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홈런 2.0 프로젝트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에듀의 아이스크림 홈런 2.0 디자인 프로젝트를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공부를 좋아하는 습관’이라는 키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반영한 사용자 경험 설계, 학습용 콘텐츠 디자인, 마케팅 등을 소개한다.

아이스크림 홈런 2.0 프로젝트

사용자를 존중하는 태도 ‘공부를 좋아하는 습관’

스마트 러닝 서비스 전문 기업 아이스크림에듀는 2013년 출범 이래 꾸준히 업계 1위를 지키며 TOM(Top Of Mind, 최초 상기도)을 90% 이상 차지했다. 스마트 러닝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기업인 것이다. 하지만 강력한 후발 주자가 속속 등장하며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체성은 지키되 트렌드에 명민하게 반응하고자 리브랜딩과 더불어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론칭했다.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맡은 마케팅실은 초기 기획 단계에서 사용자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익히려면 지속적인 동기 부여와 보상, 설렘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좋은 디자인 프로젝트는 좋은 파트너 선정에서 시작되는 법. 마케팅실은 자사의 지향점과 전략을 시각화할 동료로 다재다능한 산업 디자인 스튜디오 파운드/파운디드를 선정해 브랜드 리뉴얼과 제품·패키지 디자인 등을 일임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단순히 새로운 색상과 그래픽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감을 선사할 수 있는 경험 자체를 디자인하길 원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지만, 과도한 캐릭터 그래픽이나 유치한 색 사용을 지양하고자 했다. 미숙한 어린이가 아닌 한 명의 온전한 주체로서 제품을 사용하길 원했던 것이다. 이러한 요청 사항을 반영해 완성한 패키지는 크기와 형태 면에서 커다란 선물 세트를 연상시킨다. 아이들이 학습을 의무로 받아들이지 않고 재밌게 임할 수 있도록, 패키지를 개봉해 제품을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도 세심하게 설계했다. 상자를 열면 환영 문구와 함께 편지 형식으로 제작한 사용 설명서가 나오며 여기에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공부를 좋아하는 습관을 형성시키는 한편 사용자를 존중하는 태도는 학습용 콘텐츠 디자인에서도 드러난다. 가령 ‘홈로드’는 이전 버전의 ‘AI 생활기록부’를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학습 패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뒤 아홉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여준다. 사실상 성적표 역할을 하지만 학업 성취도를 직접적으로 수치화·계량화해 보여주지 않고 돌고래, 토끼, 나무늘보 등 아이들에게 친근한 동물 캐릭터를 활용해 표현하는 점이 흥미롭다.

키자니아 서울과 아이스크림에듀가 협업해 오픈한 스마트 토이 제작소.

아이스크림 홈런 2.0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습관나무’는 공부를 통해 성장하는 경험을 시각화한 것이다. 일일 단위 학습을 통해 새싹을 나무로 키워내는데, 한 달에 한 그루씩 길러서 1년이면 자신만의 숲을 완성할 수 있다. 한 해 동안 키운 나무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실제로 숲에 사용자 이름으로 나무 한 그루를 기부하고, 집으로도 반려나무 한 그루를 배송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공부를 통한 성장이 현실의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외에도 꾸준한 독서를 통해 길 잃은 다람쥐를 숲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을 표현한 ‘독서 습관 챌린지’ 등 학습 진도와 수준을 명확하게 인지시키면서도 지속적으로 흥미를 잃지 않도록 시각화와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인 콘텐츠가 적지 않다.

신학기 입학 선물 세트 콘셉트안. 2023년 1월에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또 다른 협업 파트너 TBWA와 교육의 본질을 담담히 되묻는 광고를 제작하고, 제품 정식 출시 전에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 등과 학부모 강연을 진행해 진정성을 보여줬다. ‘공부를 좋아하는 습관’이라는 간결한 메시지에서 시작된 아이스크림 홈런 2.0 프로젝트는 새로운 브랜드와 디자인, 독창적인 광고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진정한 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들과 교육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며 시장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homelearn_official

Interveiw

아이스크림에듀 마케팅실 이사 성주은

아이스크림에듀 마케팅실 이사 성주은


“디자인은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즉 자존감의 연결 고리다.”

평소 마케팅실의 역할을 아이스크림에듀의 ‘미드필더’라 정의한다고.
공격과 수비를 모두 담당하는 미드필더처럼,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홍보에 임하면서도 기존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방어 전략을 수립한다는 의미이다. 이번 아이스크림 홈런 2.0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교육 서비스를 고민하는 부모들의 눈에 띌 수 있도록 신선한 디자인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갖추는 한편, 기존 고객 역시 만족할 만큼 업그레이드된 콘텐츠와 기능도 필요했다. 이를 위해 사내 제품 개발 연구소와 인하우스 디자인 팀, 외부 디자인 스튜디오, 광고 제작사 등 다양한 팀과 협업했다. 마케팅실은 PM 역할을 맡아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며 제품과 서비스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참여했다.

리브랜딩 및 디자인은 파운드/ 파운디드와, 브랜드 전략 수립과 광고 제작은 TBWA와 함께 했다.
파운드/파운디드는 워낙 프로덕트 디자인으로 유명해 인지하고 있던 팀이었다. 아이스크림 홈런의 변화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학습기와 집기류 등 프로덕트 디자인에 확실히 변화를 주어야 했는데, 이 분야에 강점을 지닌 파운드/파운디드가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기대대로 긍정적인 사용 경험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성공적으로 디자인했다. TBWA 역시 아이스크림에듀의 교육 철학에 가장 잘 부합하는 곳이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즐겁게 공부하길 바라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깊이 이해하고 ‘공부를 좋아하는 습관’이라는 슬로건을 도출했다. 이후에는 로고 송을 통해 브랜드명을 외치는 동종 업계의 다른 광고와는 달리 키 메시지를 기반으로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선보였다. 이는 아이스크림에듀가 원하는 바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었다.

제품 디자인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무엇이었나?
우선 직관성이 중요했다. 나이 어린 사용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모든 기능을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공부를 좋아하는 습관’이라는 메시지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에도 주안점을 뒀다. 결론적으로 아이스크림 홈런 2.0을 사용하는 사람이 타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남다른 가치관을 가진 멋진 사람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했다. 부모에게 등 떠밀려 공부하는 게 아닌,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재밌게 공부하는 아이 말이다.

학습 콘텐츠 디자인에서 핵심은 무엇이었나?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뚜렷하게 보이도록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타사 서비스는 공부한 결과를 그래프와 표 등 인포그래픽으로만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성적표를 통지받는 것과 유사해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결과적으로 자기 주도 학습을 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습관나무’를 비롯한 아이스크림 홈런 2.0의 학습 콘텐츠는 공부를 지속함으로써 얻는 성장의 경험을 직관적이면서도 친근하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지난 11월에는 학부모 강연회도 진행했다.
최인아책방에서 제품 정식 출시 전 오프닝 세리머니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총 3부 구성으로 1부는 기자 간담회, 2부 임직원 간담회, 3부 학부모 강연회였다. 기자와 임직원, 학부모 모두 아이스크림에듀의 중요한 고객이라 생각하고, 각자의 관점에 맞게 행사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 특히 학부모 강연회는 아이스크림에듀의 앰배서더이기도 한 방송인 박지윤의 진행하에 박웅현 대표, 최인철 교수, 최인아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공부’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진행자부터 강연자까지 모두 ‘공부를 좋아하는 습관’이라는 슬로건에 깊이 공감하는 이들이었기에 진정성 있는 행사가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아이스크림 홈런 2.0의 학습기와 패키지, 문구류, 거치대 등 각종 집기류.

론칭 후 대중의 반응은 어떤가?
우선 웹사이트의 접속 트래픽이 론칭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웹사이트에서 무료 체험을 신청할 수 있는데, 신청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접속자가 홈페이지만 둘러보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유의미한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료 체험 신청률도 작년 대비 1.5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상담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광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특히 인상적인 피드백은 광고가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영상 길이는 다른 광고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이러한 리뷰가 나오는 이유는 그만큼 몰입해서 시청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나?
사실상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은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즉 자존감의 연결 고리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스크림에듀의 가치를 사용자 눈높이에 맞게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마케팅에서는 고객을 자사 브랜드의 가치를 대변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이번 프로젝트에서 디자인이 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