스엑스의 '코오롱몰 리뉴얼' 프로젝트가 선정되었다. 사용성에 기반을 둔 논리적인 설계로 난도 높은 과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디지털 분야 총평
심사위원들은 올해 디지털 부문 출품작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것에 모두 동의했다. 특히 심미성과 사용성을 충족하는 프로젝트가 적지 않았다. 다양성 역시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웹사이트와 앱 외에도 미디어 아트와 디지털 아트, 디지털 인스털레이션, 홀로그램 콘텐츠 등 다채로운 프로젝트가 눈에 띄었다. 특히 의도적으로 투박하게 디자인한 인디 게임을 앞으로 디자인 신이 어떻게 바라보고 수용해야 할지에 대한 숙제가 남았다는 인상적인 평도 있었다.
심사 과정에선 ‘슈퍼말차 웹사이트 리뉴얼’ 프로젝트, 바이브런트 와이파이 웹사이트, 프로젝션 매핑 미디어 아트 ‘인비테이션’ 등이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 심사위원들은 시민의숲이 디자인한 ‘슈퍼말차 사이트 리뉴얼’ 프로젝트에서 새롭게 정립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웹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는 점, 소셜 미디어와 차별화되는 웹사이트만의 가치를 상기시켰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바이브런트 와이파이 웹사이트는 대기업 프로젝트가 으레 겪기 마련인 수많은 설득 과정에서도 방향성과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한편 DDP에서 선보인 버스데이의 ‘인비테이션’은 건축물 특유의 곡면 패널을 십분 활용해 몰입감 넘치는 콘텐츠를 보여줬다는 점이 주효했다. 하지만 올해의 위너는 플러스엑스의 ‘코오롱몰 리뉴얼’ 프로젝트가 차지했다. 코오롱몰의 웹사이트와 앱 디자인을 모두 재정립한 이 프로젝트는 패션 커머스의 방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화려한 기교보다 사용성에 기반을 둔 논리적 설계로 난도 높은 숙제를 풀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심사위원 강진(오디너리피플 대표), 심준용(네이버 브랜드 임팩트 리더), 안마노(안그라픽스 공동대표)
코오롱몰 리뉴얼 – 플러스엑스
1973년 코오롱스포츠를 시작으로 30여 개의 국내외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이하 코오롱 FnC)은 2010년대 즈음부터 젊은 세대를 집중적으로 타기팅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클래식한 무드의 브랜드를 선보이던 것과 다른 행보인데, 그 과정에서 집중한 것이 젊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매력적인 디지털 플랫폼의 구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코오롱몰이다. 2016년 임직원 전용 몰이었던 조이코오롱을 리뉴얼해 론칭한 코오롱몰을 올해 9월 타깃층을 재설정하면서 다시 한번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기존 코오롱몰은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지 못했고,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를 충분히 알리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업한 파트너가 플러스엑스였다.
사실 이번 프로젝트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플러스엑스에게도 드문 대규모 작업으로, BX팀과 UXUI팀이 협업해 약 1년간 진행했다. BX팀이 코오롱몰의 방향성과 브랜드 콘셉트를 설정한 뒤 디자인 에셋을 개발하면, UXUI팀이 이를 웹사이트와 앱에서 구현하고, 검색부터 구매까지 이어지는 고객 여정을 설계했다. 그리고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앞서 결정된 사항들이 제대로 구현되는지 점검하며 진행했다.
플러스엑스는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사용자가 플랫폼 내의 다양한 섹션과 각종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메뉴의 체계적인 구조화를 통해 서비스를 편하게 탐색할 수 있게 했고, 온라인 미디어 〈OLO 매거진〉과 상품을 연결해 자연스럽게 구매까지 연결되도록 했다. 또한 브랜드 리뉴얼 과정에서 도출한 메시지인 ‘취향과 안목의 확장’이 UI 디자인에서도 느껴지게 했다. 개편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디스커버Discover’ 메뉴가 그것이다. 기획전, 신제품 출시 소식 등 다양한 콘텐츠를 쇼트폼 형식으로 구성해 소셜 미디어의 문법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앱과 웹사이트 모두에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려 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앱에서 스와이프를 통해 다양한 상품과 혜택을 발견하고, 서로 연결하는 경험을 웹사이트에서도 재현하고자 했다. 가로로 긴 웹사이트의 레이아웃을 활용해 우측에는 고정된 세로형 배너로 다채로운 콘텐츠들을 소개하고, 좌측에서는 스크롤을 통해 상품을 탐색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OLO 로고의 유연한 변형, 프레임 밖으로 벗어난 이미지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자 디테일까지 신경 썼다.
이번 프로젝트의 인상적인 점은 클라이언트가 자사 플랫폼의 구글 애널리틱스 데이터를 디자인 회사와 공유했다는 것이다. 매출 실적, 조회 수 등 대외비에 가까운 자료를 제공해 긴밀한 협업을 이끌어냈다. 또 실험적인 디자인 제안을 적극 수용하고, 새롭게 제안해 플랫폼의 개성을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이처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재탄생한 코오롱몰은 지난 11월 독일 디자인 어워드에서 2개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12월 코리아디자인어워드에서도 위너를 거머쥐며 디자인계의 오랜 진리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의 원활한 소통이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는 사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