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와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카페 6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직접 운영하는 감각적인 공간들

감각적인 디자인의 공간들이 많아진 요즘, 약속 장소를 정하거나, 잠깐의 나들이를 계획할 때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 고민이 깊어진다. 이럴 때는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카페를 찾아보자.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카페 6

감각적인 디자인의 공간들이 많아진 요즘, 약속 장소를 정하거나, 잠깐의 나들이를 계획할 때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 고민이 깊어진다. 이럴 때는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카페를 찾아보자. 작은 디테일까지 하나의 콘셉트로 이어지며, 공간 전반에 걸쳐 일관된 밀도를 만들어낸다. 잠깐의 휴식 시간도 감각적인 공간에서 보내고 싶은 당신을 위해,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공간 여섯 곳을 소개한다. 새롭게 선정한 세 곳과 디자인플러스에 소개된 세 곳을 함께 모아 봤으니, 이번 주말에 나들이 계획이 있다면 참고해보자.

브라운하우스 연남 by 스튜디오 풀풀(studiopullpool)

브라운하우스 연남은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풀풀(studiopullpool) 이 전개하는 브랜드 공간으로, 카페와 스토어, 아카이브, 오피스 기능을 결합한 복합 공간이다. 집에서의 좋은 순간을 공간으로 구현하는 데서 출발해 전체적인 공간 구성이 ‘집(haus)’의 구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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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하우스 내부 전경 사진 브라운하우스 연남 인스타그램

거실, 서재, 식탁 등 주거 공간의 요소를 카페에 적용해, 방문자가 특정 기능 공간이 아닌 ‘집 안을 이동하듯’ 경험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큰 원형 테이블과 서재를 모티프로 한 카운터 등은 이러한 구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다. 공간 내부에는 브라운 톤을 중심으로 한 색채 계획과 목재, 패브릭 등의 소재를 활용해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러한 톤은 ‘브라운하우스’, 즉 갈색 집이라는 이름과도 맞닿아 있으며 공간의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한다. 통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도 공간에 아늑함을 더해준다.

가구는 미드 센추리 모던(Mid-Century Modern)과 바우하우스(BAUHAUS) 계열 디자인에서 영향받아 구성되어 있다. 임스 체어, 루이스 폴 센 등 역사적인 디자이너의 빈티지 가구를 아카이빙해 배치했고, 역사적인 디자인 제품들을 누구나 직접 앉아서 체험해 볼 수도 있다. 또, 가구 배치 또한 전체적인 공간의 리듬에 맞춰 배치했다. 서로 다른 형태와 기능의 가구를 조합하면서도 색채와 비례, 용도 간의 균형을 맞춰 공간 전반의 조화를 유지하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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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하우스 내부 전경 사진 브라운하우스 연남 인스타그램

한편, 공간 일부에는 스튜디오 풀풀의 작업 공간과 아카이브를 만나볼 수 있다. 자체 제작 가구와 그래픽 작업물, 굿즈, 출판물 등이 전시, 판매되고 있어 카페를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그래픽 디자인 작업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디자이너가 직접 구상한 공간 안에서, 엄선해 아카이빙한 물건들과 작업물을 가까이에서 만나보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브라운하우스 연남 ​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50길 25 2, 3층
공간 기획, 디자인 스튜디오 풀풀(studiopullpool)
운영 시간 매일 12:00 – 22:00​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포어플랜 by FLPM

공간 디자인 전문 회사 FLPM이 만든 포어플랜은 건축 사무소로 계획되었던 공간에서 출발했다. 카페라는 형식을 빌려, 건축 작업의 분위기와 방식을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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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어플랜 내부 전경 사진 포어플랜 홈페이지

미팅 공간과 작업실로 나뉘어 설계된 기존 구조를 유지한 채, 이 곳을 일반인에게 열린 카페로 전환해 누구나 머무르며 작업할 수 있는 퍼블릭 스페이스로 확장했다. 양쪽으로 경사진 지붕 형태인 박공지붕과 천창을 통해 유입되는 자연광, 콘크리트와 목재, 합판 중심의 재료 구성은 설계 스튜디오나 작업실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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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어플랜 설계도 사진 포어플랜 홈페이지

긴 공유 테이블과 작업 중심으로 구성된 가구 배치는, 이용자가 마치 건축사무소 안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 카페이지만 자연스럽게 작업 공간처럼 느껴지는 구조다. 캐드를 활용한 메뉴판, 테이블 위의 컷팅 매트, 도면, 서류철, 오피스 스탠드 등 다양한 오브제 디테일이 실제 작업 환경을 연상시키며, 공간의 성격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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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어플랜 내부 전경 사진 포어플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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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어플랜 내부 전경 사진 포어플랜 인스타그램

디저트 역시 건축이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다. 테라조 대리석 패턴을 형상화한 초콜릿 쿠키부터 건축 모형을 연상시키는 케이크까지, 메뉴 곳곳에 공간의 콘셉트가 이어진다. 작업 친화적인 공간으로 작업 공간 환기가 필요할 때 들러 분위기를 바꾸기도 좋다. 성수 인근에서 작업하기 좋은 카페를 찾고 있다면 한 번 방문해보자

포어플랜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14길 30-11 1층
공간 기획, 디자인 FLPM
운영 시간 매일 10:00 – 21:00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선잠 by 논스페이스(NONESPACE)

성북구에 위치한 선잠. 이 곳은 공간 브랜딩 스튜디오 논스페이스(NONESPACE)가 기획부터 설계, 운영까지 전반을 맡았다. 이 공간은 성북동에 있던 선잠단의 역사에서 출발했다. 선잠단은 조선시대에 선잠제가 열리던 곳으로, 양잠과 직조를 가르친 서릉씨를 기리고 풍요를 기원하던 장소다. 논스페이스는 이 지역의 역사와 사라진 *양잠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지금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간뿐 아니라 그래픽, 메뉴, 향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구성해, 하나의 흐름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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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잠 내부 전경 ©NONE SPACE

공간은 방문자의 이동을 따라 단계적으로 바뀌게 구성했다. 명주실로 감싼 손잡이가 적용된 입구에서는 자연스럽게 촉각적인 경험이 시작되고, 내부로 들어가는 동선에는 제사나 사당 입구에 세워지는 상징적 구조물인 홍살문을 모티프로 한 붉은 실 게이트를 배치했다. 내부에는 양잠과 직조의 과정을 모티브로 한 오브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누에를 형상화한 소파, 직기를 모티브로 한 조명, 누에고치 내부를 연상시키는 공간, 그리고 누에의 소리를 경험할 수 있는 요소들을 배치해 공간의 콘셉트를 명확히 한다.

시각 요소에 더해 후각과 촉각을 확장하는 장치도 함께 설계됐다. 뽕나무와 오디 향을 기반으로 한 향, 명주실의 감촉을 반영한 도자 잔, 뽕잎을 모티브로 한 음료 등 공간 전반에서 양잠 문화를 은유한 디테일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전통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늑한 공간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선잠으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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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잠 내부 전경 ©NONE SPACE

선잠 ​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 156 1층
공간 기획, 디자인 논스페이스(NONESPACE)
운영 시간 매일 11:30 – 21:00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아래 세 공간은 디자인플러스가 각 공간의 디렉터와 나눈 인터뷰를 바탕으로 요약했다. 공간을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 그 안에 담긴 의도를 함께 이해하며 살펴보면 숨은 디테일이 더 또렷하게 보일 것이다. 각 공간의 기획과 설계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인터뷰 기사를 확인해보자.


페큘리 by C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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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스튜디오 CFC가 전개하는 카페 ‘페쿨리(Peculi)’는 브랜딩 디자이너가 만든 커피 브랜드다. 전 세계에서 선별한 원두와 공간을 결합해, 일상 속에서 특별한 커피 경험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브랜딩을 맡은 전채리 CFC 대표와 커피를 맡은 강인철 로스터 두 사람의 DNA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으로, 부티크 호텔 로비 같은 이미지를 상상하며 공간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디테일 하나하나를 봤을 때 재미와 공예적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천장에는 우드워킹을 하는 최주현 작가의 우드타일을, 입구에는 석운동이 디자인하고 랩크리트가 콘크리트로 제작한 손잡이를 배치했다. 특히 공간 곳곳에는 전채리 대표가 소장하고 있던 이국적면서도 특이하지만,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그림들이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이너의 카페, 페쿨리 디자인 스토리 자세히 보기

엔지니어링 클럽 by 스튜디오 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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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 골목에 자리한 엔지니어링 클럽은 건축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개해 온 스튜디오 히치의 철학과 경험이 자연스레 표출되는 공간이다. 건축에 담긴 유교적인 관념 문화보다는 물리적으로 만들어지는 실체, 만들어 내기 위해 작동하는 원리와 장인 정신 등 사물주의적인 태도를 예찬하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바와 좌석의 경계를 허물어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구성했으며, 공간 안에서 사람과 작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경험을 만든다. 스튜디오 히치가 그동안 만들어 온 다양한 제작가구들도 만나볼 수 있다. 방문객이 직접 높낮이 조절을 하며 조도를 맞출 수 있는 도르래 조명, 대형 평판 유리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유리 흡착기’를 이용한 바 테이블, 직접 제작한 구조목을 활용한 벤치와 스툴, 비행기 날개의 금속 접합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카운터까지 다양한 디자인적인 요소들이 숨어 있는 공간이다.

▶엔지니어링 클럽 디자인 스토리 자세히 보기

마하 한남 by 마하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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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건축사사무소가 운영하는 공간 마하 한남은 용산의 오래된 목욕탕 건물을 개조한 카페다. 우연히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한남 5구역을 지나다가 불이 나 폐허가 된 목욕탕을 발견했고,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거실을 발견해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라고. 낡고 초라한 외관을 지녔지만, 의외로 단단하고 매력적인 내부를 가지고 있는 공간의 이중적인 매력을 그대로 살려 외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세련된 내부를 통해 극적인 공간 경험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벽과 천장은 따뜻한 톤의 우드로 마감하고, 어두운 돌로 바닥을 눌러 안정감을 공간에 의도했다. 벽난로와 아일랜드 바는 서로 다른 석재를 쌓는 방식으로 공간에 포인트를 주고, 창 프레임은 한강을 가리지 않도록 최대한 얇게 설계했다. 공간 곳곳에는 건축 서적과 재료, 가구를 배치해 누구나 머무르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마하 한남 디자인 스토리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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