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4,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테크 아이템 4
AI 열풍 속 디바이스 전쟁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4'. 지난 2월 29일 막을 내린 행사에서 세간의 관심을 사로잡은 테크 아이템 4개를 소개한다.
세계 최대 가전· IT 행사인 CES가 매년 1월 초 한 해의 테크 트렌드를 제시했다면, 2월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이하 MWC)가 모바일 및 통신 트렌드를 소개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2월 26일부터 2월 29일까지 MWC 2024가 열렸다.
이번 행사가 흥미로운 건 모바일 네트워크, 통신 기술, 인프라 환경에 집중되었던 과거와 달리 AI와 반도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로보틱스 등의 기술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올 초 글로벌 빅테크 발 ‘AI 트렌드’가 이번 행사 전반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이다. 한편 AI 대세론 속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디바이스 디자인에 대한 니즈를 엿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스마트 워치에서 벗어난 스마트 링부터 반려견을 대체하는 로봇 반려견 그리고 손목에 차는 벤더블 폰 디바이스까지. 바르셀로나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테크 아이템을 소개한다.
건강을 위한 절대 반지, 갤럭시 링
삼성전자는 MWC 2024에서 최초로 갤럭시 링의 실물을 공개했다. 지난 1월 CES 2024 기간 진행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프레젠테이션 마지막에 살짝 공개한 갤럭시 링의 실체가 드러난 것. 물론 아직까지는 프로토타입 버전이라 디자인이 달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그간 손목에서 머무르던 디바이스가 손가락에 착용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는 점에서 분명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현재 공개된 디자인은 익히 알고 있는 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블랙, 골드, 실버 세 가지 색상과 9개의 사이즈를 제공하며 워치와 달리 디스플레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브랜드가 강조하는 갤럭시 링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바로 수면 관리 및 개선이다. 이를 위해 갤럭시 링은 휴대폰 내 삼성 헬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끈한 외관과 달리 반지 안쪽 면에는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마치 돌기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온 모습이라 착용감에 대한 의문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갤럭시 링은 오는 하반기 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스마트 워치를 넘어서 이제는 스마트 링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투명이 여전히 대세? 레노버 투명 디스플레이 노트북
레노버는 투명 디스플레이 노트북 ‘ThinkBook’ 시제품을 선보였다. 앞서 투명 디스플레이는 지난 CES 2024에서 LG 전자와 삼성 전자의 양강 구도 아래 주목받은 바 있다. CES 2024에서 소개된 투명 디스플레이는 가전제품에 적용된 것으로 주변 환경과 인테리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반면 레노버가 소개한 투명 디스플레이 노트북은 이를 활용해 달라질 업무 환경을 강조한다.
예컨대 투명한 노트북 화면을 사용하는 아티스트가 화면 뒤로 펼쳐진 풍경을 보고 스케치를 할 수 있고, 건축가는 설계도를 실제 건축 환경에 가깝게 대입해서 살펴볼 수 있다는 것. 17.3 인치 마이크로 LED와 심리스 스크린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면서 가능해질 작업 환경이다. 더욱이 앞으로 향상된 AI 기술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창작 환경을 이끌어 낼 폼팩터로도 기대를 모은다.
다가올 로봇 반려견 시대, 샤오미 사이버 도그 2
샤오미가 소개한 ‘사이버 도그 2’는 머지않아 다가올 로봇 반려견의 시대를 미리 보여준다. 지난 2021년 공개한 ‘사이버 도그 1’에서 발전된 버전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바로 디자인이다.
앞선 버전에서는 4족 로봇의 외형에 가까웠지만 이번에는 눈, 코, 입, 귀를 갖춘 개의 얼굴을 지녔다. 실제 반려견에 가까운 외관 디자인과 함께 부피와 무게도 각각 16%, 40% 감소해 공중 제비를 도는 등 민첩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점도 특징이다.
고성능 모터와 함께 AI 학습 기능을 통해 강아지의 행동 데이터를 습득해 최대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사하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명령어를 듣고 행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이버 도그 2에는 시각, 청각, 촉각 등 19개의 센서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실내외 환경 및 상황 인식이 가능하며 특히 실내에서는 가전제품을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기능도 갖췄다. 그야말로 똑똑한 로봇 반려견인 셈이다. 가격은 한화로 약 230만 원대.
폴더블, 롤러블, 그다음은? 모토로라 벤더블 폰
모토로라는 이번 MWC 2024에서 손목에 감아 사용하는 벤더블 폰 디바이스 시연을 선보였다. 앞서 지난해 레노버 테크 월드 행사에서 벤더블 폰 디바이스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지만 실제 시연은 처음이다. 그간 모바일 디바이스가 폴더블과 롤러블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그다음에 이어질 유행이 과연 무엇일지 궁금해하던 찰나에 등장해 더욱 주목받는 모습이다.
원하는 만큼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주황색 패브릭으로 처리한 뒷면 디자인과 자석을 부착해 손목에 착용했을 때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이 제품 역시 현재 콘셉트 단계로 실제 양산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