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놓치지 말아야 할 디자인 플레이스 5
교토 닌텐도 뮤지엄부터 파리 그랑 팔레까지
아시아부터 중동 그리고 유럽까지. 눈길을 사로 잡는 디자인 플레이스 다섯 곳을 소개한다.

2024년 놓쳐서는 안 될 디자인 플레이스를 소개한다. 오랜 기간 리노베이션을 거쳐 최근 재개관했거나 혹은 앞으로 공개될 곳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인, 예술, 브랜드 공간을 선별했다. 올해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면 참고하기를 권한다.
스누피 세상 속으로, 도쿄 스누피 뮤지엄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해외로 갈 수 있는 곳? 바로 일본이다. 일본 도쿄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겨울 리노베이션을 마친 ‘스누피 뮤지엄 도쿄‘를 놓치지 말자. 물론 스누피 팬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곳이겠지만, 평소 스누피에 관심이 없던 이라도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스누피 뮤지엄 도쿄는 스누피가 등장하는 만화 ‘피너츠(Peanuts)’의 원작자인 찰스 M. 슐츠(Charles M. Schulz)의 이름을 딴 찰스 슐츠 뮤지엄의 유일한 분관이다. 지난 2019년 12월 도쿄 마치다(Machida)로 이전해 상설 전시장으로 운영 중으로 최근 겨울 시즌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 2월 1일 재개관했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바로 입구 디자인이다. 크게 입을 벌린 스누피 얼굴을 통과하게끔 디자인했는데 본격적으로 스누피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한편 이번 리노베이션의 중심은 ‘스누피 원더 룸’이다. 스누피 봉제인형, 문구, 옷 등 다채로운 스누피 오브제를 모아둔 곳인데 이 모든 것은 스누피 팬으로부터 수집했다. 아울러 약 8m 길이의 자이언츠 스누피가 누워 있는 ‘스누피 룸’으로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던 전시장에는 영상, 조명, 음악을 더한 몰입형 콘텐츠가 더해져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재개관을 기념해 스누피와 피너츠의 모험을 담은 원화 작품 약 45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여행하는 피너츠>도 오는 9월 1일까지 만날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닌텐도 덕후 모여라! 교토의 닌텐도 뮤지엄


일본 교토 남부의 우지시에 들어설 닌텐도 뮤지엄도 올해 놓칠 수 없는 공간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탓인지 올해 3월 중 개관 예정이라는 소식을 제외하곤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닌텐도 뮤지엄은 1969년부터 일본식 화투 카드와 트레이딩 카드 제작 그리고 게임기 수리 서비스 센터로 활용되어 온 우지 오구라 공장을 리노베이션 해 꾸려질 예정이다. ‘닌텐도 자료관’이라는 이름으로 콘솔부터 비디오 게임까지 닌텐도가 출시한 지난 제품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 공간과 관객이 직접 닌텐도의 게임을 일부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 성격을 더해 몰입형 공간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세기의 장소가 될 그곳, 파리 그랑 팔레

프랑스 파리는 올해 꼭 가봐야 할 도시 중 한곳으로 꼽힌다.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100년 만에 파리 2024 하계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다. 1900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파리의 랜드마크 ‘그랑 팔레(Grand Palais)’도 올림픽 기간에 맞춰 새로운 모습을 공개한다. 지난 2020년 그랑 팔레는 처음으로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약 6천 톤의 강철과 20만 톤의 석재로 지어진 건물은 건축가 찰스 기로, 알베르 토마, 앙리 드글라, 알베르 루베가 설계했다.

그랑 팔레는 크게 두 개의 공간 ‘그랑 팔레 국립 갤러리’와 과학 박물관인 ‘발견의 전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두 공간을 이어주는 대형 중앙홀은 길이 200미터, 폭 55미터, 그리고 높이 약 43미터의 돔 형태의 유리 천장을 갖추고 있어 그랑 팔레를 상징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리노베이션 이전까지 패션 브랜드 샤넬은 그랑 팔레 중앙홀에서 프레타 포르테 행사를 선보여 왔으며, 이외에도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피악(FIAC)’ 등이 개최되어 왔다. 특히 이번 리노베이션에서는 과거 타원형 지붕 천장의 디자인 복원을 진행 중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파리 올림픽 경기 중에서 태권도와 펜싱 경기가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다. 혹여 경기장을 찾는다면 경기와 더불어 달라진 건축 디자인을 유심히 관찰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심과 낭만의 세계, 파리 디즈니랜드 호텔

파리에 갔다면 지난 1월 25일 재오픈한 디즈니랜드 파리 호텔도 눈여겨보자. 디즈니랜드 파리 호텔은 2021년 4월에 리노베이션을 시작해 약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5성급 테마 호텔이다. 신데렐라부터 겨울 왕국까지 디즈니가 소개한 히트작을 테마로 총 428개의 객실과 18개의 스위트룸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작품에 등장한 주인공들의 침실을 재현해 실제 작품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몰입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디즈니 고유의 스토리텔링이 로비부터 객실 그리고 편의 시설까지 곳곳에 녹아들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로비 천장에 설치한 샹들리에 조명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속에서 등장한 조명 디자인을 재현했고, 레스토랑 라 테이블 드 뤼미에르 미녀와 야수 속 무도회장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공간 디자인을 적용했다. 아울러 디즈니 공주들과 함께하는 아침 식사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갖춰 몰입을 더한다.
중동에 부는 새로운 예술 현상, 아부다비 팀랩 피노메나


일본의 디지털 아트 콜렉티브 ‘팀랩(teamLab)‘이 최대 규모로 준비 중인 ‘아부다비 팀랩 피노메나’도 2024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아부다비 문화관광부와 관광 및 체험 부지 개발사인 미랄(Miral)이 함께 한 프로젝트로 사우디야트 문화지구에 자리한다. 앞서 팀랩은 최근 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아자부다이 힐스’에 디지털 아트 뮤지엄 ‘팀랩 보더리스(teamLab Borderless)’를 성공적으로 개관했는데, 팀랩 피노메나는 도쿄의 뮤지엄과는 다른 구조와 개념을 지니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부다비 팀랩 피노메나의 핵심은 바로 ‘환경’과 ‘현상’이다. 안팎의 환경과 현상에 따라서 피노메나에 설치한 예술 작품은 달라지기도 하며, 때로는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간 몰입형 작품과 전시를 선보이며 쌓여 온 그들의 공력을 생각한다면 비록 실체를 보진 못했지만 기대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마침 아부다비는 대륙과 대륙을 이어주는 경유지로도 유명한 도시이니 스톱오버를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