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4
한글날 100주년을 맞이하는 전시 모음
2026년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국립한글박물관이 100년의 역사와 유산부터 손글씨, 점자,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 문자 환경까지 아우르는 기념 전시를 소개한다.

1926년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자 첫 ‘가갸날’을 선포한 지 어느덧 100년, 2026년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자 훈민정음 반포 580돌,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함께 맞는 뜻깊은 ‘한글의 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를 기념해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손글씨와 점자, 나아가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 문자 환경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기념 전시를 연이어 선보인다.
100년의 기억을 잇고 무한한 미래를 열다, 〈일구이륙 무한이륙〉
기간 2026년 10월 2일 ~ 2027년 2월 9일
장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주제관

〈일구이륙 무한이륙〉전은 1926년 첫 ‘가갸날’ 기념식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00년간 이어온 한글날의 역사와 다가올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다. 보물 ‘말모이’ 원고를 비롯해 일제강점기 수난 속에서 극적으로 지켜낸 ‘조선말 큰사전’ 원고, 19세기 한글 음절표 목판 등 한글문화 희귀 자료 116건 121점을 폭넓게 선보인다.



전시는 가갸날이 법정 공휴일과 국경일로 자리 잡기까지의 여정부터, ‘가갸거겨’로 글을 익히던 민중의 배움과 일상을 차례로 짚어간다. 한글학자 최현배가 받은 조선어강습원 졸업증서 ‘마친 보람’이나 한글 음절 배열 노랫말이 실린 근대 신문 등, 우리말을 지켜낸 선각자들의 희생과 자취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조명판 위에 옛 달력을 올려 특별한 한글날을 찾아보는 ‘빛나는 한글날’이나, 한글 음절 배열로 운수를 점치는 ‘한글 점방’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코너가 인상적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통해 100년 뒤 한글의 모습을 그려보는 생성형 인공지능 체험 ‘한글로 이어질 미래에게’도 흥미롭다.
여섯 개의 점으로 피어난 소통의 언어,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전
기간 2026년 10월 7일 ~ 2027년 2월 14일
장소 국립세계문자박물관 1층 특별전시실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전은 1926년 송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한 한글 점자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맞아, 점자가 지닌 문자로서의 가치와 소통의 힘을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인 1926년작 ‘훈맹정음’ 원본과 박두성 선생의 고뇌와 수정 흔적이 담긴 육필 초고본 ‘한글점자의 유래’, 미국해외맹인재단에 보낸 영문 점자 편지 등 귀중한 사료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1부 ‘어둠에서 빛으로’, 2부 ‘여섯 개의 점, 훈맹정음’, 3부 ‘점자로 읽고 쓰다’, 4부 ‘세상과 이어지다’로 이어지며 점자 창안부터 교육과 보급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짚어낸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수단을 넘어 한글 창제 정신을 잇는 또 하나의 독자적 문자로 점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돋보인다.

전시 유물의 형태와 구조를 손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촉각 모형을 비롯해 점자, 음성해설(QR), 전문 해설사를 함께 운영한다. 장애와 비장애, 시각과 촉각의 경계를 허물고 누구나 장벽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연필에서 인공지능까지, 글자의 질감을 탐구하다,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순회전
기간 2026년 4월 4일 ~ 2026년 11월 1일
장소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 제3전시실

앞서 2025년 11월 19일부터 2026년 3월 22일까지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선보인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전이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 개관 기념 첫 번째 기획특별전으로 제3전시실에서 진행 중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의 다섯 번째 한글실험프로젝트인 해당 전시는 아날로그 연필부터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쓰기’와 ‘도구’가 만들어내는 글자의 질감을 다채롭게 포착했다.


전시는 쓰기의 의미, 도구, 행위, 글자, 미래의 쓰기 방식(AI)을 아우르며 기록 행위의 가치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김초엽 작가의 단편 소설 ‘사각의 탈출’ 등 문학 작품을 입체 공간으로 구현한 텍스트 물성화 작업부터, 연필을 모티프로 인간 관계를 해석한 마음스튜디오의 ‘함께 쓰는 즐거움’, 17가지 새로운 쓰기 도구를 제안한 BKID의 설치물까지 총 23팀 작가·디자이너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전시 후반부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의 쓰기 방식을 향한 질문을 던진다. 관람객의 손글씨 움직임을 데이터화해 실시간 벡터 글자로 출력하는 인터랙티브 설치 ‘불특정 타입, 버전, 한'(박유선)과 생성형 인공지능 및 로봇 기술을 융합한 미디어아트 ‘기획향'(조영각), ‘자간'(박제성) 등을 통해 도구의 변화 속에서도 지속될 문자의 확장성을 체험할 수 있다.
한글을 지키고 가꾼 100년의 주역들,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 한글을 빛낸 인물들〉전
기간 2026년 3월 23일 ~ 2027년 1월 25일
장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휴게 공간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 한글을 빛낸 인물들〉전은 2026년 ‘한글의 해’를 맞아 국립한글박물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다. 1926년 첫 ‘가갸날’ 제정과 한글 점자 ‘훈맹정음’ 반포로부터 이어진 100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널리 알리며 한글문화를 풍성하게 꽃피운 인물들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전시는 매월 관련 기념일에 맞춰 그달의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선보인다. 서거 56주기를 맞은 한글학자 최현배(3월)를 시작으로, 탄생 150주년을 맞은 우리말 연구의 선구자 주시경(11월), 탄생 120주년을 맞아 한글 세벌식 타자기를 개발한 안과 의사 공병우(12월)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주역들의 기록을 월별로 순차 소개한다. 일제강점기 엄혹한 탄압 속에서 목숨을 바쳐 우리말을 지켜낸 선각자들부터 기술과 일상 속에서 한글의 쓰임을 넓힌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누리는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되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