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디자인 어워드 2024 수상작] 논스페이스(None Space)

iF 디자인 어워드는 단순한 공모전을 넘어 디자인 산업의 미래를 내다보는 이정표다. 제품, 패키지, 커뮤니케이션, 인테리어, 서비스 디자인부터 프로페셔널 콘셉트, 건축,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인터페이스(UI)까지 iF 디자인 어워드가 다루는 주요 부문만 9개다. 그 하위의 81가지 분류를 보면 가히 오늘날 세계 산업을 망라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월간 <디자인>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을 소개한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4 수상작] 논스페이스(None Space)

Interior Architecture Winner – 교촌필방(Kyochon Philbang)

‘2024 월간 〈디자인〉이 주목하는 디자이너’로 선정된 논스페이스는 공간 브랜딩을 중심에 두고 기획, 마케팅, 운영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공간의 성격과 맥락을 이야기꾼처럼 엮어내 머물고 싶은 공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데 능하다. 용도와 상업성, 지역의 장소성 등 대상의 특성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며 브랜드의 정체성, 철학, 방향성을 전하는 공간을 구현하고자 한다. none-space.com @nonespace_official


Kyochon Pilbang 2


교촌필방Kyochon Philbang

“브랜드를 온전히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상업 공간의 본질이다”라고 말하는 논스페이스 신중배 대표는 교촌 F&B의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 프로젝트로 그 진가를 보여줬다. 논스페이스는 프로젝트에 돌입하며 1991년 구미에서 문을 연 작은 가게가 30년 만에 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로 성장한 여정을 낱낱이 살폈다. 디자인 콘셉트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에서 주목한 것은 ‘붓질’이었다. 교촌치킨은 닭 조각 하나하나에 붓질로 양념을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스페이스는 만든 이의 정성을 소비자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릴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붓질’이라는 브랜드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치맥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필방’이라는 키워드를 더했다. 문방사우와 서화 등의 재료를 사용해 당대 문화와 예술을 일구는 필방 정신을 계승하여 양질의 재료로 레시피를 개발하고 문화를 만드는 공간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또한 이태원이라는 입지를 고려해 다국적 방문객이나 MZ세대의 눈길을 끌 만한 매력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교촌 F&B의 장인 정신을 드러내고 실제 필장의 붓을 브랜드 철학의 상징으로 내세웠다. 붓을 손으로 당겨야 입장할 수 있는 구조로 현관문과 식음 공간인 홀 사이에 서사를 형성했다.



홀 중앙에는 거대한 붓이 수면에 맞닿도록 구조물을 설치했고, 수증기가 퍼지도록 운무를 연출하여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홀 벽면 한편은 옻칠 한지를 활용해 먹칠이 사선으로 떨어지는 듯한 패턴을 완성했다. 이는 옻칠공예 작가가 60일간 200장의 한지를 겹겹이 쌓아 작업한 결과다. 내부 선반에는 마늘, 고추, 오향 등 교촌치킨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재료를 담은 병을 진열해 자칫하면 단조로울 수 있는 공간의 색감을 다채롭게 꾸몄다. 교촌필방은 브랜드의 이야기를 발굴하는 동시에 전통과 현대의 미감을 조화롭게 구성하여 상공간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례다.

NONE SPACE 김민철 책임 프로필
김민철 디자이너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콘셉트는?

외국인, 젊은 예술가, MZ세대의 방문 비중이 높은 이태원 입지를 고려해 붓질이라는 교촌치킨 고유의 특징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붓질로 마감한 듯한 질감의 파사드, 옻칠공예 작가와 협업해 제작한 옻칠 한지 마감재, 폐비닐을 재활용해 만든 조명, 맥주병을 재활용한 DJ 존의 미디어 아트 공간 등이 그 예다.

프로젝트 진행 시 가장 뿌듯했던 점은?

75번의 붓질로 타협 없이 완성하는 제품, 가맹점주의 수익 구조를 생각한 상생 경영과 폐점율 0% 등 브랜드의 강점을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알릴 때 기쁨을 느꼈다.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디자인 결과가 단순한 심미적 만족을 넘어 새로운 경험 차원으로 읽힐 때 ‘진정성’이란 수식이 붙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작은 의미를 모아 하나의 얼개를 만들고 실체로 구체화하여 이야기를 짓는 과정이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이언트 교촌 F&B
디자인 논스페이스
디자인 디렉터 신중배
디자이너 김민철, 신건서, 서원희, 이연제, 김도환, 박지훈, 조광민


iF 디자인 어워드 2024 수상작 시리즈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앳홈(Athome)
베스툴(Bestuhl)
논스페이스(None Space)
스튜디오 에이치오유(Studio HOU)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0호(2024.04)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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