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디자인 어워드 2026 수상작] GS칼텍스

올해도 어김없이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국내 디자인 프로젝트 중 일부를 소개한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6 수상작] GS칼텍스

Service, System & Process Design Winner –
에너지플러스(Energy Plus)

1967년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정유회사로 출범한 GS칼텍스는 정유·석유화학·윤활유 사업을 축으로 성장한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이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4위 규모의 정제 시설인 여수공장을 거점으로, 전체 생산량의 70% 이상을 전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오늘날 GS칼텍스는 ‘딥 트랜스포메이션(Deep Transformation)’ 전략 아래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신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의 현재적 쓰임과 내일의 필요를 읽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 방식을 디자인해나가는 과정이다. gscaltex.com


주유 시장은 가격과 입지라는 물리적 조건에 의해 선택되는 지극히 관성적인 시장이었다. GS칼텍스가 던진 질문은 여기서 시작됐다. ‘고객 경험 설계를 통해 주유소 선택 기준을 바꿀 수 없을까.’ 이 가설을 증명하는 여정이 에너지플러스 앱 리뉴얼의 시작이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기능을 더할수록 서비스의 핵심이 흐릿해진다는 점을 파악하고 ‘더하기’가 아닌 ‘덜어내기’를 원칙으로 삼았다. 주유소 진입부터 결제 완료까지 12단계에 달하던 여정을 ‘바로주유’라는 이름 아래 4단계로 압축했고, 포인트 적립과 쿠폰 사용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했다. 나아가 결제 내역을 알리는 디지털 리포트와 리뷰 작성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제시해 경험의 마침표를 찍게 했다. 사용자가 무의식적으로 수행해야 했던 루틴을 걷어내자 직관적인 이해와 선택의 단순함을 얻을 수 있었다. 기술적 혁신은 생성형 AI를 이식하며 더욱 정교해졌다. 여러 채널에서 수집된 고객의 목소리(VoC)를 분석해 제품 개선으로 연결하는 ‘VoC 대시보드’, 방대한 리뷰를 요약해 주유소별 성격을 알려주는 ‘AI 페르소나’, 운영자의 톤을 학습해 일관된 소통을 돕는 ‘AI 답변 생성기’ 등이 생겼다. 이들은 AI를 고객의 불편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운영 효율을 올리는 핵심 엔진으로 정의한다.

UX 2

이러한 사용자 경험은 차량 내부와 스마트폰 인터랙션으로도 이어진다. 국내 정유사 최초로 ‘카플레이(CarPlay)’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시스템에 진입하여 앱의 UI를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로 옮겨갔고, 스마트폰을 흔드는 동작만으로 서비스를 실행하는 ‘쉐이크 앤 페이(Shake & Pay)’를 적용했다. 2026년 3월 기준 가입자 224만 명을 돌파한 성과는 이러한 고객 중심의 집요함이 시장의 선택을 받았음을 증명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 DevOps팀이 있다. 순차적 개발 방식인 워터폴(Waterfall) 대신 빠른 실험과 수정을 반복하는 애자일(Agile)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더 대담하게, 더 집요하게, 더 단순하게’라는 원칙으로 움직였다. 전 세계 정유사 최초의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 석권이라는 성과는 에너지플러스의 디자인 경험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걸 증명하는 이정표다. 에너지플러스는 멈추지 않고 진화하는 ‘영원한 베타(Permanent Beta)’ 정신으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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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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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GS칼텍스 DevOps팀 제품책임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은?

프로젝트의 첫 단추로 디자인 어워드 수상 보도자료를 미리 작성했던 때다. 아직 실체가 없는 시점에 수상을 알리는 기사와 시상식 현장에 선 팀의 합성 사진을 만들어 공유했다. 아마존의 ‘워킹 백워드(Working Backward)’ 방식을 빌려 우리의 목표를 막연히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달한 미래로 설정하고 사고방식을 그 지점에 맞추고 싶었다. 이는 팀원들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한계 없는 몰입을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오래 고민한 부분은?

우리가 설계한 디자인이 고객의 주유 경험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자문하며, 디자인의 가치는 감각의 영역을 넘어 반드시 데이터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직관은 좋은 영감을 주는 시작점이지만, 최종적인 판단은 철저히 고객이 남긴 흔적인 데이터에 기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A/B 테스트, 히트맵 분석, 사용자 설문을 프로세스 전반에 촘촘히 배치했다. 우리의 미적 감각과 정량적 데이터가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하는 지점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고통스러우면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디자인 GS칼텍스 DevOps팀
디자인 디렉터 정재호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74호(2026.04)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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