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부터 발렌시아가까지, 웰니스에 빠진 명품 브랜드
건강한 일상을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하는 럭셔리 하우스들
식단과 운동, 스킨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 흐름에 발맞춰 명품 하우스들 역시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웰니스 아이템을 선보이며 럭셔리의 범주를 새롭게 확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인의 관심은 ‘건강’에 쏠려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건강한 삶을 공유하는 일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건강한 삶을 어떻게 오래 유지하는가에 대해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식단과 운동, 스킨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웰빙과 장수(Longevity)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명품 하우스들 역시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웰니스 아이템을 선보이며 럭셔리의 범주를 새롭게 확장하고 있다.
운동으로 얻은 성취감에 찬사를 보내다,
오뜨 웰니스 디올 컬렉션

여러 명품 하우스가 피트니스 컬렉션을 선보이는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답안을 제시하는 브랜드 중 하나는 디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우스의 시그니처 모티브인 까나쥬(Cannage) 패턴을 입힌 탄성 밴드와 요가 블록, 필라테스 링, 앵클 웨이트는 땀 흘리는 운동의 순간마저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바꾸어 놓는다.

이처럼 건강한 삶을 향한 영감을 전하는 ‘오뜨 웰니스(Haute Wellness)’ 컬렉션은 디올 메종과 베이비 디올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코델리아 드 카스텔란(Cordelia de Castellane)이 디자인했다. 디렉터는 운동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성취감에 대한 찬사를 담아 부드러운 신체 활동과 마음 챙김, 수면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블루와 아이보리, 실버 컬러가 조화를 이루는 제품들은 편안함과 그래픽적인 감각을 절묘하게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디올의 감성을 담은 운동 기구를 비롯하여 요가 매트와 필라테스 매트, 물병이 하나의 세트를 이루고 있으며 여기에 필로우케이스와 수면 마스크를 더해 운동 이후의 휴식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기쁨과 자유로움, 그리고 재충전의 순간을 위해 탄생한 이 액세서리들은 웰니스를 바라보는 디올의 우아한 시선을 보여준다. 건강한 루틴을 위한 운동 용품을 넘어 일상의 균형과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이번 컬렉션은 유행을 좇기보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의 가치를 담아낸다.
운동을 스타일로 승화시킨 에르메스 핏
최고의 럭셔리 하우스로 손꼽히는 에르메스가 운동과 관련된 아이템을 선보인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승마를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기술력의 근간으로 삼아온 에르메스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움직임과 활동성에 주목해왔다. 최고 수준의 스포츠인 승마가 요구하는 정교함에 안장과 마구 장인의 전통을 결합해 온 브랜드는 스케이트보드와 스키, 비치 라켓 등 다양한 스포츠 및 아웃도어 아이템을 꾸준히 선보여 오며 브랜드의 다양성을 드러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몇 년 전에 공개한 ‘에르메스 핏(Hermès Fit)’은 자연스러운 확장이었다. 이전에 애플과 협업해 스마트워치 라인을 선보이며 새로운 영역 확장에 익숙한 에르메스의 성향을 고려한다면, 이 컬렉션은 변화하는 운동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브랜드의 언어로 풀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에르메스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활동적인 요가 의류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에르메스 핏은 기존 컬렉션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매력이 있다. 가벼운 착화감의 슈즈,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스카프와 주얼리, 민첩한 움직임을 강조하는 벨트가 함께 어우러지며 운동하는 순간마저 에르메스 스타일로 완성할 수 있게 한다. 기능성과 스타일의 균형을 추구하는 이 컬렉션은 일상에서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는 운동의 순간 또한 에르메스다운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럭셔리 테크웨어와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발렌시아가


현재 가장 주목받는 럭셔리 웰니스 컬렉션은 바로 발렌시아가의 ‘테크웨어(Techwear)’다. 2026 가을 컬렉션 ‘바디 앤 비잉(Body & Being)’에서 처음 공개된 이 라인은 2025년부터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ierpaolo Piccioli)가 디자인했다. 성별에 관계없는 편안함과 트렌디한 감성을 모두 담아낸 이 컬렉션은 무한한 움직임과 한계를 상징하는 고리 형태의 그래픽 아이덴티티가 특징인 ‘발렌시아가 바디(Balenciaga Bodies)’로 확장되었다.


피트니스센터뿐 아니라 런웨이나 도심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법한 감각적인 디자인은 혁신을 추구하는 하우스의 유산에 새로운 면모를 더하고 있다. 오랜 장인 정신에 스포츠와 기술력을 결합한 테크웨어는 신체의 움직임을 고려한 혁신적인 소재와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초음파 용접 나일론 테이프를 활용한 무봉제 플랫 솔기가 특징인 가죽 윈드브레이커 셋업과 메쉬 멤브레인 태피터 트랙수트, 역니팅 공법을 적용하여 생활 방수 기능을 더한 아쿠아 지퍼, 컷아웃 바디수트, 바이커 쇼츠, 레깅스, 신축성과 통기성, 항균성,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양말 등에서 전문 스포츠 웨어 브랜드 못지않게 기능성을 고려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반사 소재를 적용해 실내외는 물론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착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컬렉션만큼이나 화제가 된 것은 출시 행사였다. 브랜드는 파리와 베이징, 상하이, 방콕에서 스무디, 건강 주스, 프로틴 바 등을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으며, 미국 피트니스 스튜디오 배리스(Barry’s)와 협업해 특별 게스트가 참여하는 피트니스 클래스도 진행했다. 이러한 경험은 발렌시아가가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심을 담아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제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렌시아가는 “신체의 건강, 개인적인 일상에 대한 헌신, 그리고 삶을 음미하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중시한다”라며 테크웨어 컬렉션과 출시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밖에도 루이비통, 프라다, 셀린느 등과 같은 브랜드들이 피트니스 컬렉션을 선보이며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덕분에 요가 매트, 덤벨, 줄넘기 줄 등에서 브랜드의 로고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일상의 루틴을 지키는 운동뿐만 아니라 골프, 서핑 등 다양한 운동 분야에서도 즐거움을 찾으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명품 브랜드가 웰니스 아이템에 주목하는 진짜 이유
그동안 명품 브랜드들은 패션을 넘어 뷰티와 홈웨어, 텍스타일, 호텔, 레스토랑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며 자신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왔다. 그리고 이제 그 시선은 자연스럽게 ‘웰니스’로 향하고 있다. 브랜드가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해서는 구매하는 이들의 일상에 밀접하게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건강이 현대인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지금, 명품 하우스들은 운동과 휴식, 수면을 아우르는 웰니스 제품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일상으로 확장하고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한 습관과 시간을 브랜드의 철학과 미학으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럭셔리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럭셔리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한 날을 위한 소비에만 머물지 않는다. 과거 럭셔리가 희소성과 장인 정신을 상징했다면, 이제는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경험과 라이프스타일까지 그 가치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매일의 움직임과 휴식, 그리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까지 아름답고 우아하게 만드는 삶의 방식으로 그 의미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다.


웰니스는 이제 명품 하우스들이 브랜드 철학을 가장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새로운 언어가 되고 있다. 이들이 제안하는 것은 운동 기구나 피트니스웨어만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하나의 아름다운 경험으로 만들고, 건강한 일상을 가장 우아하게 누리는 삶의 방식이다. 새로운 럭셔리의 기준은 소유보다 지속 가능한 삶이며, 화려함보다 균형 잡힌 일상에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