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디자인] 듣는 경험을 바꾸는 공간 디자인
좋은 소리를 경험한다는 것.

우리는 매일 수많은 소리를 듣는다. 길을 걷거나 카페에 앉아 있을 때, 혹은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같은 음악이라도 어떤 공간에서 듣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만들어진다. 소리의 울림을 세심하게 조율한 공연장부터 음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리스닝 바, 입체음향 기술로 새로운 감각을 선사하는 청음 공간까지. 이번 주 위클리 디자인에서는 최적의 소리를 구현하기 위한 고민이 담긴 네 곳의 공간을 살펴본다.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 부산콘서트홀
지난해 6월 문을 연 부산콘서트홀은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이곳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관객에게 풍부하고 균형 잡힌 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세심한 음향 설계다. 무대를 중심으로 객석이 계단식으로 둘러싸인 ‘빈야드(Vineyard)’ 구조를 적용하고, 일반적인 목재 대신 밀도 높은 벽돌을 벽면 마감재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소리를 객석으로 고르게 전달하는 곡면 구조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음향 반사판까지.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에 최적의 소리를 구현하기 위한 고민이 담겨 있다.
사려 깊은 청취 문화의 매개자, 언컴프레스
독일 베를린의 리스닝 바 ‘언컴프레스(Unkompress)’는 음악을 듣는 경험에 집중한 공간이다. 재즈와 소울, 퓨전, 다운템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이 선택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클립쉬 혼 스피커와 맞춤 제작한 진공관 앰프 등 세심하게 구성한 오디오 시스템은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구현한다. 여기에 스튜디오 HU가 디자인한 목재 가구가 어우러져 아늑한 청취 환경을 완성한다. 언컴프레스는 음악을 단순한 배경음이 아닌, 사람과 이야기, 순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바라본다.
도쿄에 등장한 청음 그 이상의 공간, 사운드 하우스
사운드 엔지니어이자 아티스트 데본 턴불이 일본 가구 브랜드 가리모쿠와 협업해 새로운 청음 공간 ‘사운드 하우스(Sound House)’를 선보였다. 일본 전통 다실에서 영감을 받은 이 공간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음향 패널과 턴테이블, 목재 스피커로 구성해 오롯이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가리모쿠의 목공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한 목재 혼 스피커와 모듈형 좌석은 청취 환경을 더욱 섬세하게 조율한다. 단순히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을 넘어, 소리와 침묵 사이의 여백까지 경험하게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공간으로 확장된 음악이라는 경험, 성수율 뮤직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성수율 뮤직’은 음악을 듣는 경험을 공간으로 확장한 곳이다. 미디어 아트 그룹 사일로랩(SILO Lab)이 기획한 이곳은 돌비 애트모스 기반의 11.4.4채널 입체음향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보컬과 악기, 잔향 등 서로 다른 음향 요소를 공간 속에 정밀하게 배치해 음악의 구조와 깊이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여기에 좌우 대형 스크린과 미디어 시스템을 결합해 시청각적 몰입감을 높였다.
Design+의 콘텐츠를 해체하고 조립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위클리 디자인]은 매주 월요일 아침 7시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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