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컷 사진에도 팬덤이 필요하다, 픽닷 ①

팬덤과 디자인의 힘

1020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잡은 네컷 사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관련 브랜드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 중 픽닷은 이른바 '디자인 맛집'으로 소문나고 있는데, 다양한 컨셉의 프레임을 제공하기 때문. 네컷 사진 춘추전국시대 속 픽닷의 경쟁력을 파헤쳐본다.

네컷 사진에도 팬덤이 필요하다, 픽닷 ①

요즘 도심 번화가에는 골목마다 꼭 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네컷 사진관이다. 포토 부스 안에서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취향에 맞는 프레임 디자인을 선택해 꾸민 후 곧바로 인화해 가져갈 수 있다. 과거 2000년대 초 일었던 스티커 사진 열풍처럼 오늘날 네컷 사진은 1020 세대를 중심으로 놀이 코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이들 취향을 겨냥하는 브랜드도 다양해져 ‘네컷 사진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주목받는 브랜드는 있다. 디자인 맛집으로 소문난 네컷 사진 브랜드 ‘픽닷’이다. 최근 이들은 기내 화장실 셀카 감성을 낼 수 있는 콘셉트룸으로 주목 받았다. 이외에도 시그니처 프레임 디자인과 기념일마다 선보이는 시즈널 프레임 디자인, 업계 최초로 도입한 굿즈 멤버십 ‘픽닷 패스’와 ‘픽닷 모델 콘테스트’ 등 고유의 디자인과 다양한 팬덤화 전략으로 성장 중이다. 네컷 사진 그 이상의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는 픽닷의 권미리 대표를 만났다.

2세대 네컷 사진 브랜드, ‘픽닷’

Interview with 권미리 픽닷 대표

최근 ‘네컷 사진’이 MZ 세대에게는 하나의 놀이터처럼 자리 잡았어요. 불과 몇 년 사이에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다양한 브랜드가 출현했죠. 춘추전국시대라는 말이 있을 만큼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하고요. 이러한 배경 속에서도 ‘픽닷’은 사랑받는 브랜드로 손꼽히더군요. 네컷 사진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2022년 2월 말, 3년간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4개월 준비해서 성수동에 ‘픽닷’을 선보였어요. 사실 처음에는 사진보다는 무인 사업 자체에 관심이 많았어요. 아직 도전해 보고 싶은 일들이 많았고, 무인 사업체를 운영하면 고정적인 수입을 벌면서도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무인 사업을 알아보는 과정 중에 ‘무인 사진관’이 눈에 들어온 거죠.

말씀하신 무인 사진관, 그러니까 네컷 사진 시장이 오늘처럼 급성장할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이렇게까지 경쟁이 과열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죠. 다만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건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2021년도 6월에 한 업체가 생겼는데 오픈 공지 기준으로 6개월 단위마다 점포가 50개씩 늘어나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네 컷 사진의 중심이 된 브랜드들의 세대가 넘어가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 네 컷 사진을 선보인 1세대에서 뽀샤시한 사진으로 업그레이드된 2세대로 넘어가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는데, 2세대에서 다각도 앵글을 선보인 3세대로 넘어간 건 불과 1년, 3세대에서 콘셉트 룸을 소개한 4세대로 넘어간 건 단 몇 개월이 걸리지 않았어요. 현재는 콘셉트 룸이 네 컷 사진의 대세이지만 머지않아 5세대의 아이디어가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건 ‘픽닷’이 첫 사업이시라고요. 과거 은행에서의 업무 경험이 현재 픽닷 운영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은데요.

은행에서는 대출 상담 일을 했어요. 매월 천 명이 넘는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고객을 상담하고 응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죠.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도움을 받고 있죠. 또, 매일 기한이 급박한 상황 속에서 최대한 실수 없이 일 처리를 하며 길러진 업무 생산성도 큰 도움이 되고 있고요.

프랜차이즈 확장이 아닌 브랜딩과 마케팅에 집중한 이유

그래서인지 대표님 때문에 ‘픽닷’ 가맹점을 냈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한데 검색해 보니 전국에 25개 지점이 전부더라고요. 네컷 사진 브랜드 중에서는 적은 편 아닌가요? 지점 확장에 신중한 이유가 궁금했어요.

현재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서 지점 수가 적은 건 사실이에요. 리소스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브랜드의 중요도를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장보다는 ‘브랜딩’과 ‘마케팅’에 두다 보니 그렇게 비친 것 같아요.

​사실 가맹 사업의 시작과 끝은 가맹점 확장이거든요. 초기에는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것에 관심이 더 많았고, 내실을 다지는 일에 투자를 많이 했죠. 하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공들여 제작한 ‘픽닷’의 프레임 디자인과 공간 콘셉트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목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업계가 워낙 좁아서 저희보다 가맹점이 많은 브랜드에서 비슷한 디자인을 소개해버리면 그에 묻히는 거죠.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곧 브랜드 파워이기도 하니까요. 올해는 가맹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입니다.

하지만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그에 따른 관리 리스크도 뒤따를 텐데요.

은행에서의 업무 경험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관리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 시스템화했어요. 어떻게 매장 관리를 매일 해야 하는지 세세한 기준을 정리해서 교부해 드리고, 각 지점을 담당하는 슈퍼바이저들의 관리와 순회를 통한 직접 점검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죠. 우수 관리점에는 그에 걸맞은 리워드도 마련해서 전하고 있어요.

픽닷 서면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주가 등장한 유튜브 영상

한편 ‘픽닷’ 입점을 위한 부지 선정 기준도 궁금하더라고요. 최소한의 평수부터 주변 상권, 타깃 분포 등 고려할 점이 한두 개가 아니잖아요.

최소 평수는 4평도 가능한데 같은 상권에도 동종 업계가 많아지다 보니 매장이 크고, 위치가 좋을수록 유리하죠. 위치는 유동 인구가 많아야 하고, 타깃인 20대가 많은 곳이어야 해요. 유동 인구가 적은 동네 안이나 연령층이 맞지 않은 위치라면 ‘픽닷’을 입점 시키는 건 어렵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려요.

최근에는 영화 시사회나 브랜드 팝업 행사에서 게릴라 식으로 포토부스를 운영하기도 하더라고요?

기본적으로는 가맹 사업이 주요 모델이지만 제휴 사업 부문을 확장하는 중이에요. 타깃이 명확하고, 홍보 효과가 좋다 보니 포토 부스 대여 또는 협업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행사의 성격과 브랜드의 이미지에 맞춰서 부스 콘셉트를 제안하거나 프레임 디자인을 제작하죠. 이외에도 포토 부스에서 광고 영상 송출도 가능하며, 요즘 가장 핫한 서울숲 공간(현재 픽닷 그로서리 마켓 위치)에서 팝업스토어 전개도 가능해 앞으로도 다양한 방향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말씀처럼 어딜 가나 포토 부스가 대세잖아요.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대세는 결국 유행이라는 말이고, 유행은 언젠가는 지나가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고민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두려움 없이 시작했는데요. 최근에는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불안함? 두려움? 이 커지는 걸 간혹 느끼곤 해요.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먼저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보다 짜임새 있게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무인 사진관은 사진 촬영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중심으로 앞으로의 일을 대비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 중입니다.

▼기사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네컷 사진에도 팬덤이 필요하다, 픽닷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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