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진출한 국내 최초의 아트페어, 액세스 방콕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K 아트페어
국내 아트페어가 최초로 해외 미술 시장에 진출한다. 12월 4일부터 12월 7일까지 나흘간 태국 방콕 아이콘시암에서 열리는 '액세스 방콕'이 바로 그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K 아트페어가 태국 현지 시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최초로 국내 아트페어가 해외 미술 시장에 진출한다. 아트 전문 기획사 ‘아트미츠라이프(AML)’이 만든 새로운 아트페어 브랜드 ‘액세스(ACCESS)‘가 바로 그것이다. AML은 오는 12월 4일부터 12월 7일까지 태국 방콕의 복합 공간 아이콘시암(ICONSIAM)에서 아트페어 ‘액세스 방콕’을 선보인다. 액세스는 문자 뜻 그대로 ‘한국의 아트페어가 다른 나라의 미술 시장에 접근한다’라는 의미를 지녔다. 아트페어 시설부터 핵심 인력까지 모두 한국의 기준에 맞추어 태국 현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아트페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언센터의 ‘국내 아트페어 해외 개최 지원’ 공모에 최종 선정되어 시행된다. 국내 최초로 해외로 진출하는 아트페어를 기획한 아트미츠라이프는 앞서 프리뷰성수, 부산커넥티드 등 새로운 시각의 아트페어와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한 전시 기획을 선보여 왔다. 오는 4월 공개될 액세스 방콕에서도 신선한 기획으로 기존 미술 시장에 새로운 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아트 플랫폼 ‘아투(ARTUE)’와의 파트너십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관객이 출품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 아울러 미술품 거래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디지털 인보이스, 진품 증명서, 글로벌 결제 기능 등이 페어 참여 갤러리와 컬렉터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한국의 아트페어가 방콕을 선택한 이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미술 시장에 진출하는 아트페어 ‘액세스 방콕(ACCESS Bangkok)’에는 조현화랑, 갤러리2, 에이라운지, 디스위켄드룸, 갤러리 소소, 백아트, ERD, 어컴퍼니, 씨디에이, 오브제후드, 옵스큐라, 플에이스막, 333Gallery 등 12곳의 국내 갤러리가 참여하며, 프리즈 서울 등 국내 주요 아트페어를 통해 한국 컬렉터들에게도 친숙한 태국의 노바 컨템포러리(Nova Contemporary), 에스에이씨 갤러리(SAC Gallery)를 포함해 9개의 방콕 현지 갤러리가 참여한다.
특히 방콕의 아트 신에서 소규모 아트페어를 기획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방콕 시티시티 갤러리(Bangkok CityCity Gallery)는 단순 작품 거래를 넘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오가는 특별 공간을 마련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미술시장에서 활약하는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갤러리도 참가한다. 더드로잉룸과 리차드고 파인아트가 대표적이다.
그간 태국 방콕은 미술시장의 불모지로 여겨졌다. 그만큼 이번 아트페어는 방콕에서 열리는 첫 글로벌 아트페어로서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미술 무대에서 활약하는 태국 출신의 작가 비중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방콕의 미술시장은 높은 관세, 복잡한 통관 절차로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24년부터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태국 정부가 소프트파워 정책을 시행하며 미술품 거래 시 세금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하며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
그뿐만 아니라 K-팝과 K-드라마를 필두로 한국발 콘텐츠가 성공적으로 진출한 곳인 만큼 한국의 문화에 열광하는 현지 분위기도 아트페어의 방콕 진출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내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에 자리한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만큼 단순히 미술품 거래를 위한 시장이 아니라 한국과 태국, 한국과 동남아시아 사이의 문화 교류의 장으로서 의미를 지닌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K 아트페어,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다
액세스 방콕과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신한카드와 함께 3박 5일 일정의 VIP 아트 투어 상품을 선보여 국내 컬렉터를 공략한다. 12월 4일 아트페어 VIP 프리뷰부터 VIP 아트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방콕 아트 비엔날레 및 주요 갤러리 투어, MOCA 미술관에서 열리는 VIP 파티 참석도 진행된다. 특히 패키지로 포함된 미쉐린 가이드 선정 태국 레스토랑에서의 미식 투어와 럭셔리 스파 마사지를 통해 휴식을 겸한 아트 투어를 즐길 수 있다. 12월 3일에는 주 태국 한국 문화원 초청으로 건축가 유현준이 태국의 명문 쭐랄롱꼰 대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한다. 쿤스트할레 방콕(Kunsthalle Bangkok)에서는 12월 6일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의 대담 프로그램도 열릴 예정이다.
오늘날 글로벌 스탠더드로 성장한 한국의 아트페어는 국내 무대를 넘어 해외 시장 개척에 시동을 걸었다. K 콘텐츠의 소프트파워는 부인할 수 없는 대세 문화의 흐름 중 하나다. K 아트페어가 태국이라는 해외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또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