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호주 오가닉 초콜릿 브랜드, 베네토

헨리에타 해리스의 예술적인 초콜릿 패키지

초콜릿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고등학교 교사가 만든 호주의 유기농 초콜릿 브랜드

환경을 생각하는 호주 오가닉 초콜릿 브랜드, 베네토

호주의 유기농 초콜릿 브랜드 ‘Bennetto Natural Foods(이하 베네토)’는 초콜릿을 사랑했던 한 고등학교 교사 루시 베네토(Lucy Bennetto)의 손끝에서 시작된 브랜드이다.

2010년, 루시는 향신료 분쇄기와 유기농 카카오 빈 한 상자를 가지고 부엌 작업대에서 처음으로 초콜릿 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제자였던 몇 명의 열정적인 학생들이 맛을 테스트하며 루시의 초콜릿 실험을 도와주었다. 그렇게 매우 단순한 출발이 오늘날의 베네토 초콜릿으로 이어진 셈이다.

초콜릿을 만들면서 카카오 콩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가장 궁금했던 그녀는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카카오 공급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특히 유기농 및 공정무역(Fairtrade) 방식으로 조달되는 카카오가 어떻게 품질과 맛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 이러한 깨달음은 루시의 초콜릿 철학을 완전히 바꿔 놓았고 이후 그녀는 자신이 직접 방문한 공정무역 협동조합에서 공급받은 재료들로 초콜릿을 만들면서 여전히 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초콜릿 바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베네토 초콜릿의 세 가지 핵심 가치

루시의 초콜릿 제조 여정은 14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물론 처음과 달리 브랜드의 규모가 굉장히 확장되었지만 그 기본적인 철학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베네토를 처음 시작했던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의 차고에서 모든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여전히 60% 이상의 높은 카카오 함량을 가지고 유기농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베네토 초콜릿은 스위스의 유명 초콜릿 제조업체에서 만들어지며 호주와 뉴질랜드 전역에서 사랑받고 있다. 루시는 항상 건강과 자연에 대한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었고 그 모든 가치가 베네토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녀는 자신의 브랜드를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그러한 노력이 지금의 베네토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콜릿에 대한 루시의 열정은 단순히 맛있는 초콜릿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베네토 초콜릿은 ‘유기농’, ‘공정무역’, ‘지속 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그녀의 비전이 그대로 담긴 초콜릿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은 변화를 전달하고 있다. ‘B-Corp’ 인증을 받은 기업으로서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베네토가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며 이를 매년 개선하기 위해 책임을 진다.

​또한 탄소 중립을 넘어 베네토가 배출하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페루나 에콰도르의 카카오 농장에서 초콜릿 바 1,000개를 생산할 때마다 베네토는 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고 한다. 지난 4년 동안 뉴질랜드와 태평양 제도, 페루, 에콰도르에서 영구적인 숲을 조성하고 보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처음부터 큰 지지를 보내준 고객들에 의해 베네토는 ‘Fairtrade’ 인증을 받았으며 농부들의 소득을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Fairtrade Premium’을 통해 품질과 수확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베네토와 헨리에타 해리스와의 협업

베네토는 “Less is Better”라는 철학 아래 유기농 카카오와 최소한의 재료로 만들어진 초콜릿을 자랑한다. 초콜릿을 ‘정크 푸드’에서 ‘더 나은 음식’으로 바꾸는 사명을 가진 베네토의 초콜릿은 화학 첨가물 없이,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불필요한 가공을 최소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모든 제품은 탄소 중립 공장에서 생산되며, 기후 포지티브(Climate Positive) 브랜드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초콜릿의 핵심 가치는 단순히 맛뿐만 아니라,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에 있다. 또한 베네토의 초콜릿 패키지는 브랜드의 이러한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는데, 헨리에타 해리스(Henrietta Harris)의 독창적인 패키지 디자인을 채택한 이후 베네토는 오랫동안 그 디자인을 유지해오고 있다. 아티스트와의 이러한 협업은 초콜릿의 품질을 넘어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질랜드 출신인 해리스는 2006년 오클랜드 기술대학교(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에서 미술학사를 취득한 이후 오클랜드에 거주하며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해리스의 예술적 활동은 정확한 기법과 심리적 강렬함으로 특징지어지며 초현실적이고 감정적으로 강렬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의 작업은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여 종종 초상화의 형태를 취하면서도 사람들의 내면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녀의 초기 작품들은 특징이 없는 얼굴을 그린 수채화로 관람자가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거나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유화로 작업을 확장한 해리스는 전통적인 초상화 기법을 실험하다가 완성된 초상화 위에 두꺼운 분홍색 페인트로 얼굴을 가리며 즉흥적인 낙서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그녀는 모호함과 추상의 요소를 다시 도입하며, 감정을 고정시키는 것에 저항하고 자신의 완벽주의적인 경향을 넘어서려 했다.

해리스는 주로 오세아니아와 미국에서 전시를 해왔으며 다양한 출판물을 제작한 것은 물론 상업적인 컬래버레이션 작업에도 다수 참여했다. 베네토가 선택한 패키지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수채화로 작업한 새 일러스트이다. 해리스는 초콜릿의 원산지인 남미와 마다가스카르의 새들을 모티프로 삼아, 그들을 아름답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표현했다.

아름다운 새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초콜릿 바를 둘러싸고 있는 작은 생태계처럼 보인다. 그녀는 자연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아 소비자들에게 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 했다. 그녀는 과감하게 색상을 사용하여, 각각의 새들을 초콜릿 바의 포장지 속에서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 새들은 실제로 초콜릿의 원산지에서 발견된 새들이지만 해리스 특유의 스타일로 약간의 예술적 자유를 더해 사람처럼 한껏 멋을 낸 모습으로 재구성되었다. 포장지의 옆면을 자세히 보면, 그 새들을 그린 원본 이미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은 디자인의 뒷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해리스의 디자인은 초콜릿이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예술과 환경 보호를 염두에 둔 제품이라는 인식으로 승화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패키지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감정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환경 보호와 자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베네토가 지속 가능한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방식과 맞물려 소비자에게 자연을 지키자는 신념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베네토는 초콜릿을 먹을 때마다 그 뒤에 있는 루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와 해리스의 섬세한 디자인 철학이 함께 전해지는 멋진 브랜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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