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발베니 메이커스 전시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가 국내 공예가 12명과 협업한 작품을 선보이는 ‘2022 발베니 메이커스 전시’를 2022년 11월 24일부터 11월 29일까지 열었다.

2022 발베니 메이커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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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정신’을 한국의 공예와 연결시키다

스코틀랜드 위스키와 한국 공예의 만남. 언뜻 생각하면 이질적이지만, 2022 발베니 메이커스 전시는 이 둘을 연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2018년부터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의 일환으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만드는 데 일조한 장인들을 소개해온 발베니는 2021년부터 전통 공예가와 젊은 계승자들의 작업에 주목했다. 오랜 세월 대를 이어 위스키 증류소를 운영하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 ‘장인 정신’을 한국의 공예와 연결시킨 것. 공예가들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투영해 제작한 에디션을 공개함으로써 발베니가 한국 공예를 깊이 존중하고 있음을 알리는 행사였다.

전시는 장소 선정부터 흥미로웠다. 서울 북촌의 휘겸재는 유리 창문과 일본식 공간 구조가 전통 건축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개량 한옥인데, 이곳을 무대로 두 문화의 만남을 위화감 없이 선보였다. 공간 자체가 다양한 문화의 조화를 상징하는 매개체가 된 셈이다. 휘겸재에서 2021년, 2022년 협업한 공예가 12명의 작품을 전시했는데,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한 에디션뿐 아니라 기존 작품도 함께 배치해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감상할 수 있었다.

2021년에는 채상장(*) 서신정, 옻칠 작가 정해조, 나주 소반의 맥을 이어온 소반장 김춘식 등 원로 작가 6명과, 2022년에는 2022 로에베 공예상 최종 우승자 정다혜, 옻칠과 유기를 재해석하는 문채훈 등 새로운 시대성과 예술성을 선보이는 현대 공예가 6명과 협업해 발베니의 정체성을 반영한 작품을 제작했다. 원로 작가들이 주로 술에서 연상되는 풍류를 표현한 반면, 젊은 작가들은 실용성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일례로 2021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에 참여한 김동식 선자장(**)은 위스키를 숙성시킨 오크통을 깎아 만든 합죽선을 선보였다. 특히 부채의 가장 바깥 부분인 변죽에 오크통을 활용해 사용할 때마다 은은한 위스키 향이 나도록 했다. 발을 엮는 조대용 염장은 위스키의 시그너처 풍미인 꿀 향을 상징하는 황색 실로 대발에 제품의 고유한 특징을 표현했다.

2022년 참여한 금속공예가 이상협은 판 형태의 순은을 직접 망치질해 전용 잔을 제작했다. 손수 금속을 두드리는 과정에서 형성된 세련된 선으로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표현한 것이다. 이 밖에 한지 공예가 권중모는 원형 조명을 제작했는데, 위스키로 염색한 한지를 주재료로 활용하며 오크통을 감싸는 후프를 조명의 링으로 사용해 위스키와 한지 공예를 독창적으로 연결시켰다.

완성된 에디션들은 휘겸재의 안방과 사랑방, 복도 곳곳에 전시하는 한편, 행사 기간 동안 작품 판매로 발생한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는 등 공익성도 놓치지 않았다. 장인 정신을 핵심 키워드로 한국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주력하며 많은 관람객에게 브랜드를 제대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balvenie_kr

(*) 얇게 저민 대나무 껍질을 색색으로 물들여 다채로운 기하학 무늬로 고리 등을 엮는 기능 또는 그 기능을 보유한 장인.
(**) 전통 부채를 만드는 기능 또는 그 기능을 보유한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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