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에서 이어가는 롱 라이프 디자인, 디앤디파트먼트 서울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이 서교동에서 새 출발을 알렸다.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이 서교동에서 새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7월 한남동에서 영업을 종료한 지 1년 만이다. 10여 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심한 것은 동네였다. 디앤디파트먼트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지역의 생산자, 창작자와 관계 맺으며 함께 성장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그런 점에서 서교동을 보금자리로 삼은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디자인, 예술, 출판, 음악,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가 모이고 교류해 온 이 지역은 오랜 시간 축적된 문화적 토양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방향성을 이어가기 좋은 환경이었다. 새 단장한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은 로컬스티치 서교타운 1층에 자리 잡았다. 리테일과 숙박시설이 공존하는 복합 공간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인데, 디앤디파트먼트가 제안하는 물건과 라이프스타일로 객실과 공용부를 채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공간 디자인은 디앤디파트먼트 서울 팀이 직접 맡았다. 한남점에서 지하를 포함한 3개 층을 수직으로 연결했다면, 서교점은 하나의 넓은 층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수평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밀도 높은 공간 안에서 패션, 생활잡화, 책, 가구, 식문화 등 각 섹션의 성격을 살리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스틸 셸브를 적극 활용했다. 영역을 구분하면서도 가변성을 확보해 서로 다른 콘텐츠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한남점에서 사용하던 가구와 집기도 대부분 그대로 옮겨왔다. 좋은 물건을 오래 쓰는 ‘롱 라이프 디자인’ 철학을 고수하기 위해서다.



서교점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새롭게 선보이는 ‘d식당 서울’이다. 디앤디파트먼트 식활동 디렉터로 참여하는 두오모의 허인 셰프가 운영을 맡아 한국 각지의 식재료와 생산자를 소개한다. 지역의 풍토와 삶을 담은 식재료를 한 끼 식사로 전하는 식당은 그간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이 전개해 온 식문화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계절과 지역에 따라 식재료와 메뉴를 바꾸고, 식당에서 맛본 재료를 매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매장과 식당을 긴밀하게 연결했다. 누군가의 주방에 초대받은 듯 편안한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오픈 키친과 집기 하나까지 세심하게 설계했다.



카페 모호, 1616/아리타 등 새로운 파트너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디앤디파트먼트 서울과 나란히 자리한 카페 모호는 한남동 시절부터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서로의 철학과 운영 방식을 깊이 공유한 브랜드다. 양재천 카페의 커피 스테이션과 바, 사람들이 마주 앉을 수 있는 벤치 구조 등을 서교점에도 고스란히 옮겨 와 개방적이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담았다. 매장 한쪽에서는 1616/아리타도 만날 수 있다. 설립자 야나기하라 테루히로와의 인연으로 2013년부터 디앤디파트먼트가 국내에 소개해 온 도자 브랜드의 한남동 매장을 서교점으로 함께 옮겨온 것이다. 백자의 흰색과 음식의 색이 어우러지도록 붉은색과 초록색을 중심으로 가구를 제작하고 검은색으로 공간 균형을 맞췄다. 한남점이 마음먹고 찾아가야 하는 공간에 가까웠다면, 서교점은 오며 가며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일상적인 공간이다. 큰 결심 없이도 문을 열고 들어가 차 한 잔 마시며 물건에 담긴 생산자와 창작자의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은 그렇게 쌓이는 작은 만남과 관계가 서교동이라는 지역에서 새로운 커뮤니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60-25 1층
인스타그램 @d_d_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