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의 드레스부터 오방색의 재해석까지, 디자이너 뤼시 브로샤르가 말하는 ‘본연의 색’
한국과 프랑스, 베트남의 유산을 심은 패션 디자인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프랑스식 라이프스타일전에 디자이너 뤼시 브로샤르가 참여한다. 그녀는 한국, 프랑스, 베트남 문화를 결합한 독창적 컬렉션 ‘본연의 색’을 선보인다. 패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교를 증명해 낸 이야기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프랑스식 라이프스타일(Art de Vivre à la Française)〉전이 열린다. 오는 6월 10일부터 11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프랑스의 장인 정신을 대표하는 여러 브랜드가 참여한다. 특히 한국, 프랑스, 베트남의 삼국 문화를 독자적인 디자인 언어로 풀어내는 디자이너 뤼시 브로샤르(Lucie brochard)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그녀는 프랑스의 정교한 테일러링에 베트남 전통 실크, 그리고 한국의 오방색과 한복 실루엣을 엮어낸 독창적인 컬렉션 ‘본연의 색(Couleurs d’Origine)’을 선보인다. 고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교를 패션으로 증명해 낸 그녀의 이야기를 전한다.
Interview
뤼시 브로샤르 LUCIE BROCHARD.võ 대표 및 디자이너

주한프랑스대사관이 주관하는 〈프랑스식 라이프스타일〉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첫 패션쇼 이후 10년 만에 서울로 돌아와 컬렉션 프리뷰를 선보일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한국은 내가 태어난 고향이며 언제나 깊은 영감을 주는 친숙한 문화다. 비록 프랑스에서 자랐지만, 나의 작품을 품고 이 땅을 다시 밟을 때면 마음 한구석에서 뭉클한 친밀감이 피어오른다. 특히 이번에 주한프랑스대사관의 초청으로 <프랑스식 라이프스타일>전에 참여하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이 공간은 지금의 나를 만든 두 세계 사이의 가교를 상징하기에, 이곳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이야말로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과 온전히 맞닿아 있다고 느낀다. 늘 나의 개인적인 서사와 연결된 다양한 영감의 원천을 한데 모아 옷으로 엮어내고자 노력해 왔다. 이번 초청은 지난 10년 간의 치열했던 작업 끝에 얻은 값진 인정이자, 나의 창작물이 고국의 대중에게 환영받는 듯해 진정한 헌정처럼 다가온다.

특별히 ‘지금’ 이 시점에 이 상징적인 연합 전시에 이름을 올리고 컬렉션을 선보이게 된 배경이나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2026년은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를 맺은 지 140주년이 되는 해다. “창의성, 기회, 연대”라는 슬로건 아래 뜻깊은 해를 맞이한 만큼, 두 나라의 우정 속에서 탄생한 나의 작품들을 선보이기에 이보다 더 완벽한 시기와 장소는 없다고 생각한다. 뤼시 브로샤르 보(LUCIE BROCHARD.võ)는 2015년에 시작되었지만, 한국과의 인연은 그보다 훨씬 더 깊고 오래되었다. 이번 수교 140주년은 그 보이지 않는 유대를 눈으로 확인하고, 양국 공동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역시 단순한 외교적 건물을 넘어 문화적 유대가 긴밀히 엮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내 작품 세계와 깊은 공명을 이룬다. 특히 이번 전시는 더욱 개인적이고 특별한 서사가 담겨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를 위한 무대 드레스를 제작하게 되었는데, 그녀가 지난 6월 4일 덕수궁에서 열리는 공식 기념식에서 이 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디자이너로서 영광스러운 특권이자 가슴 벅찬 경험이다. 한국의 문화유산과 프랑스의 장인 정신(Savoir-faire)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 드레스야말로, 이번 수교 기념일이 축하하고자 하는 모든 가치를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상징이 아닐까 싶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컬렉션 타이틀이 ‘본연의 색’이다. 여기에 담긴 메시지가 궁금하다. 디자이너가 정의하는 ‘본연의 색’은 무엇인지도.
‘본연의 색’은 일차적으로 나의 한국적 뿌리, 즉 이 땅과 연결되는 바로 그 첫 순간에 직관적으로 느끼는 색을 의미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 타이틀이 한국 대중에게도 조금 더 특별한 의미로 닿기를 바랐다. 한국은 오방색의 다섯 가지 방위색부터 천연 염색이 품은 섬세한 뉘앙스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하고 아름다운 색채 전통을 지닌 나라 중 하나다. 그 문화적 유산은 실로 경이롭다. 이 제목을 통해 내면에 여러 개의 문화적 유산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과연 ‘본연의 것(Original)’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시작하고 싶었다. 나에게 ‘본연의 색’이란 인위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무언가다. 언어나 국경이 생기기 전, 혹은 내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기도 전부터 이미 내면 깊은 곳에 존재하고 있었던 날것의 색 말이다.
컬렉션을 감상할 때, 관객이 놓쳐선 안 될 포인트가 있다면?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내가 ‘정제된 대조(Mastered contrast)’라고 부르는 미학에 있다. 중심을 단단히 잡은 채 신선한 시각적 충격을 주는 대조다. 옷의 구조를 유심히 살펴봐 주길 바란다. 모든 선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모든 컷은 몸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위해 치밀하게 계산되었다. 우연히 만들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또 디테일에도 주목해 주었으면 한다. 섬세한 주름(Pleating)과 겹겹이 레이어드 한 실크, 정교한 손바느질 마감, 그리고 피부에 닿는 실크 안감의 극진한 편안함까지. 비록 눈에 곧바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온몸으로 느껴지는 수많은 시간의 공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번 컬렉션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가 된 ‘레이어링’, 즉 한국 전통의 ‘겹침(Superposition)’의 미학을 탐색해 보길 권한다. ‘서아리(SEOARI)’ 점프수트나 ‘조선(JOSEON)’, ‘프랑스(FRANCE)’ 드레스 같은 피스는 실크 시폰과 오간자의 투명한 공기감에 기능성 나일론 소재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질감을 과감하게 매치했다. ‘오방(OBANG)’ 스커트의 밴드 디테일과 ‘색(SAEK)’ 컬렉션의 그래픽 스트라이프 역시 믹스 매치와 재해석을 거쳐 하나의 자연스러운 실루엣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는 이 모든 요소가 한 번에 폭발하는 순간이다. 1960년대 풍 프린트와 네온 스트라이프, 대담하고 거침없는 컬러가 터져 나올 때 비로소 옷의 영혼이 드러난다. 한국 전통의 다섯 가지 신성한 색 ‘오방’은 프랑스와 한국 모두를 향한, 그리고 이 컬렉션을 탄생시킨 모든 유산을 축하하는 즐거운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마지막으로는 소프라노 조수미를 위해 제작한 ‘실크 잎사귀(Feuilles de Soie)’ 코트 드레스를 볼 기회가 있다면 꼭 찬찬히 들여다보길 권한다. 단 하나의 작품 안에서 베트남 실크와 한국 실크가 조우하는 옷은 실크 오간자 위에 수백 번의 손짓으로 잎사귀를 직접 그리고 자르고 배치하며 완성했다. 장인 정신과 인내, 소재에 대한 깊은 숙련도가 응축된 컬렉션의 정수다.
기대하는 피드백도 있을까?
일시적인 열광보다 깊은 ‘공감’이다. 누군가 나의 옷을 바라보고 그저 온전히 느끼는 바로 그 찰나의 순간 말이다. 한국은 전통적 유산과 현대성, 장인 정신과 개념적인 대담함을 모두 꿰뚫어 보는 세련된 패션 문화를 지니고 있다. 한국 대중에게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 없다. 옷 그 자체를 놀라운 감수성으로 읽어내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번 컬렉션을 보며 이 작품이 나의 것인 동시에, 결국 그들 자신의 것이기도 하다고 느껴주었으면 좋겠다. 저고리를 오마주한 실루엣, 한지에서 영감을 받은 주름, 한국의 자연에서 길어 올린 색채는 단순히 시각적인 장식으로 빌려온 것이 아니다.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형성한 본연의 문화와 나누는 진심 어린 대화에 가깝다.
또한 이번 전시가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 패션 전문가들, 그리고 자신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패션 비전을 공유하는 이들과 교류하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 만남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한국에서 디자이너로서 창의적이고 직업적 기반을 단단히 다져나가는 지속적인 시작점이 되었으면 한다. 결국 내가 이곳에 돌아온 이유는 단순히 나의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브랜드를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내면에서 이어져 온 고국과의 대화를 계속해 나가기 위함이며, 이 대화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한편 한국 태생, 프랑스에서의 성장, 베트남 어머니의 뿌리까지. 삼국의 문화적 경험이 디자이너의 정체성과 브랜드에 어떻게 투영되어 있는지도 궁금하다.
이 세 가지 문화는 곧 나라는 사람의 본질이다. 나는 이 모든 배경으로부터 자양분을 얻고, 이는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로운 창작의 원천이 된다. 브랜드 이름 자체에도 이러한 서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보(Võ)’는 프랑스식 성과 결합된 베트남계 어머니의 성이다. 이처럼 나는 종종 나의 정체성을 이렇게 요약하곤 한다. ‘파리 사람(Parisian), 한국 태생(Born in Korea), 베트남 장인 정신(Crafted in Vietnam)’이라고 말이다. 나에게 한국은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든 내밀한 영역이다. 스스로 인지하기도 전부터 내면 깊이 새겨진 미학적 각인이자 서사다. 옷을 만들 때 색상과 형태, 그리고 특유의 고요함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모두 한국적 정서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조용하지만 흔들림 없는 결단력 역시 한국이라는 뿌리가 선물해 준 기질이다.




반면 프랑스는 엄격함과 정교함을 가르쳐 주었다. 파리 의상 조합 학원(Chambre Syndicale)에서 훈련받고 끌로에(Chloé), 폴 카(Paule Ka), 크리스찬 라크르와(Christian Lacroix) 등의 아틀리에를 거치며, 구조와 정밀함 그리고 프랑스식 오트쿠튀르 장인정신(Savoir-faire)의 엄격한 기준을 체화했다. 그리고 베트남은 내 브랜드의 영혼을 깨워주었다. 2015년 호찌민을 처음 방문했는데, 경이로운 실크와 뛰어난 장인들, 그리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섬유 유산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후 매 컬렉션마다 ‘베트남의 전통 실크 노하우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겠다’는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이 생겼다. 이 세 가지 정체성은 내가 만드는 모든 옷에 공존한다. 어느 한 문화도 다른 문화를 가리거나 지우지 않는다. 도리어 각각의 정체성이 서로를 지탱하며 하나의 작품을 더욱 생동감 있게 완성해 준다.
동·서양의 경계에 선 디자이너로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정서를 옷이라는 매개체로 융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일지도 궁금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균형’이다. 한국이나 베트남의 유산을 디자인에 녹여낼 때, 그것은 표면적인 차용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진실한 감정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프라노 조수미의 드레스에 녹여낸 저고리 실루엣은 한국 복식에 대한 오랜 관찰과 배움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베트남의 실크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였다. 컬렉션에 실크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 전, 베트남에서 2년 동안 머물며 장인들과 현장에서 함께 일했다. 실크를 직조하고 염색하는 법을 몸소 배우며 그들의 전통에 먼저 동화되는 과정을 거쳤다.
또 다른 원칙은 한 문화권의 미학을 다른 문화권의 의복 위에 그저 장식처럼 ‘얹어내지’ 않는 것이다. 나는 서로 다른 두 전통이 공통의 논리로 맞닿는 지점을 찾고자 한다. 이를테면 주름(Drape)의 중요성, 신체와 원단이 이루는 유기적인 관계, 그리고 옷은 모름지기 실용적이면서도 입는 사람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는 확신 같은 것들이다. 특히 마지막 기능적인 정점은 매우 중요하다. 내 옷을 찾는 고객들, 즉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만큼이나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든든하게 지지해 줄 옷이 필요한 주체적인 여성들에게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통 실크’와 ‘파리 오트쿠튀르의 테일러링 기술’의 만남은 독보적인 시그니처다. 브랜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지향점은?
궁극적인 목표는 옷을 입는 여성이 자유로움과 당당한 힘을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과거 파리의 럭셔리 아틀리에에서 일하는 동안, 의복의 구조적인 단단함과 부드러운 유연함이 종종 정반대의 개념으로 대립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나에게 ‘유연함’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강력한 힘이다. 옷이 형태나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 굳이 딱딱하고 불편할 필요는 없다. 베트남 실크가 그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실크는 몸의 움직임에 따라 살아 숨 쉬고 우아하게 흘러내리면서도,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여기에 파리 쿠튀르 기술은 구조적인 정밀함과 내구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뒷받침해 준다. 이 두 가지 전통이 어우러져 단지 한 시즌의 컬렉션을 넘어선 무언가, 즉 ‘뿌리 깊은 문화적 토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우아함’에 대한 확신을 전하고자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열망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중한 가치를 보존하는 것에 있다. 바로 베트남 장인들의 전통 실크 노하우다. 매 컬렉션은 단순히 옷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하나의 ‘전수 행위’와 같다. 장인들을 교육하고 그들의 전문성에 투자하며, 그들의 작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시장을 구축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나에게 패션은 이 아름다운 책임감과 결코 분리할 수 없다.
실크라는 유연한 소재에 파리의 엄격한 테일러링 구조를 접목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이질적인 두 요소를 결합해 나갈 때, 디자이너로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가장 큰 희열은 실크라는 소재와 컬러가 마침내 결합되어 하나의 온전한 작품으로 완성되는 피날레의 순간에 찾아온다. 2차원의 스케치가 3차원의 공간에서 살아 움직이고, 컬러가 품은 감정들이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비로소 진정한 실루엣이 완성되는 찰나다. 평면의 그림이 살아 숨 쉬는 입체의 소재로 넘어가는 그 극적인 과정 속에서, 디자이너로서 가장 강렬하게 살아있음을 느낀다.
난도 높은 기술적 구현을 눈앞에 두고 아틀리에와 치열하게 부딪힐 때, 그 감정은 더욱 증폭된다. 나는 아틀리에에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지고 가능성의 한계를 밀어붙이며, 우리가 가진 장인 정신(Savoir-faire)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즐긴다. 스케치가 품은 예술적 야망과 까다로운 제작 공정 사이에 존재하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완성도 높고 강력한 피스들이 탄생하곤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실루엣이 런웨이 위로 함께 걸어 나오는 궁극의 순간이 찾아온다. 더 이상 머릿속의 아이디어나 종이 위의 스케치가 아닌, 스스로 존재하고 움직이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를 마주하는 순간이다. 수없이 반복해 온 작업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언제나 처음처럼 가슴이 벅차오른다.
본인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기까지, 큰 영감을 준 인물이 있다면?
패션에 처음 매료된 것은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t)의 패션쇼를 마주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1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가 이끌던 끌로에(Chloé)에서 첫 인턴십을 경험하며 디자이너의 길을 확신했다. 그때부터 나의 여정은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세계를 흡수하며 확장되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의 파격적인 드레이핑과 날카로운 메시지, 랑방(Lanvin) 시절 알베르 엘바즈(Alber Elbaz)가 보여준 압도적인 유연함,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의 감각적인 남성복 코드는 물론이고, 사카이(Sacai)와 준지(Juun.J)의 건축학적인 실루엣에서도 깊은 영감을 받았다. 여기에 우아함을 하나의 당당한 선언으로 만든 피비 파일로(Phoebe Philo)의 조용하지만 단단한 확신, 상상력과 소재의 한계를 깨부수는 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에 이르기까지 나의 영감은 끝없이 뻗어 나갔다. 하지만 그 거장들의 이름만큼이나, 현장에서 함께 호흡했던 모든 ‘장인들’에게서도 말할 수 없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은 어떤 패션 학교에서도 가르쳐줄 수 없는 살아있는 지식과 숙련된 손기술을 품고 있다. 그 위대한 장인들이야말로 패션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완성해 준 가장 소중한 이정표다.
<프랑스식 라이프스타일(Art de Vivre à la Française)>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서소문로 43-12
기간 2026년 6월 10일~11일
운영 시간 10:00~17:00(6월 10일), 10:00~16:00(6월 11일)
홈페이지 luciebrochard.com
인스타그램 @luciebrochard.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