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목재의 세계

〈매듭: 트렌티노 목재의 문화, 기업, 디자인〉전

목재의 다층적 가능성을 조명한 이번 전시는 트렌티노 지역의 산업적 기반을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목재 디자인이 사회적 책임, 최소 거주, 지속 가능성 등 동시대 의제를 어떻게 품을 수 있는지 제시했다.

무궁무진한 목재의 세계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12일까지 밀라노 ADI 디자인 뮤지엄에서 이탈리아 트렌티노 지역의 목재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트렌티노 자치주와 ADI 디자인 뮤지엄이 손잡고 기획한 〈매듭: 트렌티노 목재의 문화, 기업, 디자인(Knots. Culture, Enterprise and Design of Trentino Wood)〉전이다. 15명의 디자이너를 초청해 트렌티노 목재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 이 전시는 지역의 전통 산업을 동시대 디자인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자리였다.

20260419134201 NODI 1
로렌초 다미아니의 ‘스트리트 베드 유닛’.

특히 눈길을 끌었던 작업은 디자이너 로렌초 다미아니Lorenzo Damiani의 ‘스트리트 베드 유닛Street Bed Unit’. 일반적으로 목재는 따뜻한 질감과 자연스러운 색감 덕분에 고급 인테리어 소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프로젝트는 정반대로 거리에서 생활하는 홈리스를 위해 고안했다. 사면의 단열 벽 안에 침대와 최소한의 수납공간만 배치한 이 구조물은 필요에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모듈식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홈리스 문제가 세계 주요 도시의 과제로 떠오른 오늘날,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시킨 셈이다.

20260419134208 NODI 9
〈매듭: 트렌티노 목재의 문화, 기업, 디자인〉 전시 전경.

이와 함께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작품도 화제를 모았다. 르코르뷔지에의 카바농Cabanon에서 영감을 얻은 정이십면체 구조의 ‘이코사에드로Icosaedro’는 최소한의 공간에서 인간의 기본 거주 개념을 탐구했던 근대건축의 실험을 재해석하며 목재라는 전통 재료가 여전히 건축적 사유의 유효한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목재의 다층적 가능성을 조명한 이번 전시는 트렌티노 지역의 산업적 기반을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목재 디자인이 사회적 책임, 최소 거주, 지속 가능성 등 동시대 의제를 어떻게 품을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매듭: 트렌티노 목재의 문화, 기업, 디자인〉전
주최
ADI 디자인 뮤지엄
주관 트렌티노 자치주
큐레이터 파올로 발데사리Paolo Baldessari, 알도 콜로네티Aldo Colonetti
전시 디자인 다비드 돌치니David Dolcini
참여 디자이너 로렌초 다미아니, 마리오 보타 등 15명
사진 Carlo Baroni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75호(2026.05)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