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무게를 디자인하라

‘Rise & Victory’를 콘셉트로 한 LCK 트로피 디자인은 SWNA가 맡았는데 상단에 LCK를 상징하는 별과 독수리 형상이 눈에 띈다.

승리의 무게를 디자인하라

우승 트로피(혹은 메달)는 가히 스포츠의 꽃이라 할 만하다. 이탈리아 디자이너이자 조각가인 실비오 가차니Silvio Gazzani가 디자인한 월드컵 트로피나 매회 개최국마다 각국의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하는 올림픽 메달은 승자만 취할 수 있는 달콤한 과실이다. 현존하는 가장 젊은 스포츠인 e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트로피인 ‘소환사의 컵’이 있다. 2019년에는 루이 비통이 디자인한 트로피 케이스가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럭셔리 브랜드가 e스포츠를 후원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케이스 자체가 25명의 장인과 기술자가 900시간 이상을 들여 제작한 걸작이었기에 더욱 화제가 됐다. 이 케이스는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 로고 그래픽이 5면의 LED 패널 위로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LCK와 배틀그라운드 PGC도 2019년부터 새롭게 디자인한 우승 트로피를 선보이고 있다. ‘Rise & Victory’를 콘셉트로 한 LCK 트로피 디자인은 SWNA가 맡았는데 상단에 LCK를 상징하는 별과 독수리 형상이 눈에 띈다.

이석우 대표는 “상징물의 디자인은 직관적인 아름다움 이상으로 스토리를 녹여내는 일이 중요하다. 콘셉트를 이야기했을 때 순간적으로 ‘아하!’ 하는 컨센서스가 없으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PGC 우승 트로피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32개 팀과 그중에서 16개 팀으로 좁혀지는 경기의 과정을 16개의 막대와 두 갈래로 갈라진 막대의 끝부분으로 표현했다. 팀원이 모두 함께 힘을 합쳐 들어야 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와 무게로 제작했기 때문에 우승의 감격스러운 순간과 스포츠에서 빛나는 협동 정신을 분명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석우
SWNA 대표
“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디자인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트로피나 모뉴먼트 의뢰가 들어왔다. LCK도 그중 하나인데 팀원 모두 평소 LoL을 좋아했기 때문에 흔쾌히 참여를 결정했다. 일반적인 트로피의 형태에서 벗어난 디자인인데 처음에는 상상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기존 생산 방식을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어느 정도 디자인이 구현된 시점에서 제작 검토 후 메탈 3D 프린터로만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 기술을 적극 이용했다. 3D 메탈 프린트로 90%를 채우고, 나머지 10%는 CNC 가공한 메탈을 사용했다. 기능성의 ‘끝판왕’이 의료 기기라면, 조형성의 정점은 모뉴먼트, 즉 메달이나 트로피라고 생각한다. 글 쓰는 작가적 상상력과 이를 조형으로 풀어내는 과정은 또 다른 개념의 예술품을 만드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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