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전수민의 A to Z: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로컬 브랜드까지, 서비스센터의 브랜딩 프로젝트
전수민 서비스센터 디렉터
서비스센터는 공간을 넘어 감각과 경험까지 고민한다. 이를 이끄는 전수민 디렉터는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로컬 브랜드까지 크고 작은 브랜드의 조력자를 자처하며, 본질을 담은 태도와 디테일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브랜드의 감각과 이야기를 만드는 서비스센터의 철학을 만나보자.

서비스센터(Service Center)를 이끄는 전수민 디렉터는 디자인을 기술이 아니라 감각과 관계의 언어로 바라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브랜드의 본질과 태도를 공간과 경험으로 풀어내는 디렉터로서, 브랜드와 사람을 연결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죠. 컴포즈커피, 베르크, 버거샵, 속초 QC 글라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와 로컬 브랜드를 아우르며, 단순히 보이는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가 작동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을 고민합니다. 브랜드와 공간, 그리고 감각의 언어를 다루는 서비스센터의 프로젝트와 전수민 디렉터의 개인적인 경험을 A부터 Z까지 키워드로 담았습니다.
프로젝트 A to Z
Architecture |
A |
건축가는 전수민 디렉터의 어린 시절 꿈이다. 다만 그 꿈은 단순히 공간을 짓는 기술적인 건축보다는,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분위기와 감정, 태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어릴 땐 건축가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건축 그 자체보다 공간이 사람에게 어떤 분위기를 주고, 어떤 태도를 끌어내는지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멋진 공간에 가면 괜히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있거든요”라고 그는 말한다. 덕분에 지금도 공간을 볼 때 구조나 디테일보다는, 그 안에서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를 먼저 상상하게 된다. 사소할지 모르나 어린 시절의 작은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날 공간과 브랜딩 작업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에 영향을 주고 있다.
Busan |
B |
부산은 서비스센터의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된 도시이자, 전수민 디렉터에게도 개인적으로 익숙하고 의미 있는 도시다. 그중에서도 버거샵과 베르크와의 인연이 특히 깊다. 버거샵은 부산 로컬 버거 브랜드로, 브랜드의 초창기부터 공간과 감각을 다듬는 작업을 함께했다. 단순히 매장을 설계하는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결과 방향성을 고민하며 성장해 온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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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크 또한 단순히 공간을 설계하고 떠나는 작업이 전부가 아니었다. 카페와 로스터리가 분리된 공간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고, 브랜드가 지역 사회에서 어떤 존재로 남을지를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갔다. 무엇보다 주목할 건 버거샵과 베르크와의 관계가 프로젝트가 끝나고서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비스센터는 브랜드의 순간적인 완성보다, 시간이 지나도 이어지는 관계와 감각을 중요하게 여긴다. 부산에서의 경험은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부산은 제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도시라 작업을 할 때마다 조금 더 깊게 연결되는 기분이 들어요”
Compose Coffee |
C |
컴포즈커피는 서비스센터가 참여한 대표적인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컴포즈커피는 2014년 부산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을 동시에 추구해온 브랜드다. 서비스센터는 브랜드의 10주년을 맞아,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리브랜딩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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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의 시작은 컴포즈커피 공간 리브랜딩을 맡았던 디자인 스튜디오 민우의 추천으로 성사됐다. 컴포즈커피 측은 여러 브랜딩 에이전시를 만나본 끝에, 공간과 브랜딩을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로 서비스센터를 선택하며 협업이 시작됐다. 서비스센터가 패키지 디자인과 인쇄물, 공간 경험 등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맡아 리브랜딩을 진행한 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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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즈커피 리브랜딩 프로젝트에서는 우리의 역할이 정해져 있었고 그 범위를 집중해서 진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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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커피 시장에서 브랜드의 기민함을 유지하면서도, 점주들이 느낄 수 있는 변화의 불안을 신중하게 조율하며 패키지 디자인부터 인쇄물, 공간 경험까지 전반적인 브랜드 경험을 새롭게 구성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규모 속에서도 브랜드 본질과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리브랜딩 방향이 인상적이다.
Details |
D |
서비스센터의 프로젝트에서 디테일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브랜드의 태도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언어다. 전수민 디렉터는 늘 “이게 이 브랜드의 진짜 말투일까?”를 고민하며 작은 요소 하나까지도 브랜드의 결을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포스터의 질감, 메뉴판의 재질, 공간에 흐르는 공기까지,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하나의 브랜드 경험을 만든다고 믿는다. 특히 브랜드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디테일보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경험하는 순간들에 집중한다. 그래서 디테일은 한눈에 보이는 요소가 아니라, 방문자가 머무는 동안 느끼는 감각의 밀도와 연결되는 경험의 일부가 된다.
Experience |
E |
서비스센터가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경험’으로 귀결된다. 단순히 시각적인 완성도나 멋진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방문자에게 어떤 경험을 남길지 고민하는 것. 전수민 디렉터는 “브랜드는 인식이 아니라 경험으로 각인된다”고 말한다. 공간의 분위기, 손님을 맞이하는 응대의 톤, 심지어 브랜드가 침묵하는 순간까지도 경험의 일부로 생각한다. 서비스센터의 프로젝트는 이러한 경험의 설계로 연결된다. 사람들이 공간에서 느끼는 감각적 순간들, 그들이 다시 찾고 싶은 이유를 만드는 경험의 흐름이야말로 서비스센터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Incheon |
I |
인천은 전수민 디렉터의 고향이다. 서비스센터 초창기, 송도에 있는 자신의 집을 사무실 겸 쇼룸처럼 운영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단순한 작업 공간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브랜드 감각을 공유하고 개인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레지던스 같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곳에서 진행한 사브르 앤 아르멧(Sabre & Armet)은 테일러 레지던스처럼 고객 고유의 스타일과 감각을 발견하고 경험하는 프로젝트였다. 비록 지금은 사무실이 서울로 이전했지만, 인천은 서비스센터의 기억과 감각이 남아 있는 중요한 장소다. 디렉터에게는 고향이자 브랜드 감각의 뿌리가 되는 공간, 서비스센터에게는 공간 설계와 관계의 출발점으로 기억된다. 한편 인천 토박이답게, 그는 SSG 랜더스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KAYWON UNIVERSITY OF ART & DESIGN |
K |
전수민 디렉터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려는 꿈은 막연함에서 출발했다. “나중에 디자이너가 될 거야”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한국에서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디자이너 한다면서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미대 입시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 이미 고3 4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입시 미술 학원에 등록했지만 소질도 없고 그림도 못 그려서 1학년 수업반부터 시작했다. 학원 원장님조차 “이렇게 늦게 시작하면 원하는 학교에 가기 어렵다”고 말릴 정도였다. 그러나 전형 중 포트폴리오만 보는 과정이라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어, 거의 학원에서 살다시피 하며 준비했다. 결국 우수 포트폴리오로 인정받아 계원예술대학교에 진학했다. 이 경험은 디자이너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는 출발점이 되었다.
Local |
L |
서비스센터는 지역 소규모 브랜드와 자영업자들과의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전수민 디렉터는 처음부터 큰 기업이나 유명 브랜드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영업자들이나 로컬 브랜드와 더 많이 일을 했다. 그들에게는 브랜드를 성장시키려는 진심과, 작은 선택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서비스센터는 그런 태도에 끌렸다. 큰 브랜드가 아니어도 지역 안에서 진심을 다해 공간을 운영하는 분들과 함께하면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긴다. 로컬 프로젝트는 단순히 브랜드를 위한 작업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관계를 만들고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서비스센터는 이런 로컬의 가치와 감각을 작업의 중요한 축으로 삼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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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숍, 베르크, 나이스타임 등 로컬 브랜드의 공간 작업을 통해서도 이러한 철학은 드러난다. 전수민 디렉터는 “이 브랜드가 이 동네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나가게 만들고 싶을지 고민한다”고 말한다. 버거숍은 한 끼의 식사가 즐거울 수 있는 곳으로, 베르크는 커피를 넘어서 브랜드와 취향을 경험하는 입구로, 나이스타임은 ‘함께 먹는 즐거움’이 중심에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서비스센터는 항상 ‘이 장소가 어떤 기분을 줄 수 있을까’를 먼저 상상하며 작업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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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비스센터의 클라이언트는 전국 각지에 분포해 있다. 전수민 디렉터는 “결국 중요한 건 거리보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밀도 있게 서로의 생각을 맞추느냐”라고 말한다. 클라이언트와의 협업은 각자가 생각하는 완성도의 기준을 맞춰가는 일부터가 시작이다. 그 차이를 잘 이해하고 시작한다면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뭐, 전화 통화로도 시안을 설득할 수 있어야죠. (웃음) 하지만 ‘Zoom’ 없는 장거리 프로젝트는 상상할 수 없겠네요.”
Monthly Design |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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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민 디렉터가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생 때 우연히 본 월간 디자인 한 권 덕분이었다. 영국의 소규모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들을 소개한 특집을 읽으며, 교회에서 해오던 포스터와 배너 작업이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분야 안에 있다는 걸 처음 자각했다. 그 이슈는 전수민 디렉터에게 디자이너라는 꿈을 심어준 상징적인 전환점이었다. 나중에 그 기획이 당시 전은경 기자(이후 편집장과 디렉터를 역임함)가 기획한 기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2021년 <부산디자인위크> 글로벌 디자인 포럼 연사로 참여했을 때 사회를 맡은 전은경 편집장에게 그 잡지 특집 페이지에 사인을 받기도 했다고.
Office |
O |
전수민 디렉터는 최근 단순히 브랜드와 공간을 설계하는 작업을 넘어, 일하는 공간 자체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사무실은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 팀의 감각과 일하는 방식을 반영하고, 브랜드의 철학과 문화를 담아낼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서비스센터는 최근 인천에서 서울 노량진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예전에는 전수민 디렉터 혼자였기 때문에 인천을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팀원 모두가 서울에서 인천으로 출퇴근을 해야 했다. 클라이언트들도 수도권 외의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곤 했고, 인천은 교통이 불편해 다들 기꺼이 찾아주었지만 미팅만 하고 돌아가야 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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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사무실은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지만, 중정처럼 정원이 있어 자연광이 들어오고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다. 부동산을 알아보던 중 지인을 통해 이 공간을 소개받았고, 전수민 디렉터는 공간을 보자마자 ‘여기다’라는 확신이 들어 바로 계약했다. 서울역과 용산역과도 가까워 KTX로 오는 클라이언트들도 편하고, 미팅 후 주변을 둘러보거나 다른 일정을 소화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대화와 좋은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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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무실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서비스센터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지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별한 장치나 멋진 인테리어보다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는 구조, 클라이언트와 동료들이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 그래서 회의실을 가장 넓게 만들고, 커피를 타러 가는 동선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자리 배치를 고민했다. 바닥에 카페트를 깐 것도 편안함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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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센터의 회의실은 단순히 빠르게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라, 브랜드의 감도와 방향을 언어로 정리하고, 모두가 그 본질을 이해하는 공간이다. 회의는 싸우는 자리가 아니라 디자인이 시작되기 전에 감도를 맞추는 자리이며, 그 과정을 통해 이후의 작업이 훨씬 빠르고 명확해진다. 실제로 과거 제주도에서 한 클라이언트와 2박 3일간 워크숍을 진행하며, 이틀 동안 생각을 시각화하고 좁히고, 마지막 날에 각 파트의 핵심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언어로 정의한 후 디자인을 시작해 큰 시간을 절약한 경험도 있기에 회의 공간을 더욱 신경 썼다.
“요즘 저희는 주거와 오피스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오피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어요. 멋진 오피스를 만드는 것보다, 조직 문화를 디자인하는 것이죠. 이 인터뷰를 보고 혹 관심 있는 분이 있다면 연락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laylist |
P |
서비스센터는 공간을 설계할 때, 시각적인 요소만큼이나 청각적인 감각을 중요하게 여긴다. 전수민 디렉터는 “공간에 음악이 흐를 때, 그 공간의 분위기가 완성된다”고 말하곤 한다. 공간에 어울리는 음악은 손님이 머무는 시간의 결을 바꾸고, 브랜드의 감각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공간 브랜딩은 시각적 요소를 넘어 다양한 감각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그중에서도 공간의 배경음악은 브랜드의 방향성을 다른 문화적 요소로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다. 플레이리스트는 이러한 공간 브랜딩의 핵심 요소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춰 음악을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다. 서비스센터는 프로젝트마다 공간과 브랜드의 개성을 살린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하며, 주로 사운드클라우드와 스포티파이를 통해 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Routine |
R |
전수민 디렉터는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억지로 끌어올리기보다 제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책상을 정리하거나 집안일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그래도 정리가 안 되면 바람을 쐬거나 열화당책박물관, 호암미술관 후원처럼 조용히 걷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 한편, 그에게 아이디어가 가장 잘 떠오르고 감각이 열리는 순간은 전날 푹 자고 아침에 집안일을 정리한 날이다. 준비된 하루가 머릿속을 가볍게 만들어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흐르게 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 다음날도 같은 루틴을 이어가고 싶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전수민 디렉터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아는 것”을 가장 중요한 일의 태도로 꼽는다. 그는 즐거움이야말로 일을 지속할 힘이 된다고 말하는데, 클라이언트와 관계를 쌓고, 브랜드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는 과정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여전히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전날이면 설레는 마음에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Service Center |
S |
현재 서비스센터는 전수민 디렉터를 포함해 세 명의 구성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작은 규모지만 프로젝트마다 유연하게 움직이며, 상황에 따라 공간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포토그래퍼 등 협업자들이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방식이다. 특히 브랜드마다 고정된 매뉴얼을 적용하기보다, 프로젝트마다 ‘우리가 어떤 역할이어야 할까’를 먼저 고민하며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브랜드의 진짜 모습을 찾고, 곁에서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가는 조력자가 되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비즈니스적으로는 확장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 매출보다는 브랜드의 만족도와 브랜드다움,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과정을 성과로 본다. 프로젝트 단위로 수익을 창출하며, 기존에 함께한 브랜드라면 작은 요청도 프로젝트처럼 다루며 의리를 지킨다.
이처럼 서비스센터는 ‘유니콘’처럼 급성장하는 전략보다 ‘낙타 전략’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는 리듬과 감각을 지키며 오래가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최근에는 브랜드 운영 이후 생기는 문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거나 내부 컨설팅, 팀과의 협업 등 새로운 확장 포맷도 고민 중이다.
The First Penguin |
T |
전수민 디렉터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시절, 우연히 집 근처 카페의 메뉴판 제작을 맡게 되면서 더퍼스트펭귄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 카페가 더퍼스트펭귄에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였고, 이 일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스튜디오에 합류하게 된 것. 특히 더퍼스트펭귄에서의 경험은 전수민 디렉터의 디자인 관점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스튜디오에서는 공간 디자이너들이 그래픽까지 직접 맡는 경우가 많아 완성도가 아쉬웠던 상황. 그는 공간 안에서 그래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고민하며, 단순히 “어떻게 보일까”가 아니라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를 생각하게 됐다. 이 경험을 통해 공간과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고,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깊어졌다.
VISVIM |
V |
전수민 디렉터에게 영감을 주는 브랜드, 그중 하나는 비즈빔(VISVIM)이다. 고등학생 때 처음 접했지만, 다시 도쿄에서 접한 비즈빔은 한층 깊어진 철학과 태도로 다가왔다. 디렉터 나카무라 히로키(Hiroki Nakamura)에게도 관심을 가지며 매장을 자주 찾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비즈빔은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전수민 디렉터에게 정체성과 취향, 삶의 철학을 고민하게 만든 존재다. 아메리칸 빈티지 같지만, 그 속의 태도와 철학은 오히려 동양적인 결을 품고 있다. 나카무라 히로키 디렉터의 삶으로 증명된 진정성 덕분에, 꾸준히 애정을 가지게 된 브랜드다.
Werk |
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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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전수민의 A to Z: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로컬 브랜드까지, 서비스센터의 브랜딩 프로젝트 20 resize 4F5A6008](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resize_4F5A6008-832x555.jpg)
전수민 디렉터는 2018년 부산 전포동에서 시작한 베르크 로스터스의 브랜딩을 구축해왔다. 오픈 직후부터 2021년 12월까지를 ‘베르크 1.0’으로 정의하며, 초기 공간과 브랜드의 뼈대를 다졌다. 이후 2022년에는 패키지 디자인과 전포 쇼룸의 공간 변화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베르크 2.0’을 선보였다. 최근, 2025년 4월 베르크는 전포동에서 광안리로 자리를 옮기며 ‘베르크 3.0’ 시대를 열었다.
[Creator+]는 Design+의 스페셜 시리즈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터의 일과 삶의 경로, 태도와 방식을 더해 소개합니다. 인물을 조명하는 1편과 프로젝트를 A to Z로 풀어내는 2편으로 구성되었으며, 격주로 발행됩니다. [Creator+]는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소개한 ‘오!크리에이터’를 잇는 두 번째 크리에이터 기획입니다.
![[Creator+] 전수민의 A to Z: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로컬 브랜드까지, 서비스센터의 브랜딩 프로젝트 21 20250528 08364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20250528_083645.jpg)
![[Creator+] 전수민의 A to Z: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로컬 브랜드까지, 서비스센터의 브랜딩 프로젝트 22 20250528 02300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20250528_02300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