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디자인 어워드 2024 수상작] 스튜디오 에이치오유(Studio HOU)

iF 디자인 어워드는 단순한 공모전을 넘어 디자인 산업의 미래를 내다보는 이정표다. 제품, 패키지, 커뮤니케이션, 인테리어, 서비스 디자인부터 프로페셔널 콘셉트, 건축,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인터페이스(UI)까지 iF 디자인 어워드가 다루는 주요 부문만 9개다. 그 하위의 81가지 분류를 보면 가히 오늘날 세계 산업을 망라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월간 <디자인>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을 소개한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4 수상작] 스튜디오 에이치오유(Studio HOU)

Packaging Winner – 시타 핸드크림

스튜디오 에이치오유는 평면과 입체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 사용자가 요청하는 가치 등을 섬세하게 반영한 비주얼 디자인을 선보인다. 특히 패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코스메틱 산업의 경쟁 구도 속에서 이들의 아이디어는 브랜드 메시지를 한층 선명하게 전달하면서도 시장에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켜 주목받고 있다. studiohou.com @studio.hou


시타 핸드크림Sita Handcream ‘플라스틱 완전 퇴비화 시설을 갖춘 세계 최초의 코스메틱 기업’. 시타의 대표적 수식어 중 하나다. 이 정도로 제로 웨이스트에 진심인 브랜드의 디자인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 디자이너의 접근 방식은 기존과 어떻게 달랐을까. 스튜디오 에이치오유는 소재를 배우고 실험하고 다르게 도전하는 데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이 대목에서 먼저 소개할 것은 클라이언트인 기업 시타의 사명이다. “진정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제품은 다음 세대에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이 코스메틱 기업은 제품군 용기를 단일 원료의 생분해성 플라스틱만으로 만들고 사용이 끝난 패키지를 직접 수거하고 분쇄해 양양에 있는 자사의 퇴비화 시설에서 처리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 통상 6개월이 걸리는데 시타의 경우 자체 시설로 특수 처리해 3개월로 단축한다. 퇴비는 땅으로 돌아간다. 즉 기업의 사명이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돌보는 데 있는 것이다. 디자인 역시 이들의 노력을 드러내는 동시에 환경친화적이어야 했다. 전반적인 코스메틱 시장의 동향을 의식하며 오늘날 소비자가 가질 법한 심리적· 미적 요구를 만족시키면서 말이다.

1년 앞서 시타의 스킨 & 보디 케어 제품군 리뉴얼을 맡은 스튜디오 에이치오유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한계를 한 번 더 살피며 이번 핸드크림 패키지의 디자인 방향성을 좁혀나갔다. 제품 라인이 달라졌으니 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고 해도 기능성과 사용성 측면에서 한 단계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고, 소재의 단점을 달리 해석하는 데에서 오히려 새로운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이들이 주목한 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물성이었다. 이 소재는 예리한 모서리를 구현하기 어렵다. 석유계 플라스틱과 달리 전분, 셀룰로오스 등 천연 고분자 재료를 기반으로 하고 생분해를 돕는 충전재 등이 포함되어 있어 전반적으로 강성이 낮고 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둥근 형상이나 곡면 디자인에 유리하다. 스튜디오 에이치오유는 재료의 물성을 활용하는 동시에 용기 디자인을 비대칭 구조의 곡선형으로 디자인함으로써 부드럽고 친근한 인상을 전했다. 자연과 인간을 위한 브랜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패키지 실루엣은 조약돌 또는 사람이 연상되도록 디자인한 게 특징이다.

용기 크기는 사용성을 고려해 한 손으로 잡기 쉽도록 정했다. 기존 스킨 & 보디 케어 제품군이 화이트 톤으로 통일해 전반적으로 깨끗함과 순수함의 가치를 표현했다면 이번 핸드크림은 검정, 빨강, 파랑 등 색을 입혀 영롱하게 빛나는 자연석 느낌을 냈다. 시타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강화하기 위해 제품 구매부터 언박싱하는 경험까지 설계했다. 마치 땅에서 보물을 발견한 듯한 인상을 주는 패키지 디자인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소이 잉크로 최소한의 정보만 인쇄하고 별도 비닐 래핑이나 접착제 없이 오로지 종이로만 제작했다. 스튜디오 에이치오유가 생각하는 이유 있는 디자인을 통해 기업의 사명을 소비자에게 총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Interview

허우석 디자인 디렉터
주시현 선임 디자이너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콘셉트는?

모든 질문과 결정이 소재에서 시작되고 소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시타만의 특별한 소재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데에서 대량생산에 적합한 형태와 색상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했다.

프로젝트 진행 시 가장 뿌듯했던 점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사실 성형하기 까다롭고 제약도 많다. 이 때문에 실제로 초기 디자인에서 일정 부분 변경해야 할 때가 있었고 여러 테스트도 뒤따라야 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협력사와 소통하며 결과적으로 바라던 이미지와 사용감을 구현하면서 양산성 또한 개선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4 수상작 시리즈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앳홈(Athome)
베스툴(Bestuhl)
논스페이스(None Space)
스튜디오 에이치오유(Studio 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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