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속에서 다시 그린 집, Fienile N

Fienile N은 피렌체 전원 지역에 19세기에서 20세기 사이 지어진 농가 건물 군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다. 교외에 있는 건초를 저장하고 농기계가 드나들던 작은 헛간을 조용한 주거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냈다.

헤리티지 속에서 다시 그린 집, Fienile N
Fontego Fienile N PH 019 photo Federico Farinatti

Fienile N은 피렌체 전원 지역에 19세기에서 20세기 사이 지어진 농가 건물 군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다. 교외에 있는 건초를 저장하고 농기계가 드나들던 작은 헛간을 조용한 주거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냈다. 만들어진지 100년이 훌쩍 넘는 이 건물은 지역 전통 농업 건축의 전형으로, 석조와 벽돌 조적, 목재 트러스, 그리고 넓은 개구부가 특징이다.

Fontego Fienile N PH 018 photo Federico Farinatti

건축사무소 Fōntego Architettura는 이러한 본래의 구조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내부 공간을 섬세하게 재구성해 오늘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따뜻하고 기능적인 주거로 탈바꿈시켰다.

Fontego Fienile N PH 009 photo Federico Farinatti

건물 내부의 중심에는 초록색으로 만든 큰 가구 같은 구조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 구조물은 주방과 욕실, 수납 공간,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까지 다양한 역할을 한다. 거실 공간의 중심이 되는 동시에 집안의 설비를 담당하는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이 구조물은 기존 건물의 벽이나 구조를 전혀 손대지 않고 설치되었기 때문에, 농가 고유의 재료와 형태가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설비는 하나의 관을 통해 지붕 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상층은 칸막이 없는 개방형 거실로 설계되어 있고, 하층은 침실과 개인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일반적인 주거 구성과는 반대지만, 이 방식은 상층의 밝고 확장된 감각과 하층의 아늑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특히 침실은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보다 차분하게 설계되었으며, 기존 개구부의 크기나 위치를 변경하지 않아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로 가득한 전원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상층의 일부 창은 적당한 채광과 환기를 유지하면서도 외부 시선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전통 건축구조인 만돌라토(Mandolato, 격자형 벽돌 조적)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적용되었다.

Fienile N은 전통을 해체하지 않고 존중하면서도 그 틀 안에서 새로운 주거 방식을 제안한 프로젝트다. 단순해 보이지만 치밀하게 짜인 구성이 전통 농가 건축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되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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