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숍 , 100가지 디자인 ①
100개의 숍, 100가지 디자인을 소개한다. 전국의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이미지로만 가볍게 소비하는 대신 기획, 디자인, 서비스에 이르는 면면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잘나가는 공간’, ‘사람들이 찾는 공간’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역사는 공간 지배의 역사’*라고했던가.우리는 결국 공간에서 살아간다. 공간에서 생활하며 일하고 쉰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곳을 찾고, 가보고 싶어 한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말처럼 ‘인간의 본능은 탐험’이므로 놀랍게도 팬데믹 상황인 지금도 공간은 계속 생겨나는 중이다. 월간 〈디자인〉 508호는 100개의 숍, 100가지 디자인을 소개한다. 전국의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이미지로만 가볍게 소비하는 대신 기획, 디자인, 서비스에 이르는 면면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잘나가는 공간’, ‘사람들이 찾는 공간’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곳을 만든 디자이너들이다. 여기 등장하는 모든 기획자, 운영자, 디자이너가 일궈낸 100개의 숍은 그야말로 100가지 서로 다른 디자인을 보여준다. 기획, 브랜딩부터 음악, 향기까지 공간 하나가 완성되는 과정은 사람과 시대, 그리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알렉산더 폰 쇤종부로르크) 참고
가드너스
파주 헤이리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 가드너스는 눈여겨볼 만한 건축물이다. 이뎀도시건축이 디자인한 건물은 외부와 연결되는 야외 중정을 끼고 1층부터 3층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오는 흥미로운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하학적 건물 외부는 보는 각도마다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2층의 일부 기둥을 과감히 삭제해 우주선처럼 보이는 것도 가드너스의 관전 포인트. 2층으로 오르는 계단 밑에는 건물과 조응하는 연못이 자리한다. 1층 실내와 야외, 2층으로 가는 계단, 2층 내부와 3층 테라스 등에는 쏘홈에서 맞춤 제작한 다양한 가구가 배치되어 있어 각기 다른 공간에 온 듯한 느낌이다.공간은 마치 복도처럼 이어지지만 통유리를 활용해 어디서나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에서는 가드너스가 지원하는 신진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만족스럽다.
기획 기린산업개발(대표 임인업)
건축 디자인·조명 큐레이션 이뎀도시건축(대표 곽희수), idmm.kr 가구 디자인 쏘홈(대표 장동현), sohome.co.kr
BI 디자인 가드너스(대표 임태근), 가드너스.com
운영 시간 매일 10:00~22:00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9-52
@gardenus_
경주상점
라한호텔에서 경주보문단지 내 노후된 호텔을 인수하여 리모델링했다. 지난 4월 ‘라한셀렉트 경주’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는데 1층에 위치한 경주상점이 투숙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콘셉트로 기획된 이곳은 로컬 먹거리를 판매하는 편집숍이다. 시간의 축적을 상징하는 나무의 나이테가 BI와 전체 공간에 적용됐다. 나이테 모티브는 카운터 뒤
벽을 채운 그래픽이 되기도 하고, 상품을 올려놓는 가구의 패턴에 활용되어 공간에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선반에는 ‘장인다움’과 ‘지역다움’이 느껴지는 전국의 이름난 전통주, 수제 참기름, 과자 등이 진열되어 있다. 벽면 한쪽에는 경주상점에서 판매하는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로 채운 엽서 존을 마련해 누구나 한 장씩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했다. 대형 체인 호텔에서 느낄 수 없는 로컬의 고유한 맛에 취할 수 있는 곳으로 명절 선물을 구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운영 라한호텔(대표 이동춘·남상무)
기획·BI 디자인 트래블코드(대표 이동진), travelcode.co.kr MD·큐레이션 트래블코드, 더로컬프로젝트(대표 이희준), 진성훈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피알지엠(대표 한현수), prgmstudio.com 플라워 연출 비욘드앤(대표 김형학), beyond-n.com
운영 시간 매일 09:00~21:00
주소 경북 경주시 보문로 338
ahanhotels.com/gyeongju
공간 와디즈
국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의 대표 주자 와디즈가 ‘공간 와디즈’를 열었다. “크라우드 펀딩 문화가 더욱 성숙하려면 직접 물건을 보고 만져보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이 와디즈 관계자의 말이다. 판교 사옥에서 ‘와디즈 체험 존’을 시범 운영하며 얻은 교훈도 영향을 미쳤다고. 서포터의 체험 리뷰가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을 깨닫고 ‘협력적 소비문화’를 구현할 본격적인 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감한 것이다. 공간 와디즈는 ‘서포터가 메이커로서의 꿈을 키우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모토로 한다. 1층에서는 펀딩을 진행 중인 제품을 체험할 수 있으며 2층에는 메이커 스토어와 워크 스테이션 등을 마련했다. 지하 1층에서는 강연과 토크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제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군더더기를 최소화한 공간도 눈에 띈다. 시선이 닿는 곳에 최대한 장애물을 없애고 공간과 공간이 만나는 경계도 높이를 낮췄다. 기존 건물의 날것 그대로의 감성을 보존한 점도 흥미롭다.
기획 와디즈(대표 신혜성), wadiz.kr
BI·조명·조경 디자인 및 MD·큐레이션 공간 와디즈
공간 디자인 매니페스토(대표 안지용), mfdlab.com
가구 디자인 레어로우(대표 양윤선), rareraw.com
운영 시간 화~목요일, 일요일 11:00~20:00, 금~토요일 11:00~22:00 (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1길 7-1
gongganwadiz.com gonggan_wadiz
관사촌커피
대전 소제동에는 1930~1940년대 일본의 고위 관료들을 위해 지은 적산 가옥이 모여 있는 관사촌이 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매립한 아름다운 호수인 소제호를 기억하자는 의미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 ‘소제호’가 진행 중이다. 오랫동안 잊혔던 이 동네를 변신시킨 건 익선동의 그녀들, 익선다다. 관사촌커피는 익선다다의 손길이 묻은 카페 중 하나다. 언뜻 보면 베이징 후퉁의 신상 카페 같은 분위기의 회색 슬레이트 지붕,회색 벽돌 건물이 야외에 자리한 대나무 숲과도 잘 어울린다. 건물 내부의 오래된 기둥과 골조는 살렸지만 모두 블랙으로 마감해 실내가 매우 어두운 편이다.
‘건물이 켜켜이 둘러싸여 그림자도 일지 않는 장소적 특성’을 그대로 담은 것이라고. 하지만 동시에 통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조명의 부드러운 빛이 어둠에 스며든다. 가구도 모두 검게 물들인 나무를 사용해 정제된 선禪의 감성이 드러난다. 자연스러운 반전을 주는 건 네모나게 재단한 통나무에 상판을 쓱 끼운 버내큘러 디자인이다. 시그너처 음료는 1930년대 초 한국에서 즐겨 마시던 커피를 연구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양턍국이다.
기획·시공 익선다다(대표 박지현·박한아), iksundada.kr
공간·가구·조명·BI·워크웨어 디자인 스튜디오 오유경(대표 오유경), studioohyukoung.com
운영 시간 매일 11:00~21:00
주소 대전시 동구 수향길 47 kschon_soje
광주시민회관 포레스트 971
광주공원 내 광주시민회관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고 임영배 전남대학교 교수의 설계로 1972년에 건립해 오랫동안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한 해에 600여 쌍의 결혼식이 열리고 사생 대회, 각종 콩쿠르, 시민을 대상으로 영화 상영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세월이 흐르면서 건물이 노후화됐다. 물론 시에서 그저 방치만 한 것은 아니다. 2014년 야심 차게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반전에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시민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같던 이 공간이 또 한 번 기회를 맞이했다. ‘광주시민회관 포레스트 971’이란 이름으로. 청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센터로 변신한 이곳은 19팀의 청년 창업가들이 머물고 있으며 오피스와 전시 공간,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광주시민회관에 대한 추억을 보존하는 동시에 2020년을 살아가는 시민들과도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새롭게 ‘집도’를 맡은 임태희 소장의 말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카페, 공연장 등을 갖춘 1층. 디자이너는 접이식 문을 통해 건물 안팎의 경계를 없애고 주변 녹지와의 연결을 꾀했다. 이는 일부 구역을 제외한 대부분을 야외 공간으로 규정한 2014년 버전을 최대한 존중한 것이다. 곳곳에 배치한 타일 재질의 가구도 눈에 띈다. “공간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광장, 타일 재질의 사각형 가구는 건물이라 상상하고 배치했다”는 것이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기획·운영 광주시, 도시문화집단 CS(대표 정성구)
공간·가구 디자인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대표 임태희), limtaeheestudio.com limtaehee_design_studio
운영 시간 매일 11:00~22:00
주소 광주시 남구 중앙로107번길 15
gwangjusimin_forest971
그랑핸드 마포
향 브랜드 그랑핸드 마포는 매장 외관부터 내부까지 향을 표현하는 일관된 언어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 표현 방식은 직접적이기보다 은유적이다. 향초의 주원료인 파라핀을 모듈로 활용한 벽은 이곳이 향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임을 드러낸다. 파사드에 설치한 구 형태의 설치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과 그림자가 달라지는데, 그 모습을 통해 그랑핸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느리고 뭉근한 향기의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다양한 제품을 시향하는 과정부터 정연한 디스플레이가 정적인 언어라면 주문한 제품을 플라스틱 공에 넣어 위층에서 파이프를 통해 카운터까지 내려보내는 방식은 동적인 재미다. 후각을 넘어 다층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위해 향을 공감각적으로 해석한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기획·운영 그랑핸드
BI 디자인 그랑핸드 디자인팀
공간 디자인·파라핀 아트워크 유랩(대표 김종유), designstudioulab.com 참여 디자이너 박성호, 강문희(유랩)
운영 시간 14:00~22:30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37길 9
granhand.com
그린랩
그린랩은 도심의 혼잡과 소음을 떠나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 리추얼(ritual)을 통해 스스로 치유하는 휴식 공간이다. 그린랩의 모든 공간은 오감을 깨우는 초록 실험실 같다. 1층은 플라워 숍, 2층은 맛차차, 그리고 3층은 요가 스튜디오와 루프톱, 티 카페로 구성된 복합 공간이다. 자연 소재의 물성을 탐구해온 서정화 작가는 건물의 모든 곳이 숲으로 통하도록 돌과 나무로 길을 냈다. 시작점인 0.5층은 탁 트인 숲을 만나기 전 지나게 되는 밝은 동굴이랄까.석재 비탈과 이에 조응하는 돌기둥에 얹힌 흰 선반, 플라워 테이블의 차분한 분위기는 숲으로의 여정에 대한 기대를 돋운다. 의식을 깨우러 가는 소풍이 심심하지 않도록 차 한잔과 책 한 권, 종이와 펜, 꽃을 바구니에 받아 들고 통유리로 된 2층 스튜디오로 향한다. 이곳 마루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자연의 소리, 앱센트의 우디 향,브로손의 소반이 숲의 풍미를 더한다.흰 돌이 깔린 3층 옥상 정원에서는 낮은 나무 테이블과 벤치, 한국적이면서도 모던한 차실이 숲의 공기를 들이마실 공간을 제공한다. 그린랩에서는 ‘나만의 숲 즐기기’ 외에도 차茶, 인센스, 꽃꽂이, 비건 푸드 요가, 싱잉볼 명상 프로그램 등을 경험할 수 있다.
기획·운영 그린랩(대표 정은미)
공간·가구 디자인 서정화, jeonghwaseo.com BX 디자인 그린랩(대표 정은미)
운영 시간 화~일요일 12:00~19:00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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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술
꽃술은 국내 디자이너의 작품을 소개하고, 지역에서 나고 자란 재료로 만든 차와 술을 판다. 이미혜 꽃술 공동 대표는 이곳을 ‘디자인 바bar’로 정의한다. 초목이 우거진 모양을 본뜬 꽃술의 한자 ‘蘂(꽃술 예, 모일 전)를 풀어 해석하면 많은 사람과 물건이 모이고, 가능성이 피어난다는 의미다. 이미혜 대표가 맙소사 김병국 소장에게 요청한 건 ‘1968년에 지은 주택의 외관을 최대한 살리고, 내부 역시 과거의 공간을 짐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일본인 관사 지역이었던 탓에 주택 내부에 숨어 있던 지하 벙커도 지반만 다듬어 창고로 활용하고 있다. “1층은 계단과 바를 중심으로 한 모던한 느낌이라면 2층은 방과 방의 흔적이나 테라스를 통해 아늑하고 빈티지한 느낌을 주고, 옥상은 신기루 같은 정원 풍경을 연출하고 싶었다”는 것이 이미혜 대표의 얘기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레일은 좁은 공간의 특성을 반영한 아이디어다. 레일을 디자인한 제로랩은 매번 공간이 바뀌는 꽃술의 콘셉트에 따라 가구나 기물을 나르기 쉽게 디자인했고, ‘kkotssul’의 k를 본떠 형태를 만들었다.
기획·브랜딩 이미혜
BI 디자인·그래픽·MD·출판물 디자인 고영배, 산책자(손혜인) 공간 디자인 맙소사(소장 김병국) marcsosa_
가구 디자인 협업 석운동
F&B 컨설팅 이응경, 김수미
조경 디자인 플로시스(김한길), flosys.co.kr / 도랑(유은경) 사운드 디자인 석대범(SBT)
운영 시간 화~일요일 14:00~24:00
주소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77길 33
kkotssul.com kkotssul
나이스웨더
이제 국내 F&B 지형도를 이야기할 때 CNP 컴퍼니를 빼놓을 수 없다. 아우어베이커리, 호랑이식당, 도산분식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인 이들이 차기 공간으로 편의점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이미 서울에 차고 넘치는 것이 편의점 아니던가. 하지만 “현존하는 편의점은 더 이상 우리 세대에 ‘편의’하지 않다”라는 기획 배경을 듣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삼각김밥, 컵라면 등은 찾아볼 수 없다. 매대를 채우고 있는 것은 각종 스몰 브랜드의 제품이다. 인테리어 역시 ‘신개념 편의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모습이다. 특히 턴테이블과 스피커로 무장한 계산대는 클럽을 방불케 한다. 또한 하얀색 외관에 모던한 서체로 쓴 ‘淸陽’이라는 글자는 말 그래도 시각적 청량감을 더한다. 일반 편의점의 택배 서비스 대신 중고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거래 수수료 일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국제 환경 단체에 기부한다고. 리셀, 가치 소비 등 여러 면에서 MZ세대의 가치관과 부합한다. 아티스트 갤러리와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도 있다고. 이곳을 향한 수많은 밀레니얼의 발걸음을 통해 CNP 컴퍼니가 기획한 ‘슬기로운 편의 생활’이 어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획·큐레이션 CNP 컴퍼니(대표 노승훈), cnpcompany.kr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CNP 컴퍼니, 판지스튜디오(대표 양재윤) MD 나이스웨더
운영 시간 매일 11:00~20:30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39
niceweather.seoul
나이스타임
2019년 11월 인천 송도에서 문을 연 나이스타임은 낮에는 브런치 카페, 밤에는 내추럴 와인 비스트로로 변신한다. 나이스타임의 한예찬 셰프는 미국 레스토랑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니얼 험의 레스토랑 노매드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원래 서울에서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하려고 했지만 서비스센터 전수민 대표와의 인연으로 송도에 자리를 잡았다. 한예찬 셰프가 레스토랑 노매드에서 일할 당시의 슬로건이 ‘메이크 잇 나이스Make It Nice’였다. 서비스센터는 여기서 착안해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에서 나이스한 요리와 함께 나이스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를 담아 ‘나이스타임’이라는 이름을 제안했다고. 지인들과 가볍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콘셉트인 이곳에 들어서면 우드 소재 테이블과 프리츠한센의 세븐 체어, 그리고 화이트 벽면에 걸린 디자인 전시 포스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BI는 아날로그 시계에서 모티브를 따와 레스토랑의 오픈과 클로징 시간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기획·운영 나이스타임(대표 한예찬)
BI·공간 디자인 서비스센터(대표 전수민), service-center.kr
운영 시간 11:30~22:00(브레이크 타임 14:30~17:30)(일요일 휴무) 주소 인천시 연수구 아트센터대로 203
nicetime.kr
너드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는 1920년대 미국 금주법 시대에 생긴 주류 밀매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은밀한 가게를 말한다. 너드(Nerd)는 스피크이지 바의 요소를 갖춘 카페다. 형광 연두색과 메탈의 조화가 신비한 실험실을 연상케 하는데, 쇼윈도 너머로 커피 바가 보이지 않기에 카페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너드의 강혜리 대표가 이 공간에 녹이고자 한 슬로건은 “사색하고 해석하며 몰입하라”는 제법 강렬한 문장이다. 너드를 카페라는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사진, 설치, 일러스트레이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예술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물론 커피와 함께 너드다운 오색찬란한 음료도 판다. 공간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독특한 가구와 소품이다.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처럼 보이는 화장실 입구, 베르너 팬톤의 베가 라디오(Wega Radio), 물감이 흘러내리는 듯한 디자이너스 어나니머스(Designers Anonymous)의 유리잔 등이 그렇다. 방문객이 이러한 오브제를 보면서 이곳을 ‘열린 결말의 공간’으로 자유롭게 상상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기획·운영 너드(대표 강혜리)
공간 디자인 플랏츠(대표 박종윤)
운영 시간 12:00~20:00(금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2 1층
ordinarynerdpeople
노세콘도
대구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노세콘도는 그 이름처럼 이탈리아 정찬 코스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세콘도(secondo)’를 생략한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는 정석이지만 한국인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운영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되기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대신 프렌치 못지않은 재료와 테크닉, 마리아주로 재미있고 새로운 프리모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15년간 전 세계를 돌며 요리 경력을 쌓은 김동규 오너 셰프는 레스토랑의 콘셉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테리어는 레스토랑의 이런 특징을 닮았다. 공간은 과하지 않게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주력했고 감각적인 가구와 집기로 포인트를 주었다. 세락스(Serax)의 로스 반 데 발데(Roos Van De Velde)컬렉션으로 커트터리를, 영국의 라이징 스타 루크 에드워드 홀(Luke Edward Hall)과 이탈리아 도자기 회사 리카르드 지노리(Richard Ginori)의 식기를 사용한다. 대구의 로컬 세라믹 브랜드 ‘사이에’의 식기도 있는데 이처럼 노세콘도에서는 해외 브랜드와 로컬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적절히 배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기획·운영 노세콘도(대표 김동규)
공간 디자인 소프트브레인(대표 송원영), 노세콘도
가구 알베르 알토, 88가구점(대표 김재우), 88furniture.com 운영 시간 12:00~22:00(월요일 휴무)
주소 대구시 중구 서성로16길 78
no_secondo
대충유원지 인왕산
“저는 평생 대충 살아왔어요. 치열함과는 완전히 정반대에 있습니다.” 카페 이름에 왜 ‘대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 물었을 때 돌아온 윤한열 대표의 답이다. 대충만큼 유유자적한 이미지의 ‘유원지’라는 단어 역시 ‘대충 벌어 대충 먹고살 장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하지만 대충유원지 인왕산점에 들어선 방문객들은 ‘대충이라고 했는데 대충이 아니네’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인왕산의 수려한 산세와 어우러진 공간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기 때문이다. 윤한열 대표가 이 공간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자연과 음악이었다. 카페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는 작은 정원은 하늘과 맞닿으며 그 자체로 조형적 미를 발산한다. 좋은 음악을 위한 스피커를 두기 위해서 스튜디오 COM은 하나의 오브제처럼 디자인한 스피커 장을 들일 정도로 신경 썼다.
기획·운영 대충유원지(대표 윤한열)
BI·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fnt(대표 김희선·이재민·길우경), studiofnt.com 공간·가구 디자인 스튜디오COM(대표 김세중·한주원), studio-com.kr
조명 디자인 원투차차차(대표 권의현) one_two_chachacha
조경 디자인 atree(대표 김상윤·박지호), atreelandscape.com
참여 디자이너 푸하하하 프렌즈(대표 윤한진·한승재·한양규), fhhhfriends.com 운영 시간 월~목요일 12:00~22:00, 금~토요일 12:00~23:00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46 4층 무목적빌딩
daechungpark_inwangsan
더버킷유니온
시골은 도시보다 미감이 떨어질 거라는 편견, 이제 버릴 때가 됐다. 인삼 & 농산물 직거래 카페 더버킷유니온을 보면 알 수 있다. 농촌과 농업의 긍정적 변화를 꾀하는 정성농장은 그 변화의 출발점으로 이 카페를 열었다. 현재 매장에서는 정성농장이 만드는 홍삼 제품을 판매하며 조만간 지역 농산물도 직거래 판매할 예정이다. ‘유니온’이라는 이름처럼 인근 지역 농장들이 함께하는 농장 연합형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 콘텐츠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역시 디자인이다.공간 기획 당시 정성농장이 요구한 것은 딱 한 가지.
‘너무 세련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세련되게 만들어달라는 것. 이 외에는 아무것도 간섭하지 않았다고 한다. 디자이너의 솜씨를 십분 발휘할 수 있게 한 클라이언트의 판단은 옳았다. 소목장세미는 기하학적 조형의 의자와 테이블을 디자인하고 공간 중앙에는 평상을 제작하는 등 젊은 감각과 재미 요소를 곳곳에 녹여냈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부침도 있었지만 더버킷유니온은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가까운 대전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기획·운영 정성농장(대표 이성규), jeongseongfarm.com
BI 디자인 워크스(대표 이연정·이하림), work-s.org
공간·가구·조명·조경 디자인 소목장세미, smallstudiosemi.com
운영 시간 11:00~20:00(월요일 휴무)
주소 충남 금산군 금성면 용천로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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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일마 청담
‘일마(Ilma)’는 핀란드어로 공기, 날씨를 의미한다. 여기에 정관사 ‘더the’를 붙여 유일무이한 개성을 담은 패션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미를 더했다. 더일마의 아이덴티티는 젠더리스한 스타일과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관통한다. 이러한 아이덴티티를 공간에 녹이기 위해 구성주의 작가 엘 리시츠키(El Lissitzky)의 기하학적 도형 이미지에서 힌트를 얻었다. 외관은 원형 기둥과 직선 형태의 유리를 조화롭게 활용해 완성했다. 선반이나 행어 등 가구 디자인에서도 선과 면, 직육면체 등의 도형 요소를 넣어 리드미컬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특징이다. BI는 마치 높이 솟은 산처럼 글자를 배열했는데, 이는 수많은 개체가 자연과 생태계에 속해 있다는 개념을 나타낸 것이다.
기획·운영 더일마(대표 정 헬렌)
BI 디자인 더일마 브랜딩팀
공간 디자인 라보토리(대표 박기민·정진호), labotory.com 운영 시간 11:00~20:00(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20 청담스퀘어 1층
theilmastores.com
더프렐류드숍
문구 디자인 스튜디오 ‘프렐류드스튜디오’는 결성 이래 지금껏 주로 온라인상에서 제품을 유통했다. 다양한 컬래버레이션과 행사 참여로 존재감을 드러내던 이들이 오프라인 매장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2019년 성수동 ‘프로젝트 렌트’에서 진행한 팝업 스토어를 통해서다. 불과 2주 동안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이에 자신감을 얻어 대구에 문구점 더프렐류드숍을 오픈했다. ‘프렐류드만의 뚜렷한 세계를 실감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정다은 대표의 설명. 통유리창에는 곡선형 일러스트가 붙어있는데 작업할 때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고 말한 루이지 콜라니의 명언을 되새겼기 때문이라고. 아치형 구조의 실내에는 반원형 조명과 함께 곡선이 두드러진 가구를 배치했는데 이는 뤼크 베송의 영화 〈제5원소〉에 등장한 창밖으로 보이는 반원형의 지구와 광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기획·큐레이션·BI·공간 디자인·MD 프렐류드스튜디오(대표 정다은), preludestudio.co.kr preludstudio
가구 디자인 길종상가(대표 박길종), bellroad.1px.kr
조명 카르텔, 모조산업(대표 도한결), mojoind.cargo.site
운영 시간 12:00~20:00(월요일 휴무)
주소 대전시 중구 중앙로129번길 30
thepreludeshop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
디자이너와 스타트업을 위한 가구 브랜드 데스커의 두 번째 오프라인 공간이다. 갤러리형 쇼룸이자 크리에이터의 공방을 콘셉트로 한 이곳은 1970년대에 지은 단독주택 건물을 레노베이션해 완성했다. 디자이너에게 다양한 영감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라이브러리와 전시를 전개하고, MD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2~3층의 데스커 쇼룸은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등 각 디자인 분야의 업무에 따라 필요한 공간과 가구 사이즈를 제안한다. 쇼룸 방문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라이브러리와 전시 공간, 2층에 위치한 MD 숍은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특히 1층 전시 공간에서는 임정주, 윤소현, 박건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데스커 디자인 스토어는 공간을 통해 브랜드가 타깃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브랜드나 작가 간 협업, 비정기적인 플리 마켓 등을 통해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가 모이는 장소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획 데스커 사업부
BI 디자인 퍼시스 그룹 브랜드디자인 2팀(팀장 정용승), fursys.com
공간 디자인 퍼시스 그룹 브랜드디자인1팀(팀장 하유진)
MD 데스커 사업부, 월간 〈디자인〉 monthlydesign
큐레이션 온고당(북클럽 도서), ongodangbook.co.kr / 데스커 사업부·월간 〈디자인〉(전시 존)
운영 시간 10:30~20:00(일요일, 공휴일 휴무)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25길 54
desker.co.kr desker_designstore
디스 이즈 낫 어 처치
1980년대 한국식 중소 교회의 모습을 한 삼선동의 명성교회. 3명의 예술가 이예승, 이정형, 정기훈은 새 성전으로 이사 가고 남은 교회 건물의 구조에 반해 매입해버렸다. 공간 디자인, 설치, 조각 등에 일가견 있는 콜렉티브 아워레이보의 일원이기도 한 이들은 바로 작업에 돌입해 건물 내장과 스테인드글라스를 모두 걷어내고 공간을 비웠다. 천장이 높은 예배당은 전시, 강연,공연,촬영 등이 가능한 다목적 문화 공간 ‘디스 이즈 낫 어 처치This is not a Church’로 탈바꿈했고, 그 외 공간들도 전시 디자인 회사의 사무실, 미디어 랩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복합 공간으로 변신했다. 지난 8월 공간 오픈과 함께 독립 큐레이터 장혜정, 작가 권현빈, 노두용이 〈앞으로 두드리는: 셋Knapping Forth Brightly: SET〉 전시를 열었다. 벌써 여러 장르의 촬영, 공연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앞으로도 자체 프로그램과 선별된 기획의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간헐적 교인이 되어보는 것도 좋겠다.
기획 이예승, 이정형, 정기훈
공간 디자인 아워레이보 our_labour
운영 시간 11:00~18:00(상시 다름)
주소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4가 37 (구)명성교회
this_is_not_a_church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바이 아라리오
롱라이프 디자인의 가치를 담은 제품을 소개하는 디앤디파트먼트가 숙박 기능을 더한 공간을 오픈했다. 제주도 탑동에 위치한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바이 아라리오다. d식당과 편집숍, 게스트룸인 d룸 등으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제주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고 제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게스트룸은 마치 제주에 사는 친구 집에 방문한 듯한 콘셉트로 구성했다. 국내 블루보틀 1, 2호점의 공간 디자인을 맡아 더욱 유명해진 일본 건축가 조 나가사카는 기존 건물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리빙 룸과 테라스, 복도와 공용부 등의 구분이 모호하게 디자인했다. 일반 호텔의 형태에서 벗어난 룸은 지역색이 묻어나는 가구, 소품 등을 더해 마치 제주에 오래 살아온 누군가의 방처럼 느껴진다. 특히 크리에이터 듀오 파도식물은 각 룸의 특성에 따라 제주의 자연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식물을 배치했다.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바이 아라리오는 숙박뿐만 아니라 체류형 팝업 스토어인 d뉴스를 통해 로컬 디자인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하고, 롱 라이프 디자인 제품과 중고 가구, 아라리오의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하며 제주에서 나고 제주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등 제주의 로컬 문화를 의식주 전반으로 흡수한다.
기획·운영 디앤디파트먼트(대표 나가오카 겐메이), d-department.com
기획·협업 밀리미터밀리그람(대표 유미영·배수열), d-seoul.mmmg.net
BI 디자인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 디자인팀
건축·공간 디자인 스키마타 건축사무소(대표 조 나가사카), schemata.jp
조경·식물 디자인 파도식물(대표 복차민·조미은) padosikmul
파트너십 아라리오(대표 김지완), arariomuseum.org
주소 제주 제주시 탑동로2길 3 d-jeju.arario.com d_d_jeju
로스트 성수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F&B 브랜드를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팀포지티브제로가 꼭 그렇다. 2017년 말 오픈한 재즈 바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에 이어 ‘카페 포제’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성수동 F&B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이들은 지난 여름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 로스트 성수로 굳히기 한판에 들어갔다. 로스트 성수는 음악을 주된 요소로 활용해 공간을 풀어냈으며 내추럴과 오가닉, 편집,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조화를 세 가지 키워드로 삼았다. 1층에는 PRCSM 편집숍과 레코드 숍 겸 바가 있고, 2층에는 내추럴 와인 바가 자리 잡고 있다. 또 DJ,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소믈리에, 셰프가 직접 고른 제품과 음식은 큐레이션의 힘을 보여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세 번째 키워드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윤지원 팀포지티브제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베를린 여행 중 발견한 신구의 공존에서 특히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로스트 성수는 오래된 건물의 외관과 구조를 그대로 살려 성수동 골목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신축 공간에서 보기 힘든 균일하지 않은 층고도 다양한 공간감을 선사하며 힘을 실어준다. 방문자의 동선을 고려해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적절히 경험 요소를 배치한 것도 특징. ‘로스트’라는 네이밍처럼 이곳은 일상의 번잡함을 손에서 놓아버리기에 적절한 장소다.
기획·운영·MD·큐레이션 팀포지티브제로(대표 김시온), positivezero.co.kr BI 디자인 옥근남
공간 디자인 라라디자인컴퍼니(대표 조미연) 디자인오(대표 김진호), design5.kr
운영 시간 매장별로 상이(인스타그램 참고)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5가길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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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 메종 서울
지난해 10월 문을 연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국내 첫 번째 건축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프랭크 게리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비선형적 구조는 파리의 루이 비통 미술관과 시각적인 연관성을 지니면서도, 수원 화성과 너울거리는 흰 도포 자락 등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서 얻은 영감을 녹인 것이다. 지하 1층부터 4층으로 구성된 내부는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디자인을 맡았다. 12m의 높은 층고가 돋보이도록 디자인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각 층마다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에너지 넘치는 공간을 연출했다. 브랜드의 핵심 철학인 ‘여행’을 재해석한 오브제 컬렉션 ‘루이 비통 오브제 노마드’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 안젤름 라일Anselm Reyle, 마틴 클라인Martin Kline 등 실내 곳곳에 설치된 작품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는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루이 비통의 예술 철학을 반영해 피터 마리노가 직접 큐레이션 한 것이라고. 한편 4층에는 ‘에스파스 루이 비통’이 들어서 있다. 루이 비통의 컬렉션을 비롯해 브랜드의 정신을 담은 밀도 높은 전시가 이곳에서 열린다.
기획·운영 루이 비통
건축 디자인 프랭크 게리
공간 디자인 피터 마리노
운영 시간 (스토어) 월~토요일 11:00~20:00, 일요일 12:00~20:00 / (에스파스) 월~토요일 11:00~19:00, 일요일 12:00~19:00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54
louisvuitton
무거버거
수제 버거 전성시대가 도래하면서 도심 곳곳에서 심심찮게 버거 매장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또한 1980년대풍 미국식 레스토랑을 차용한 빈티지 인테리어로 획일화의 조짐이 보인다. 무거버거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무거버거는 ‘자연에 가까운 버거를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진행한 통합 디자인 프로젝트. 더퍼스트펭귄 최재영 대표는 “건축과 공간 내부에서 제주의 자연 또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거대한 현무암 덩어리가 해안가에 툭 놓여 있는 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담백한 입방체 형태와 그것을 감싸는 검은색 목재로 외장을 마무리한 이유다. 실내로 진입하려면 현무암과 콘크리트로 이뤄진 담장 길을 우회해야 하는데, 짧은 동선이지만 환기의 시간을 제공하는 정서적 전이의 공간이다. 사방으로 뚫린 창은 매장을 둘러싼 바다, 습지, 산을 모두 조망할 수 있게 한 배려다. 하늘, 빛, 바람이라는 요소를 적극 끌어들인 것으로, 특히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물의 파장은 제주 해안의 거센 바람을 시각화한 ‘자연의 아트워크’다.
운영 무거버거(대표 강지운)
기획·BI·UX·건축·가구·조경 디자인 더퍼스트펭귄(대표 최재영), t-fp.kr
운영 매일 10:00~20:00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조함해안로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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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랩 부산
무브먼트랩은 경쟁력 있는 리빙 브랜드를 소개하고, 시즌마다 콘셉트가 다른 전시로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팝업 스토어다. 2019년 12월 ‘Humble Beauty: 겸손한 아름다움’을 론칭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두 번째 시즌 타이틀 ‘Exotic Sense: 낯섦’을 론칭했다. 6개월 단위로 시즈널 프로젝트가 이어지지만 그 사이사이 미니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현재는 제품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 등 공통된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발견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브랜드와 작가를 소개하는 ‘로컬 무브먼트’도 전개한다. 건물의 1, 2층은 브랜드 전시관, 3층은 작가 전시관으로 사용한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폐건물을 개조해 재탄생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설치한 파사드의 유선형 창문은 이곳을 ‘뷰 맛집’으로 격상시켰다.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여기에는 제품에 깃든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작품으로 인지하도록 만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기획·운영·MD 파인우드리빙(대표 고지훈·차석배), pinewoodliv.com
공간 레노베이션 잭슨카멜레온(대표 황두현), jacksonchameleon.com
큐레이션 무브먼트랩
운영 시간 12:00~19:30(화요일 휴무)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65번길 148
movementlab.kr movement__lab
무신사테라스
지난 몇 년간 무신사의 성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였다. 고공 행진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은 비즈니스의 확장. 새롭게 론칭한 한정판 온라인 마켓 솔드아웃도 흥미롭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오프라인으로의 확장이다. 2018년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 오픈에 이어 지난해 선보인 무신사테라스는 이러한 행보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라운지, 키친, 숍, 파크 총 4개 존으로 이뤄진 이곳은 1년도 채 안 되어 힙스터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무신사의 큐레이션 노하우를 십분 발휘한 숍, 디자이너나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을 선보이는 라운지 등 후킹 포인트가 한둘이 아니다. 한편 파이버 글라스fiber glass는 무신사테라스의 아이덴티티를 비언어적으로 전달한다. 이 소재는 그 자체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 요소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을 뜻하기도 한다. 디자인을 맡은 엔오엘NOL은 이 소재의 오브제를 반복 배치하되 다양한 높이로 구성해 동선과 시야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무신사테라스를 반드시 찾아야 하는 이유를 꼽으라면 역시 테라스(파크)를 들 수 있다. 경의선 숲길(연트럴파크)과 홍대, 서울 도심 전체를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옥상 정원은 왜 이곳을 ‘테라스’라고 부르는지 실감케 한다.
기획·운영 무신사(대표 조만호), store.musinsa.com
BI 디자인 무신사 디자인본부 BX팀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프로젝트그룹 엔오엘(남궁교, 오현진, 이광호) 조경 디자인 뜰과숲(대표 권춘희)
운영 시간 매일 11:00~20:00
주소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88 17층
musinsaterrace.com musinsaterrace
묵리459
용인 시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한 읍에 근사한 카페가 문을 열었다. 지번에서 이름을 딴 묵리459다. 별의 궤적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정원을 지나 실내에 들어서면 마치 수묵화의 일부가 된 듯한 착각이 든다. 절제된 색상과 낮은 조도, 굽이굽이 산길을 떠올리게 하는 천장 구조와 가구 때문. 카페는 크게 3개 존으로 나뉜다. 입구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비움의 시간’은 편안한 어두움을 선사한다. 간접조명으로 실내 밝기를 최대한 낮춰 ‘참된 비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 비치한 오브제는 디노바의 오브제 구독 서비스 ‘로브젝트’에서 소개하는 것들이라고. 통로인 ‘환기의 순간’을 지나 마주하는 ‘채움의 순간’에서 사용자 경험은 정점을 찍는다. 이곳은 차경 개념을 도입해 계절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여백의 미가 살아 있는 실내와 외부의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한다. 디자이너가 대나무 숯으로 인센스 스틱과 스틱 홀더를 제작하고 음악을 선별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섬세하게 디자인했다.
운영 묵리459(대표 박탄·박성원)
기획·BI·공간·가구·조명·조경 디자인 디노바(대표 차경민·송준형·김학병), denova.co.kr denova_official
운영 시간 매일 12:00~20:00(매월 휴무 미지정)
주소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이원로 484
mukri_459
문단
속초에 위치한 문우당서림의 작은 계단이자 유휴 공간에 위치한 문구점이다. 서점의 틈새 공간에서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다양한 브랜드의 도구와 오브제, 문단에서 직접 디자인한 제품 등을 선보인다. 공간과 가구 디자인을 맡은 플랏엠은 긴 계단실을 따라 책상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열리는 상부장을 배치했다. 숨겨진 장소에서 문구를 발견하고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한 의도다. 전체적으로 계단실의 구조적 특성을 보여주는 선과 획의 배치로 구성했으며, BI 역시 최소한의 획만 배치해 간결하고 함축적인 이미지로 문단의 형태적 특성과 구조적 배치를 나타냈다. ‘글월 문(文)’과 ‘층계단(段)’을 합한 이름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6평 남짓의 협소한 계단실이 작은 문구점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기획·운영·BI 디자인 문단(대표 이해인)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플랏엠(대표 선정현)
운영 시간 목~일요일 12:00~18:00 주소 강원도 속초시 중앙로 45
moondan.text
미뗌바우하우스
독일어로 ‘바우하우스와 함께’를 뜻하는 이름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제시한다.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디자인한 문손잡이와 빌헬름 바겐필트Wilhelm Wagenfeld의 조명, 마리안 브란트Marianne Brandt의 재떨이 등 작지만 우리 삶과 밀접한 물건에 바우하우스 오리지널 디자인을 들이고 싶다면 주목할 만하다. 누하동 무목적 건물에 위치한 쇼룸 역시 모두 미뗌바우하우스에서 판매하는 제품으로 연출했다. 특히 3층 쇼룸은 독일 데사우에 위치한 바우하우스 마이스터 하우스 중 클레와 칸딘스키의 집에서 사용한 색으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작은 공간을 분할해 다양한 제품을 다각도로 선보인다. 바우하우스 문손잡이와 스위치
등을 꾸준히 선보이는 테크노라인Tecnolin과 바겐필트의 WA24를 생산하는 조명 브랜드 테크노루멘Tecnolumen의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기획·운영·BI·공간 디자인 미뗌바우하우스(대표 우수민·류민수) 운영 시간 월~토요일 11:00~19:00(예약 방문)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46-1
mitdembauhaus.com mitdembauhaus
미미미 가든
패션 브랜드의 F&B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듯하다. 이제 오감을 공략하지 않으면 제아무리 뛰어난 브랜드라도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 아닐까? 메트로시티의 이탈리아 식문화 공간 미미미 가든은 이런 패션 브랜드의 전략을 이어받고 있다. 공간을 정의하는 단어는 ‘패뷸러스 아트테인먼트(fabulous art+entertainment)’로 지하 2층부터 지상 1층까지 공간별로 인터랙티브한 요소와 유니크한 아트피스가 어우러져 특별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특히 석고상과 명화의 공간적 맥락을 해체하고 재조합한 점, 이탈리아의 건축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측면에서 이탈리아 네오클래식 토털 패션 브랜드를 지향하는 메트로시티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지하 1층의 ‘미미미 가든 파빌리온’이다. 8개의 프라이빗 공간으로 이뤄진 이곳에서는 시그너처 칵테일과 컨템퍼러리 이탈리안 퀴진을 즐길 수 있다. 전담 마스터와 파티 큐레이터까지 있어 다양한 소규모 행사도 치를 수 있다.
기획·MD·BI·가구·조명 디자인 메트로시티, metrocityworld.com
공간 디자인 메트로시티 / 디자인본오(대표 장성진·심한주), designbono.com
조경 디자인 엘트라바이(대표 박소희), elletravaille.creatorlink.net
큐레이션 이범 bummy_d
운영 시간 매일 11:00~02:00(브레이크 타임 15:00~17:30)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도산대로 417
mememi.official
미식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이자 찻집이다. 해외 갤러리와 협력해 국내 신진 작가를 소개하고, 브랜드와의 협업을 돕는 에이전시 역할도 한다. 그래서 ‘미식’이라는 이름에 ‘아름다울 미美’와 ‘알 식識’을 쓴다. 아름다움을 의식하고, 대상을 다르게 알고 싶다는 뜻을 담아 지었다. 안서후 미식 대표 역시 공간과 가구를 만드는 디자이너다. 동시대 디자이너, 작가들과 유연한 관계를 맺고,고정관념이나 편견 없이 다양한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곳을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을 연 것. 꾸준히 작업하는 작가라면 협업은 얼마든지 환영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식에서는 3개월마다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 가구나 테이블웨어 같은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특별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계절에 걸맞는 차와 다식을 즐기는 것 역시 전시 관람의 일부다. 퇴계로의 깊은 골목에 자리한 공간의 매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39년에 지은 적산 가옥이다. 천장을 보면 오래된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그런 공간에 지금 가장 현대적인 작품이 놓인다는 점도 참 특별하다. 오는 10월 16일부터는 허성범, 이영현 한호, 김동휘의 작품으로 새로운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기획·운영·공간·가구·조명 디자인 미식(대표 안서후)
BI 디자인 김수민
운영 시간 수~일요일 13:00~21:00 주소 서울시 중구 동호로34길 26 2층
mee.seek
백사
인천 구월동의 카페 백사Bexa는 대형 쇼룸을 연상케 한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공간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은 조민서 백사 대표가 특이한 오브제, 선호하는 브랜드의 조명 등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모두 방출한 곳이다. ‘백사’라는 이름 또한 제주의 우도의 서빈백사 해변을 좋아하는 조민서 대표의 취향이 반영되었다. 백색 모래라는 뜻이 담긴 이름의 공간답게 바닥과 벽, 천장은 모두 흰색으로 마감했다. 입구에는 아치 모양의 오브제 장(역시 흰색)을 두고 화보와 도자 등을 진열했는데, 계절마다 다른 오브제로 채울 예정이라고. 백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까만 돌 같은 가구는 88가구점 김재우 실장과 함께 제작했다. 시크한 흑백의 공간 백사에서는 너티우드라테, 콜드슈패너와 함께 직접 반죽하고 구워낸 르뱅쿠키와 클로티드스콘을 주문하길 추천한다. 메뉴도 공간의 컬러감에 찰떡인, 그야말로 공간부터 음료, 음식까지 ‘백색 모래’라는 이름에 걸맞다.
기획·운영·공간 디자인·가구·조명 큐레이션 백사(대표 조민서)
가구 디자인·제작 88가구점(대표 김재우), 88furniture.com
운영 시간 12:00~23:00(매월 둘째·넷째 수요일 휴무)
주소 인천시 남동구 인하로 523 1층
bexa.ms
보이드맨션
청주의 옛 연초제조창을 개조한 문화제조창C. 이곳에 복합 문화 공간 원더아리아가 있다. 이곳 1층에 위치한 보이드맨션은 특별한 공간 경험을 할 수 있는 카페다. 건축가 임성빈은 넓은 대지 면적을 활용해 대저택mansion을 건축하는 느낌으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특히 벽체의 공간감이 인상적인데, 그 감도를 살리기 위해 특수 미술 팀과 질감을 협업할 만큼 공을 들였다. 내부에 전구가 노출되지 않도록 천장 전체를 천 조명으로 설계하고 벽을 비추는 조명도 직접 제작했다. 오직 벽체와 약간의 식물, 하나의 일관된 톤으로 공간을 구성한 동시에 가구 또한 오브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직접 제작했다.
기획·운영 원더플레이스(대표 김영한), wonderplace.co.kr
BI 디자인 팀 바이럴스(대표 문승지 외)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빌트바이, builtby.co.kr / 빌라레코드(대표 임성빈), villarecord.com
운영 시간 매일 10:00~21:00
주소 충북 청주 청원구 상당로 314 1층
voidemansion_official
비스포크
올해 3월 오픈한 남성 의류 편집숍 비스포크B’Spoke는 제주 구도심에 위치해 있다. 비스포크 대표는 이곳이 영화 속 〈킹스맨〉의 테일러 숍처럼 비밀스러운 장소로 디자인되기를 원했다. 이에 따라 오소소 디자인 스튜디오는 ‘남자들을 위한 비밀 드레스 룸’이라는 공간 콘셉트를 도출했다. 입구 쪽 벽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우드 아치는 공간에 들어설 때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낮은 층고로 인해 아늑해 보이는 비스포크의 내부로 들어서면 룸처럼 분리된 공간이 나온다. 어디선가 줄자와 초크를 손에 든 재단사로 변장한 요원이 등장해 스위치를 누르면 지하 비밀 기지로 이동할 것만 같다. 클래식한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비스포크의 주력 상품은 슈트보다 남성 캐주얼 룩이다. 여행지에서 가볍게 입을 수 있는 패셔너블한 의상과 소품이 감각적으로 디스플레이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기획·운영 비스포크(대표 신한별·주대호)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오소소 디자인 스튜디오(대표 정도준·윤지훈), ososo5.com ososo_studio
운영 시간 매일 12:00~22:00
주소 제주도 제주시 관덕로13길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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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화림
비화림은 에세이 작가 장혜현이 문을 연 큐레이션 서점이다. 그는 한 달에 두세 번 한국 문학,해외 문학을 신중히 골라 입고하며,다 판매된 후에는 같은 책을 다시 입고하지 않는다. 비화림은 ‘비밀의 숲’이라는 뜻으로, 책의 첫 장을 펼치면 마치 비밀의 숲에 들어온 것처럼 설레고 긴장되는 순간을 포착한 이름이다. 이름처럼 매달 작가가 꼼꼼히 고른 새로운 책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비화림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곳은 23m² 규모의 좁은 공간에 책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 서점과 다르게 비화림에서는 책을 색깔별로 배치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책을 선보이기 위한 장혜현 작가만의 비책이라고. 종로 계동에서 원서동 쪽으로 경사진 골목을 내려가다 보면 비화림의 상징적인 사이니지 ‘초승달’이 보인다. 언덕길 아래서도 서점이 눈에 띄도록 디자인한 큰 초승달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가로등 역할도 톡톡히 한다.
기획·공간 디자인 비화림(대표 장혜현)
BI 디자인 강혜정, saltinthesea.com
운영 시간 11:00~19:00(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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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웰러
빌드웰러는 단순한 가구 브랜드가 아니다. 동일한 단위의 부품을 활용해 ‘체결’하는 모듈러 시스템을 통해 공간 솔루션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모든 가구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맞춤 제작이 가능하며, 이후 사용자의 환경이 변화하면 그에 따라 변형해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디스플레이 시스템의 경우 대여도 가능해, 전시나 이벤트를 위한 가벽, 부스 설치부터 테이블, 행어 등의 집기류를 합리적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경리단길에 오픈한 빌드웰러 쇼룸은 다양한 가구를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생산,관리가 이루어지는 작업실, 재료와 구조를 연구하는 실험실이기도 하다. 빌드웰러가 추구하는 ‘New Ways of Living’이라는 아이디어에 따라 쇼룸의 모든 집기와 공간 요소 역시 변형과 해체가 용이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또한 계속 변화하는 콘셉트다.몇 가지 부품만으로 모든 종류의 가구를 쉽게 만들고 변형할 수 있는 빌드웰러의 다양한 공간 솔루션을 만나볼 수 있다.
기획·운영·BI·공간·가구 디자인 빌드웰러(대표 김유석·정우열)
운영 시간 화~토요일 11:00~19:00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26길 12 101호
builddweller.com
builddweller
사뿐 명동 스테이지
슈즈 브랜드 사뿐이 명동 매장을 리뉴얼했다. 쇼핑과 관광의 중심지인 명동의 지역성과 슈즈 브랜드인 사뿐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이라는 두 가지 역할에 집중해 무대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 공간 콘셉트 역시 방문객이 무대 위의 주인공이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힛 더 스테이지(Hit the Stage)’로 잡았다. 무대, 주인공, 빛에 집중해 풀어낸 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부에서 내부로 이어지는 런웨이처럼 표현한 바닥이다.벽은 굴곡을 만들어 조명을 받았을 때 마치 무대 위 커튼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으며 바닥에 선 주인공이 돋보이는 효과를 준다.
기획·운영 사뿐(대표 박정수)
BI·공간 디자인 라보토리(대표 박기민·정진호), labotory.com
운영 시간 매일 11:30~21:30
주소 서울시 중구 명동2가 31-7
sappun.co.kr
산양정행소
문경의 옛 양조장을 개조한 베이커리 카페이자 여행 기념품을 판매하는 소품숍, 산양면의 마을 여행 안내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1944년 건립 이후 수많은 변형과 부속 건물 증설로 원형의 기능을 상실한 목조 양조장을 문경시가 매입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었다. 양조장의 오랜 흔적을 유지하되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건축 설계는 스튜디오 히치가, 공간의 재해석은 로컬 크리에이터 그룹 리플레이스가 맡았다. 리플레이스는 ‘산양을 여행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 산양정행소로 이름 짓고 ‘지역을 체험하고 여행하는 공간’이라는 테마에 맞게 공간을 구성했다. 문경의 막걸리를 활용한 타르트와 음료 등을 선보이는 산양제빵소와 문경새재의 풍경을 담은 컵과 에코백 등을 판매하는 소품 숍으로 구성,새로운 마을 체험을 위한 복합 여행 안내소 역할을 한다.
기획·운영 문경시청, 리플레이스(대표 도원우)
건축·공간·가구 디자인 스튜디오 히치(대표 박희찬), studioheech.com
브랜드 전략·디자인 리플레이스
운영 시간 11:00~19:00(매월 둘째·넷째 주 수요일 휴무)
주소 경북 문경시 산양면 불암2길 14-5
sanyang.traveler
삼에프로비 3F/LOBBY
이곳은 건축사 사무소 로비스트가 운영하는 카페와 사무실이다. 1년 반 넘게 세입자가 들지 않은 ‘죽은 공간’이었지만, 로비스트를 이끄는 세 건축가는 ‘시트지로 막힌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 창 너머에 있는 오래된 은행나무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이들은 업무 미팅도 하고 쉬면서 대화도 나누는 공간의 특성에 착안해 호텔 로비를 떠올렸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밀도를 덜어내는 일이었다. 여느 카페에 비해 좌석 수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바 소재를 화강석으로 선택한 것도 로비 리셉션의 무게감을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카페와 사무실을 구분 짓는 유리 파티션 너머로 평소 보기 어려운 건축가가 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장점. 곳곳에 배치한 건축 모형과 기념비적 건축물에 관한 소개를 곁들인 원두 설명 글은 이곳의 부제가 왜 ‘건축가의 탕비실’인지 알게 해준다.
기획·공간 디자인 로비스트건축사사무소(대표 안종훈·김동현·김수영), lobby- st.com lobby_st
BI 디자인 로비스트건축사사무소, 신다혜
운영 시간 평일 12:00~20:00, 주말 11:00~21:00(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15길 19-19 3층 3f_lobby
서치홀
연남동 골목 안쪽, 작지만 궁금증을 유발하는 건물이 있다. 카페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루딥Roodeep이 함께 자리한 서치홀이다. 스튜디오 ‘디자인투톤’이 기획부터 디자인, 운영까지 하는 카페이자 스튜디오의 사무실이기도 하다. 1층은 이국적인 트라버틴 소재의 천연석 바 카운터가 묵직하게 중심을 잡고, 2층에는 디자인투톤이 그동안 모아온 빈티지 의자, 조명이 자리한다. 루프톱은 면적은 작지만 열대식물을 배치해 숲, 바다의 향과 함께 안락한 휴양지처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홀카카오크림, 서치홀 밀크티와 함께 느긋한 휴식을 맛보기 좋다.
기획·운영·BI·공간·가구·조명 디자인 디자인투톤(대표 최현경), design2tone.space
운영 시간 월~금요일 12:00~21:00, 토~일요일 12:00~22:00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23길 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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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대문
2014년 문을 연 호텔 스몰하우스빅도어는 여러모로 참신했다. 사이니지와 일부 소품 제작에 3D 프린터를 활용하는가 하면 엔조 마리(Enzo Mari)의 아우토프로게타치오네 프로젝 (Autoprogettazione Project)에서 영감을 받은 가구를 비치하는 등 새로운 실험과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다시 한번 변화가 감지됐다. 1층 비스트로 공간을 탈바꿈시키며 소가대문小家大門으로 레노베이션한 것. 재미있게도 소가대문은 ‘스몰하우스빅도어’를 한자로 풀어낸 네이밍이기도 하다. 달라진 것은 이름만이 아니다. ‘러브 메스(lovely mess)_둥글게, 빨갛게, 파랗게 어지럽히기’를 콘셉트로 한 공간 곳곳에는 원형과 곡선의 조형 언어가 눈에 띈다. 크지는 않지만 붉은색과 푸른색 조명으로 심리적 구획을 나누고 눈길을 끌 만한 조형물로 포인트를 주었다. 남정모 대표는 레드와 블루라는 상이한 색상을 활용하면서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설명한다. 장 프루베(Jean Prouve)의 스탠더드 체어와 지하 계단 구조에 마련한 오디오 룸은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기획·운영 스몰하우스빅도어(대표 남정모), smallhousebigdoor.com BI 디자인 코워커(대표 이상필) sangpil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하에(대표 권혜지) hae________
조경 디자인 스타일지음(대표 박지선·신수정), stylejieum.com
운영 시간 평일 11:00~23:30(브레이크 타임 15:00~17:00 ) 주소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9길 6 1층
sogadaemun
소전서림
문학 전문 도서관 소전서림은 ‘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이라는 뜻이다. 문학, 예술, 철학, 자연, 인문학 분야에서 큐레이션한 4만여 권의 장서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은 멤버십에 가입하거나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그만큼 엄격한 기준으로 만들고 관리하는 귀한 공간이라는 의미다. 소전서림은 스위스 건축가 다비데 마쿨로(Davide Macullo)가 디자인한 건축물인 소전예가素磚藝家 지하에 자리해 있으며 원오원아키텍스와 함께 2년간의 설계와 공사를 거쳐 완성했다. “도서관이란 눈은 책으로 향하지만 모든 감각이 열리는 비일상적인 공간이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타자의 생과 다른 세계에 이르는 길이니 공간 또한 익숙함에서 벗어난 곳이어야 한다”는 건축가 최욱의 의도대로 낯설지만 어딘가 편안한 장소다. 핀 율, 랑게 프로덕션, 프레데리시아, 프리츠 한센의 프리미엄 체어를 비롯해 원오원아키텍스가 직접 제작한 가구도 구비했다. 이곳을 오픈하면서 선보인 ‘리딩 체어 프로젝트’도 인상적이다. ‘읽다’와 ‘앉다’라는 행위를 가구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로, 컬렉티브 그룹 ar3(이정형, 이지수, 최병석)가 디자인한 다이스 체어,스윙 체어,황금알 낳는 거위 체어 등이 그 결과물이다. 도서관에서의 행동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실현한 이 프로젝트는 어쩌면 소전서림에서만 시도할 수 있는 재미있고도 흥미로운 실험이다.
기획·운영 소전서림(대표 황보유미)
BI 디자인 원오원팩토리(대표 김인철), 101-factory.com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원오원아키텍츠(대표 최욱), 101-architects.com 운영 시간 화~토요일 11:00~23:00, 일요일 09:30~18:00
주소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138길 23
슈퍼말차 성수
말차 전문 온라인 스토어 힛더티가 오픈한 매장이다. 트렌디하고 젊은 브랜딩과 패키지를 앞세워 차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이들답게 매장도 캐주얼하다. 특히 세계 최초의 격불 로봇 ‘말로’는 이곳의 볼거리다. 격불은 차완(찻종지)에 가루가 잘 풀리도록 젓는 기구인 차선을 빠르게 움직여 거품을 내는 과정을 말한다. 내부의 공간감도 인상적인데, “단순한 여백이 아닌 비어 있는 공간을 채우는 그 ‘무엇’에 집중했다”는 것이 디자인을 맡은 스튜디오 언라벨 이동일 대표의 얘기다. 그 ‘무엇’은 일정 간격으로 놓인 다소 건조하고 무감정한 재료를 통해 드러난다. 마감재 본연의 느낌을 살려 잔여물 없이 오직 말차의 본질인 향과 정신을 남기는 데 주력한 것이다. 콘크리트와 화강석을 중첩해 만든 무게감은 말차 특유의 짙고 푸른 녹색과 대구를 이룬다. 통유리창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한 것도 이곳의 특징. 다양한 레이어가 촘촘히 적층된 느낌이다.
기획·운영·BI 디자인 힛더티(대표 황성호), hitthetea.com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라벨(대표 이동일), studiounravel.com
운영 시간 매일 11:30~21:00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6길 19
supermatcha.official
스타벅스 더양평DTR
스타벅스 더양평DTR은 261석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 지점으로 오픈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스타벅스 21주년을 기념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지만 의도적으로 브랜드를 강조하지 않았다. 이를 대신해 내세운 것은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문화 콘텐츠다.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은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스토어 디자인팀은 고객이 온전히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건축의 많은 부분을 리브 글라스 구조의 통창으로 설계했다. 또 다른 특징은 리저브 바와 티바나 바, 드라이브 스루를 최초로 결합한 매장이라는 것이다. 자칫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세 공간이지만 스킵 플로어 구조로 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냈다. 여기에 각 층을 잇는 계단식 좌석을 배치해 층과 층 사이를 유기적으로 잇고 개방감을 선사한다. 이렇게 디자인은 물리적 혹은 공간 프로그램 차원에서여러 요소를 잇는 연결 고리로 기능하게 된다. 3층 루프톱은 연결이라는 테마를 지역사회까지 확장시킨다. 야외 무대와 객석을 갖춘 이곳에서는 향후 지역사회 예술 인재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 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획·운영 스타벅스 코리아, starbucks.co.kr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스타벅스 스토어 디자인팀
운영 시간 매일 9:00~21:00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근로 76
starbuckskorea
슬로보트 아뜰리에
제주 애월 하귀리, 돌담 위에 창고가 툭 올려져 있는 듯한 건물은 사진가 김한준의 아틀리에, 슬로보트다. ‘땅이 못생긴(?) 바람에 좁고 길게 태어났지만 제주의 현무암, 그리고 동네 풍경에 잘 스며드는 곳’이라는 게 김한준 작가의 얘기다. 얼마 전에는 여기에 테이블을 몇 개 추가해 사진 갤러리 겸 카페로 문을 열었다.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1층부터 3층까지 시선이 확 트인다. 2층으로 올라가는 철제 난간 계단 양쪽으로는 바와 커다란 창이 있는 거실이 자리한다. 2층 거실 난간은 돌담으로 만들어 건물 1층 외부, 그리고 바다 풍경과 연결된다. 여기에 주인장의 취향이 묻어나는 북유럽 빈티지 가구와 그에 어울리는 조명이 곳곳에 비치되었다. 전깃줄도 방해하지 않는 온전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커다란 창문은 사진가의 영감을 바로 알아차릴 뷰파인더다.
기획·운영·BI 디자인 슬로보트 아뜰리에(대표 김한준)
공간 디자인 에이루트(대표 이창규·강정윤), arootarchitecture.com
운영 시간 수~일요일 13:00~19:00
주소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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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관PH
식물관PH는 국내 플랜테리어의 이정표가 된 공간이다. 식물관과 카페, 갤러리가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오픈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외관은 온실과 골강판 마감의 박공지붕 건물 2채를 결합한 구조로 꽤 심플한 편이지만 내부를 채운 풍성한 식물 덕분에 공간 자체가 결코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식물의 집은 ‘새로운 휴식’에 방점을 찍고 기획했다. 방문객을 둘러싼 공감각적 경험과 퍼포먼스가 진정한 쉼이라는 목표 아래 정교하게 엮여 있다. 1층과 2층의 식물 전시 공간이 대표적인데 절제된 레이아웃과 유리를 통해 비치는 햇살이 식물과 어우러져 심신을 위로한다. 또 외부 정원에는 시선 높이 이상의 노출 콘크리트 담장을 설치해 안정감을 유도했다. 맨 위층의 전시장은 식물관PH의 또 다른 매력이다. 장우철-코우너스의 개관전부터 공예가 임정주의 전시까지 매번 수준 높은 기획전으로 시선을 끌었다. 식물관PH 관계자는 “다양성, 새로움, 완성도, 대중성이라는 네 가지를 기준으로 전시를 기획한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식물관PH의 모 회사인 영상 프로덕션 미스터문앤코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다.
기획·운영 미스터문앤코(대표 문형모), mrmoon.kr BI·조경 디자인 식물관PH
건축 디자인 경계없는 작업실(대표 문주호), boundless.kr 공간 가구 디자인 아르(대표 남궁교·오현진), arroffice.kr 조명 디자인 식물관PH, 아르
운영 시간 매일 11:00~20:00(비정규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34길 24
sikmulgwan.com
식스티세컨즈 라운지
매장에서 파는 것은 제품이 아닌 경험이다. 식스티세컨즈의 두 번째 쇼룸에서도 이 점이 명료하게 느껴진다. 레바논 대사관 자리였던 이태원의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이곳은 단순히 매트리스와 침구류를 전시하는 것을 넘어 진짜 ‘쉼’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부는 총 2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1층에는 라운지와 상담 및 바 데스크, 편집숍이, 2층에는 고객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5개의 방이 마련되어 있다. 공간에 사용한 조형과 재료는 모두 브랜드와 기존 건물의 이미지에 기인해 선택했다. 즉 수면을 다루는 브랜드라는 점과 오랫동안 대사관으로 쓰던 건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부드럽고 편안한 소재의 카펫, 패브릭, 목재 등을 사용한 것. 반면 상담 데스크와 바, 편집숍의 집기는 과감하게 폴리싱 스테인리스로 구성했는데 이 또한 트렌디한 브랜드의 색깔을 고려한 것이다. 브라운 유리를 주 소재로 플로어 스탠드와 테이블 스탠드, 펜던트 등 조명을 맞춤 제작한 점도 눈길을 끈다.
기획·운영 식스티세컨즈(대표 조재만), 60s.co.kr
BI 디자인 워크룸(대표 김형진·박활성·이경수), wkrm.kr
공간·가구·조명 디자인 더퍼스트펭귄(대표 최재영), t-fp.kr
운영 시간 평일 10:00~20:00, 주말 10:00~19:00
주소 서울시 용산구 장문로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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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데이나마스떼
‘이런 곳에서 요가 수업을 한다고?’ 을지로 골목에 위치한 썬데이나마스떼를 찾아간다면 이런 의심은 미리 떨쳐내야 한다. 여기저기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뿐인 건물, 그곳 4층에 거대한 초록색 벽과 햇빛이 한가득 내리쬐는 신비한 공간이 있다. 썬데이나마스떼는 2019년 봄, 요가라는 공통 관심사로 만난 마케터와 요가 강사가 함께 만든 웰니스 브랜드다. 최소한 일요일 정도는 평온하게 지내자는 마음으로 썬데이나마스떼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이곳에서는 도시 노동자를 위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테마에 맞는 요가 클래스 이외에도 명상, 채식 등 요가 문화와 맥을 같이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붉은 태양에서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 녹색의 자연이 어우러진 BI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여행’이라는 모티브에서 시작한 BI는 썬데이나마스떼에서 벌어지는 모든 행위가 일상에 스며든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공간은 ‘휴식’과 ‘건강’을 키워드로 방문객을 위한 포용력 있는 장소가 되고자 했다.
기획·운영·공간 디자인 썬데이나마스떼(대표 김보연) BI 디자인 오소원
운영 시간 프로그램 스케줄에 따라 운영
주소 서울시 중구 충무로 54-17 4층
sundaynamas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