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의 시간, 건축의 시간, 온양민속박물관 사잇집

온양민속박물관 정원에 작은 파빌리온이 들어섰다.

공예의 시간, 건축의 시간, 온양민속박물관 사잇집

온양민속박물관 정원에 작은 파빌리온이 들어섰다. 이타미 준의 구정아트센터와 김석철의 본관 사이에 나지막이 자리한 ‘사잇집’이다. 건축가는 오랜 시간 축적된 장소와 풍경에 새로운 건축물이 이질적으로 개입하지 않도록 배치를 세심히 조율했다. 주변 초가 건물보다 높이를 낮춘 파빌리온은 풍경 속에 자연스레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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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전시와 쉼터를 겸하는 약 39m² 규모의 공간은 직사각형이라는 단순한 기하학의 질서를 따른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벽과 한 단 낮춘 바닥, 여러 개의 개구부는 작은 공간 안에서도 걷고, 머물고, 바라보는 경험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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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 벽체를 용이하게 구현하기 위해 하부에는 경골목 구조를, 넓은 유리창을 통해 간접 광을 들이기 위해 상부에는 중목 구조를 적용했다. 고측창으로 들어오는 간접광은 실내에 은은한 반그림자를 드리우고, 개폐 가능한 폴딩 도어는 정원과 전시 공간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흐린다. 실내이지만 야외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의도했기에 야외 플랫폼에 사용한 벽돌을 실내 바닥까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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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변화를 인식하는 공간이자 공예품을 담는 야외 전시장인 만큼 재료 선택에도 공을 들였다. 규화 처리한 적삼목과 오리지널 징크 등의 재료는 계절과 기후를 견디며 표면과 질감이 서서히 변해 간다. 건축가는 오랜 세월 삶의 흔적을 품은 공예품처럼 건축물 역시 시간과 함께 무르익는 존재가 되기를 바랐다. 빛과 바람, 계절의 풍경이 머무는 사잇집은 비정기적으로 공예 전시가 열리는 한편, 전시가 없는 날에는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정원의 쉼터로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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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 온양민속박물관(관장 김은경)
디자인 다이아거날 써츠(대표 김사라)
참여 디자이너 김사라, 박영제
주소 충남 아산시 충무로 123
사진 박수환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78호(2026.08)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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