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김예진 & 이기용 비 포머티브 디자이너·디렉터
비 포머티브(be formative)는 제품, 가구, 공간을 넘나들며 협업의 태도로 디자인을 확장해온 스튜디오다. 지난 6월, 덴마크 코펜하겐 <3 Days of Design>에서 브루탈리즘 건축을 재해석한 새로운 가구 컬렉션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브랜드의 언어와 공간의 맥락을 함께 설계하는 디자인 감각과 흥미로운 협업 태도를 지금 만나보자.

[Creator+]는 Design+의 스페셜 시리즈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터의 일과 삶의 경로, 태도와 방식을 더해 소개합니다. 인물을 조명하는 1편과 프로젝트를 A to Z로 풀어내는 2편으로 구성되었으며, 격주로 발행됩니다. [Creator+]는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소개한 ‘오!크리에이터’를 잇는 두 번째 크리에이터 기획입니다.
editor’s note
김예진 디자이너와 이기용 디렉터가 함께 설립한 비 포머티브(be formative)는 제품, 가구, 전시, 공간, 건축을 넘나들며 일상의 장면을 새롭게 구성해 온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이들은 지난 6월 18일부터 6월 20일까지 열린 북유럽 최대 디자인 행사 <3 Days of Design 2025>에 참여했는데요. 덴마크 리빙 브랜드 아워소사이어티(Oursociety)의 전시를 통해 의자와 테이블로 구성된 새로운 ‘Kant Collection’을 선보였죠.
국내에서도 브랜드와의 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주방 브랜드 밧드야(VATYA)와는 지난 2025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브랜드 전시 공간을 함께 구성했고, 리빙 브랜드 라익디스(likethix)와는 블랭킷과 패브릭 제품을, 조명 브랜드 MBIS와는 신제품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브랜드마다 작업의 결이 다르지만, 비 포머티브는 언제나 ‘디자이너의 손이 닿을 수 있는 지점’을 끝까지 좇으며 균형을 조율해 왔죠.
이러한 배경에는 비 포머티브의 전신인 크래프트 콤바인(Craft Combine)의 시간이 자리합니다. 공예와 조형, 재료 실험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온 이들은, 이후 보다 더 구조적이고 산업적인 디자인 언어를 고민하며 지금의 이름으로 방향을 전환했는데요. 2020년 비 포머티브를 결성한 이후, 이들은 공예와 산업 사이의 균형, 브랜드와 디자이너 사이의 협업 방식, 그리고 듀오 스튜디오로서의 지속 가능성까지 꾸준히 고민해 왔습니다.
다섯 번째 해를 맞은 지금, 이들은 여전히 실험 중이며 또 조금씩 증명해 내고 있죠. 이번 코펜하겐 전시 이후, 또 한 번의 확장을 마주한 비 포머티브를 찾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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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 1. 비 포머티브, 북유럽 최대 디자인 축제를 가다
지난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3 Days of Design 2025>에 비 포머티브(be formative)도 함께 했어요. 한국에서 온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말에 현장에서 단번에 눈길이 가더군요.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김예진/이기용 지난해 여름, 덴마크 리빙 브랜드 아워소사이어티(Oursociety) 측에서 먼저 협업 제안을 주셨어요. 아워소사이어티는 덴마크 오르후스(Aarhus)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인데요. 북유럽 감성의 간결한 리빙 제품을 선보이면서도, 외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늘 새로운 조형을 실험해 온 팀이에요. 이번에는 한국 디자이너들과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이메일과 줌 미팅을 통해 서로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어떤 방향을 기대하는지 이야기를 나눴고, 그해 11월에는 아워소사이어티 팀이 직접 한국에 방문해 저희 스튜디오를 찾았어요. 직접 종이로 만든 프로토타입을 보면서 사이즈, 용접 위치, 스크류 방향 등 디테일 요소를 체크 하며 샘플 제작을 진행했습니다. 본격적인 개발은 <3 Days of Design> 전시를 목표로 한 일정에 맞춰 이루어졌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저희도 이번 행사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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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3 Days of Design >은 리빙과 제품 디자인 영역에서 영향력이 상당히 큰 행사로 성장했잖아요. 그만큼 기대하셨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김예진/이기용 저희도 이번이 첫 참여였지만, 그전부터 ‘괜찮다’, ‘가볼 만하다’라는 얘기를 계속 들어왔어요. 그래서 아워소사이어티 쪽에서 <3 Days of Design>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싶다’라고 제안했을 때, 우리도 직접 경험해보자고 바로 마음을 먹게 되었죠. 특히 전시장 위치가 코펜하겐에서 상징적인 장소인 뉘하운(Nyahavn) 쪽이어서, 그런 면에서도 기대가 컸던 것 같아요. 현지에서 직접 조립하며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도 신선했고, 단순한 전시라기보다는 체험형 공간처럼 운영된 점도 인상 깊었어요. 마치 파티에 초대된 듯한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디자인을 공유할 수 있어서, 저희에게는 전시 그 자체보다도 그 경험이 더 크게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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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처럼 뉘하운 운하, 게다가 그곳에 정박한 보트라는 전시 공간도 독특했어요. 현지에서 다양한 관계자와 협업은 어떠셨어요?
김예진/이기용 맞아요. 이번 전시는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뉘하운 운하에 정박한 보트 위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가장 독특했어요. 아워소사이어티 외에도 독일의 디자인 스튜디오 industrialkonzept, 덴마크의 service projects 팀과 함께 구성한 전시였는데, 전시라기보다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연출하는 것에 가까웠죠. 음료와 스낵이 함께 놓여 있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아 대화하거나 풍경을 즐길 수 있었어요. 덕분에 관람객 반응도 훨씬 유연하고, 진입 장벽 없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저희에게도 전시의 개념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경험이었고, 다른 분야의 팀들과의 협업이 전시의 확장성을 만들어주는 좋은 사례였다고 생각해요.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6 resize 2. Kant Collection 04 by Peter Vinther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2.-Kant-Collection_04_by-Peter-Vinther-1-832x1041.jpg)
이번에 소개한 가구와 테이블에는 ‘Kant Collection’이라는 이름을 붙이셨어요. 어떤 의미를 담은 걸까요?
김예진/이기용 ‘Kant’는 덴마크어로 단면, 모서리, 절단면을 뜻하는 단어예요. 이번 프로젝트가 금속 파이프를 잘라내고, 각을 만들고, 다시 용접해 구조를 조립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 단어가 작업의 방식과 형태를 가장 잘 설명해 준다고 느꼈어요. 동시에 브루탈리즘 건축처럼 구조가 솔직하게 드러나는 디자인 언어에도 영감을 받았고요. 사실 다른 후보도 있었는데요. ‘절단’이나 ‘단면’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언어를 고민했는데, 저희는 늘 이름이 형태를 지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Kant’가 가장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업을 표현해 주는 단어였습니다.
한편, 디자인은 브루탈리즘(Brutalism) 건축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들었어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어떤 레퍼런스를 참고하셨는지도 궁금해요.
이기용 브루탈리즘이라는 키워드는 브랜드 측에서 먼저 제안한 콘셉트였고, 저희는 주로 건축 레퍼런스를 중심으로 리서치를 시작했어요. 특히 브루탈리즘 건축이 지닌 기하학적인 구조나 반복되는 패턴에 주목했죠. 하나의 의자만으로는 그 인상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의자들이 쌓였을 때 그 구조감이 더 도드라지도록 디자인했어요. 파이프 프레임을 단순히 밴딩하는 방식이 아니라 커팅하고 용접해서 엣지가 살아 있도록 만든 것도 그런 시각적 임팩트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였고요. 겹치는 파이프라인의 구조나 의도적으로 과감하게 보이도록 설계한 디테일 모두 브루탈리즘적 조형 감각을 의자 하나에 담기 위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7 resize 2. Kant Collection 02 by Peter Vinther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2.-Kant-Collection_02_by-Peter-Vinther-1-832x1040.jpg)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8 resize 2. Kant Collection 03 by Peter Vinther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2.-Kant-Collection_03_by-Peter-Vinther-1-832x1040.jpg)
색상 선정에도 고민이 많으셨다고요.
김예진 ‘Kant Collection’의 색상은 전시 공간과의 조화를 가장 먼저 고려했어요. 이번 전시가 열린 뉘하운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항구 지역으로 파스텔 톤의 다채로운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곳이거든요. 저희도 그 공간에서 컬렉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를 바랐고, 그 분위기를 고려해 메인 컬러로 ‘스카이 블루’를 선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색에서 서울의 오래된 건물들이 떠오르기도 했고요.(웃음) 이외에도 파란색, 다홍색 등 몇 가지 색상을 더 개발했는데, 일부는 아워소사이어티에서 기존 제품군과의 톤 조화를 고려해 제안해 준 컬러이기도 했어요. 전시장에서는 튀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포인트가 되는 색을 찾는 게 핵심이었죠.
제품 제작은 유럽 현지에서 진행하셨어요. 아무래도 한국과는 방식이나 호흡이 많이 달랐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작업하면서 어떤 차이를 느끼셨나요?
김예진/이기용 맞아요. 일부 도색하는 과정은 모두 덴마크에서 이루어졌고, 파이프 프레임 같은 철제 구조는 폴란드에서 제작됐어요. 브랜드 쪽에서 이미 제작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서, 공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전체 유통은 그들이 맡았고, 저희는 디자인에 더 집중하는 구조였죠.
그리고 흥미로웠던 건, 제작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의견을 굉장히 많이 반영해 줬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용접 마감이 유광인지 무광인지, 용접 위치를 어디에 둘지까지도 디자이너에게 묻고 결정했어요.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협업하는 방식은 한국과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평등하게 작업한다는 인상이 강했어요. 단순히 ‘의뢰-수행’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존중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나누고 협업한다는 느낌이었죠.”
현장 반응도 궁금해요. 컬렉션에 대한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요?
김예진/이기용 모던하다? (웃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덴마크에는 클래식 한 가구가 워낙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희 컬렉션을 더 모던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특히 파이프의 구조나 겹쳐진 라인을 흥미롭게 보시더라고요. 사실 저희가 의도한 부분이기도 했는데, 그게 그대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전시 공간이 보트 위라 자연스럽게 앉아서 체험할 수 있었던 것도 피드백에 영향을 준 것 같고요.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9 resize 2. Kant Collection 01 by Peter Vinther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2.-Kant-Collection_01_by-Peter-Vinther-1-832x1040.jpg)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10 resize 2. Kant Collection 05 by Peter Vinther](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2.-Kant-Collection_05_by-Peter-Vinther-832x1040.jpg)
이번 프로젝트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 자체도 팀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을 것 같아요.
이기용 맞아요. 저희에게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해외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경험했다’라는 점에서 큰 전환점이었어요.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현지 제작 방식, 전시 기획, 브랜드와의 소통 등 전 과정을 직접 겪으면서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훨씬 단단해졌다고 느껴요. 특히 유럽 브랜드와의 협업에서 디자이너를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하는 문화를 체감하면서, 앞으로의 협업 방식이나 스튜디오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요. 내부적으로도 “지금은 디자인에 더 집중할 시기”라는 공감대가 생기면서, 당분간은 규모보다는 결과물의 밀도에 집중하자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덴마크 디자이너, 기획자, 프로젝트 매니저와 업무 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셨을 듯 해요. 덴마크 디자인 신(scene)에 대한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면요?
이기용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다양한 현지 스튜디오와 디자이너들을 만났는데, 인상적이었던 건 규모에 상관없이 협업이 굉장히 유연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었어요. 대부분 두세 명의 소규모 팀이었지만, 서로의 역할이 명확했고 크레딧도 잘 공유되더라고요. 브랜드,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기획자 간의 수평적인 협업 구조가 자연스럽게 정착된 느낌이었어요. 또 정부나 기관 차원에서 리빙 산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디자이너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부러웠고요. 무엇보다 ‘리빙 디자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은 건 디자이너 입장에선 정말 큰 차이라고 느꼈어요.
행사 이후에도 현지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등 시간을 보내셨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소도 있을까요?
김예진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아워소사이어티가 있는 도시, 오르후스에서 시청을 방문했을 때였어요. 클래식한 목재와 금속으로 구성된 엘리베이터를 아직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오래된 구조를 세심하게 관리하며 실용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죠. 디자인이라는 게 꼭 새로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는 방식도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달까요.
PLUS 2. 크래프트 콤바인에서 비 포머티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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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포머티브이전에는 ‘크래프트 콤바인’이라는 이름으로도 함께 활동하셨죠. 두 분이 처음 함께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에 관해 이야기해 보죠.
이기용 2014년 학부 수업을 통해 처음 만나 ‘크래프트 콤바인(Craft Combine)’이라는 팀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저희 둘 외에도 조준익 디자이너, 박윤 포토그래퍼까지 총 네 명이 함께했죠. 시멘트와 유리병을 조합한 캔들홀더를 만들며 재료의 물성과 조형에 대한 실험을 해봤고, 영상과 사진 아카이빙까지 팀 내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던 것도 당시 멤버 구성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크래프트 콤바인의 작업은 공예성과 실험성에 초점이 있었고, 그 경험은 지금의 작업에도 여전히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각자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나뉘게 되었고, 현재 박윤은 ‘박윤미술촬영’이라는 이름으로 포토스튜디오를 운영 중이고, 조준익은 ‘clear b’라는 유리 오브제 브랜드를 맡아 디렉팅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저희는 디자인 작업에 보다 집중하고자 새로운 이름으로 팀을 재정비하게 됐습니다. ‘비 포머티브(be formative)’는 크래프트 콤바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희 둘만의 색을 좀 더 선명하게 담아내기 위한 출발점이었어요. 크래프트 콤바인이 실험실 같은 역할이었다면, 비 포머티브는 그 실험을 토대로 본격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나아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12 03. Craftcombine Patterned Pallet Chair 05 by Park yoon](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03.-Craftcombine_Patterned-Pallet-Chair_05_by-Park-yoon-832x555.jpg)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13 resize 03. Craftcombine Mangchiman with MAUM STUDIO 07 by Park yoon](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03.-Craftcombine_Mangchiman-with-MAUM-STUDIO_07_by-Park-yoon-832x624.jpg)
크래프트 콤바인 시절과 비교해, 비 포머티브가 지향하는 디자인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기용 크래프트 콤바인 시절에는 공예성과 오브제 중심의 작업이 많았어요. 상업적인 제품이라기보다는, 조형성과 물성 실험에 가까운 결과물이 많았죠. 지금은 그때의 감각을 어느 정도 잇되, 보다 명확한 기능성과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바뀌었어요. 예를 들어, ‘의자’라면 단순히 예쁜 형태를 넘어 “앉는 데에 가장 적합한 구조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시작해요. 기능 하나가 명확하게 중심에 있는 디자인을 지향한다고 할까요. 리빙 제품을 주로 다루게 된 것도 그런 흐름과 맞닿아 있어요. 또 손으로 직접 만지는 감각, 공예적인 터치가 완전히 빠지지는 않도록 항상 균형을 고민하고 있어요. 지나치게 개성이 강한 오브제가 되기보다는, 적당한 상업성과 저희만의 색이 공존하는 지점을 찾으려고 합니다.
두 분이 함께 팀을 운영하신 지도 어느덧 5년째예요. 비 포머티브에서는 어떤 식으로 역할을 나누고, 팀워크를 유지해 오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예진 특별히 정해둔 룰은 없지만, 프로젝트마다 자연스럽게 리드를 나누는 편이에요. 저는 시각적인 것들이나 패키지 디자인처럼 비주얼 파트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작업을 주로 맡게 되고, 기용 디렉터는 기획이나 외부 커뮤니케이션, 행정 업무를 더 많이 담당해요. 큰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처음엔 함께 리서치하고 방향을 정리한 뒤, 각자 강점을 살려서 역할이 나뉘는 식이에요.
가끔은 서로 보는 방향이 다를 때도 있지만, 오히려 그게 팀에 더 좋은 긴장감을 주는 것 같아요. 혼자였다면 흐릿해졌을 지점들을 서로 잡아주는 감각이 분명히 있고요. 무엇보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지금까지 큰 충돌 없이 오래 함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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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이기용 디렉터가 스위스 로잔에 있는 에칼(ECAL)로 유학을 다녀온 시기도 있잖아요. 당시 팀 운영에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김예진 기용 디렉터가 유학을 결심하면서 비 포머티브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 시기에 저는 국내에서 작업을 이어가면서 스튜디오의 흐름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했고, 기용 디렉터는 현지에서 새로운 자극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각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죠.
이전에는 기용 디렉터가 리드를 맡는 경우가 많았다면, 그 시기엔 제가 더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끌고 가보는 경험을 하게 됐고요.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계속 연락하면서 서로의 상황을 공유했기 때문에, 단절되기보다는 오히려 서로에게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저희 둘 모두에게 필요한 성장의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한편, 두 분은 같은 전공을 하셨지만, 서로 관심 있는 디자인 분야나 접근 방식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이러한 차이가 팀 작업에는 어떤 식으로 녹아드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예진 저는 아무래도 텍스타일(textile)이나 컬러, 감각적인 부분에 좀 더 끌리는 편이에요. 리서치를 하거나 작업을 구상할 때도 컬러나 표면의 질감 같은 요소들에 먼저 반응하는 편이고요. 반면 기용 디렉터는 구조나 시스템, 작동 방식 같은 기능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하나의 제품을 두고 봐도 저희가 보는 포인트가 확실히 다르죠.
그런데 그런 차이가 오히려 저희 팀에는 좋은 균형처럼 작용해요. 서로가 보지 못한 면을 자연스럽게 보완해주기도 하고, 방향이 너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잡아주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는 두 시선이 겹쳐져서 저희만의 톤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저희도 그 과정이 늘 쉽지만은 않다고 느끼지만, 그만큼 결과물의 밀도가 더 높아지는 부분도 있어서 즐기면서 작업하고 있어요.
PLUS 3. 타협의 예술, 디자인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15 resize 17. SLDF vatya 02 by AMER STUDIO](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17.-SLDF_vatya_02_by-AMER-STUDIO-832x1248.jpg)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16 resize 17. SLDF vatya 04 by AMER STUDIO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17.-SLDF_vatya_04_by-AMER-STUDIO-1-832x1248.jpg)
비 포머티브는 레어로우, 밧드야, 라익디스, MBIS 등 국내 리빙 브랜드와도 꾸준히 협업하고 있어요. 브랜드나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예진/이기용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결’이에요. 브랜드가 어떤 톤을 갖고 있고, 그 안에 디자이너가 어떻게 개입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함께 작업했을 때 우리 팀이 어떤 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를 살펴봐요. 아무리 큰 브랜드라도 저희와 결이 맞지 않으면 정중하게 고사하거나, 다른 팀을 추천해 드릴 때도 있어요.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17 resize resize 12.Mora with MBIS 02 by MBIS](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resize_12.Mora-with-MBIS_02_by-MBIS.jpg)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18 resize resize 12.Mora with MBIS 05 by MBIS](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resize_12.Mora-with-MBIS_05_by-MBIS.jpg)
밧드야나 MBIS처럼 막 성장하는 단계에서 만난 브랜드와는 훨씬 밀도 있는 작업이 가능해요. 단순히 결과물을 납품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함께 고민하면서 만들어가는 구조기 때문이죠. 덕분에 저희가 추구하는 언어나 감각도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고요. 또 브랜드가 디자이너를 ‘어떻게 대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데요. 일방적으로 디자인을 의뢰하고 결과만 요구하는 곳보다는, 기획 단계부터 디자이너의 언어를 존중하고 함께 방향을 정해가는 브랜드와는 관계도 오래가고, 결과물의 질도 더 높아지더라고요.
“협업은 단순히 디자인을 주고받는 일이 아니라, 브랜드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하나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브랜드가 디자이너를 ‘어떻게 파트너로 대하느냐’에 따라 협업의 밀도나 완성도가 완전히 달라져요.”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19 resize 17. SLDF vatya 03 by AMER STUDIO](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17.-SLDF_vatya_03_by-AMER-STUDIO-832x555.jpg)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다 보면 실무적인 조율이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어려운 순간도 있을 텐데요. 실제로 작업을 진행하면서 ‘잘 맞는다’, 혹은 ‘이건 조금 어려웠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요?
김예진/이기용 좋았던 경험으로는 밧드야 같은 경우가 떠올라요. 초기 기획 단계부터 함께 방향을 논의했고, 브랜드도 디자인에 대해 명확한 기대치와 신뢰를 갖고 있었어요. 서로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부드럽게 흘렀어요. SLDF 같이 외부 전시를 함께 준비하면서는 팀처럼 움직였고요.
반대로 좀 어려웠던 경우는, 디자이너를 단순한 공급자처럼 생각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브리핑과 결과물에만 예민한 경우예요. 마감 일정이나 예산 중심으로 이야기만 오가면, 작업 자체보다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더 커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협업할 때 커뮤니케이션 구조도 꼭 함께 살펴봐요. 얼마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인지, 디자이너에게 어떤 언어로 피드백하는지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판매’와 ‘이익’이라는 요소를 생각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점에서 판매라는 목적이 디자인에는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도 궁금하네요.
김예진/이기용 아무래도 협업 프로젝트는 실제로 시장에 나가는 제품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조건을 무시하긴 어렵죠. 특히 가격이나 유통 방식, 생산 방식 같은 현실적인 제약이 디자인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다고 그걸 단순히 제약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안에서 저희 언어를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구조나 소재, 마감 방식 같은 부분은 브랜드에서 미리 정해오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럴 때는 저희가 가진 조형적인 언어나 비례감, 컬러 등을 통해 팀만의 터치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해요. 완전히 자유로운 환경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제한이 디자인을 더 명확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거든요. 결국엔 디자이너가 어떤 지점에서 균형을 잡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완전히 실험적인 결과물만 추구하기보다는, 시장성과 저희만의 감각을 어떻게 맞물리게 할 수 있을까? 그런 부분이 매번 고민이고, 또 협업의 묘미이기도 해요.
PLUS 4. 디자이너 듀오가 생존하는 방법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20 02 7](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02-7-832x555.jpg)
브랜드와의 협업을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튜디오 운영에 관해서도 궁금해지는데요. 독립 스튜디오로서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생존 환경은 어떤가요?
이기용 아무래도 수익 구조가 불안정하다는 게 제일 커요. 프로젝트가 있으면 몰리듯이 들어오는데, 없을 땐 아예 몇 달씩 공백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디자인 작업이라는 게 원래 프로세스도 길고, 특히 저희는 리빙이나 가구 쪽을 하다 보니까 하나의 결과물이 실제로 제품화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려요. 그 사이에 수익이 바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외부 팀이나 브랜드와 일하다 보면 속도 차도 크게 느껴요. 상대는 빠르게 결과를 원할 때가 많은데, 저희는 아무래도 고민하는 시간이 좀 긴 편이라… 그럴 땐 속도를 어떻게 조율할지 늘 고민하게 돼요. 너무 타이트하게 따라가면 저희 색이 흐려질 수 있고, 그렇다고 저희만의 속도를 고집하면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균형을 맞추는 게 제일 어렵고 또 가장 현실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을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김예진 일단 서로에 대한 신뢰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이기도 하고, 작업을 같이 하면서 생긴 감각적인 합도 있어서요.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추는 구조가 있어요. 제가 조금 지치거나 흔들릴 때는 기용 디자이너가 중심을 잡아주고, 반대로 기용 디렉터가 바쁠 땐 제가 실무를 챙기면서 맞춰가는 식으로요.
그리고 둘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혼자였다면 감정적으로나 실무적으로 훨씬 더 불안했을 텐데, 같이 있으니까 계속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어요. 큰일이 없어도 루틴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 그게 저희에겐 생각보다 중요하더라고요. 누군가와 같이 일한다는 감각이 팀을 붙잡아주는 힘이 된달까요.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21 resize 04. be formative exhibition 01 by Jongwon Kang](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04.-be-formative-exhibition_01_by-Jongwon-Kang-832x555.jpg)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22 resize 04. be formative exhibition 0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resize_04.-be-formative-exhibition_05-832x554.jpg)
매년 전시나 협업 프로젝트를 하나씩 꼭 해보자는 루틴을 유지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그런 흐름은 어떻게 만들어가고 계신가요?
이기용 저희끼리는 해마다 초에 회의를 하죠. “올해, 뭐 하나는 하자”, “전시든 협업이든 하나는 꼭 해보자” 같은 식으로요. 어떤 해는 전시가 될 수도 있고, 어떤 해는 외부 협업이나 파일럿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고요. 꼭 성과를 내기보다는, 흐름을 끊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커요.
특히 독립 스튜디오는 큰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 멈춰버리거나, 루틴이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1년에 하나는 꼭 완성해 보자고 정해놓고 움직여요. 그게 결과적으로 팀의 리듬을 유지하게 해주는 장치가 되는 것 같아요. 큰 전시든 작은 실험이든, 그런 장치가 없으면 흐름이 쉽게 끊기거든요.
디자인 작업, 브랜드 프로젝트 외에도 스튜디오를 유지하기 위해 병행하고 있는 수익 구조나 전략도 궁금하네요. 결국 살아남는 자가 강한 사람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이기용 디자인만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죠(웃음). 그래서 작업 외에도 외부 강의 등의 일을 병행하고 있어요. 단순히 생계를 위한 일이라기보다, 저희가 작업하는 영역과 연결된 방식으로 선택하려고 해요. 제품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도 있지만, 브랜딩이나 시각 디자인 쪽으로 확장하면서 조금씩 수익 구조도 다양화됐고요. 요즘은 ‘외부 프로젝트와 자체 작업의 균형’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수익만 따라가다 보면 팀의 색이 흐려질 수 있고, 그렇다고 전시나 실험만 하자니 현실적인 운영이 안 되니까요. 그 사이에서 매번 조율하며 유지하는 게 저희의 생존 방식인 것 같아요.
PLUS LIST
비 포머티브에게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 3
-서정화, 김기현, 문석진, 송봉규
이들은 김예진 디자이너와 이기용 디렉터가 대학 시절 수업을 통해 만난 국내 디자인계의 교수들이자 디자이너들이다. 특히 서정화 교수는 디자인 전반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태도 면에서 큰 영향을 주었고, 김기현·문석진·송봉규 디자이너 역시 각각의 실무 경험과 교육 방식이 비 포머티브의 디자인 기초를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실질적인 피드백과 현장감 있는 조언들이 오랜 시간 영향을 남겼다고 한다.
-알토 부부(Alvar & Aino Aalto)
비 포머티브의 김예진 디자이너, 이기용 디렉터는 부부 디자이너다. 신혼여행을 핀란드 헬싱키로 다녀오며 직접 방문한 알토의 작업 공간과 집, 아내 아이노가 만든 가구나 선반 등을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부부가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쌓아온 작업 방식, 생활과 디자인의 균형감이 현재 비 포머티브가 팀으로 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동료 디자이너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친구이자 동료 디자이너들로부터도 지속적인 자극을 받는다. 특히 페시(PESI)와 같은 동기 그룹의 스튜디오들과는 라익디스 제품 협업을 통해 교류가 있었고, 서로의 아이디어나 실험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관계가 유지된다. 단순히 레퍼런스를 넘어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존재로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말한다
TIPPING POINT
비 포머티브의 티핑 포인트는 스펙터클한 성공보다, 쉬지 않고 흐름을 이어온 시간 그 자체다. 크래프트 콤바인이라는 이전 팀에서 분화해 새롭게 스튜디오를 시작했을 때, 두 사람은 다시 처음부터 자신들의 언어를 다듬어야 했다. 중간에 유학, 휴식기, 재정비의 시간을 거쳤지만, 팀의 결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디자이너로서의 확신보다, 둘 사이의 균형감이 모든 것을 붙잡아준 힘이었다.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23 20250709 08483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09_084835.jpg)
![[Creator+] 비 포머티브: 결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성장을 디자인하다 24 20250709 10173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09_10173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