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밀러의 글로벌 캠페인 ‘Sit your best’ 릴레이 인터뷰 ③ 우연주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 세일 체어

허먼밀러는 글로벌 캠페인 'Sit your best'를 통해 잘 앉는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그것은 곧 더 나은 자세를 만들고, 생각을 바꾸고, 생산성을 높이며, 결국 하루 전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믿음이다.

허먼밀러의 글로벌 캠페인 ‘Sit your best’ 릴레이 인터뷰 ③ 우연주

허먼밀러와 함께 긴 시간을 보내 온 사용자들을 만나는 릴레이 인터뷰, 세 번째 주인공은 디자인 스튜디오 AHND의 우연주 이사다. 우연주 이사는 공간을 만드는 행위가 결국 그 안에 머무는 사람의 경험을 빚어내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공간을 채우는 가구를 선택하는 기준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의자에 어떤 방식으로 몸을 기대느냐에 따라 일에 몰입하는 태도와 흐름이 달라진다고 본다. 공간과 가구, 그리고 사람이 이루는 조화를 집요하게 고민하는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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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곳곳에 놓인 에어론과 세일(Sayl) 체어 외에도 다양한 아이코닉 체어들이 눈에 띈다.

제자리에 앉아 몰두하는 시간이 가장 길지만 의식적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업무를 보곤 한다. 집중이 필요할 때, 휴식이 필요할 때, 자유로운 아이데이션이 필요할 때, 상황에 따라 사무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이 의자에도, 저 의자에도 몸을 맡겨보는 식이다.(웃음)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각 의자가 가진 특성과 차이를 몸으로 분명하게 이해하게 됐다. 의자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업무의 방식과 리듬을 함께 만드는 요소라는 걸 그렇게 체감했다.

허먼밀러를 처음 만난 순간이 궁금하다.

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갔던 설계사무실이었다. 사무실 전체에 허먼밀러 책상과 의자가 갖춰져 있었고, 그 풍경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디자인처럼 다가왔다. 그중에서도 공간을 자연스럽게 구획하는 파티션 시스템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개개인의 업무 영역을 유연하게 나누면서도, 사무실 전체에 정돈된 긴장감과 프로페셔널한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공간의 완결성을 목격했던 그때의 첫인상은 지금까지도 가구를 선택하고 공간을 설계하는 내 기준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하는 동안 수많은 의자를 다뤄왔을 텐데, 세일 체어에서 특별히 발견한 것이 있나?

오피스 설계 도면을 그리다 보면 의자가 생각보다 부피감이 크다는 인상을 받는다. 반면 세일 체어는 실물은 물론 도면상에서도 시각적인 여유가 느껴졌다. 상부로 갈수록 좁아지는 디자인 덕분에 공간이 훨씬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현수교의 원리를 차용한 건축적인 서스펜션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미세한 움직임에 부드럽게 반응하는 탄성 덕분에 압박감이나 피로가 덜 쌓인다는 것도 많은 이들이 매력으로 꼽는 부분이다. 다만 몸을 강하게 잡아주는 타입은 아니기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정적인 작업보다는 자유로운 움직임이 동반되는 환경에 더 적합하다.

설계자로서 세일 체어를 제안할 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환경은 어디인가?

오피스뿐만 아니라 주거 프로젝트에서 재택근무용 의자가 필요할 때 세일 체어를 자주 떠올린다. 디자인과 사이즈 면에서 사무용 가구 특유의 경직된 인상이 덜해 집안 어디에 두어도 이질감이 없다. 가정 내에서의 의자는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 가구의 성격이 강하다. 세일 체어는 성인부터 청소년까지 두루 앉기에 규모가 적당하고, 다양한 신체 조건과 습관을 유연하게 받아주는 편이다. 누가 앉더라도 별다른 조절 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편안함을 유지해 준다는 것. 그 적절한 균형점이 세일 체어가 가진 강점이라고 느꼈다.

세일 체어는 해양 유입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된다. 지속가능성이 시대의 과제가 된 지금, 창작자의 시선에서 이러한 시도는 어떻게 보이는가?

리사이클 소재를 적용하거나 탈물질화를 실현하는 것은 브랜드가 자신의 철학을 제품으로 증명하는 일이다. 옳다는 믿음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만들어낼 때 소비자는 그 진정성에 반응한다. 디자이너로서도 마찬가지다. 조건과 기능이 비슷한 제품군이라면 환경적 가치를 지닌 쪽을 먼저 제안하게 된다. 결국 사용자는 의자라는 물건을 넘어, 그 브랜드가 지향하는 태도를 함께 선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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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밀러가 제안하는 ‘Sit Your Best’라는 가치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자세를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상태,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앉음’이다. 결국 좋은 앉음이란 정적인 고정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움직임에 가깝다.

‘잘 앉는 경험’을 구현하기 위해 오피스 체어가 갖춰야 할 요건은 무엇이라 보는가?

디자인을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면 오피스 체어는 앉는 행위 전반을 가이드하는 정교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스튜디오에서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에어론Aeron과 코즘Cosm 체어도 사용하고 있는데, 그 차이가 꽤 흥미롭다. 장시간 집중이 필요한 설계 업무를 보거나 단단한 지지력을 선호하는 직원은 몸의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에어론을 선호한다. 반면 체격이 작거나 노트북을 들고 자리를 옮겨가며 유연하게 일하는 경우에는 신체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세일 이나 코즘 체어를 훨씬 편안하게 느낀다. 자리를 바꿔 앉아보며 서로의 착석감을 비교해 보기도 하지만, 결국 개인의 습관과 작업 방식에 따라 ‘나에게 맞는 의자’는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뿐이다. 결국 잘 앉는 경험이란 나에게 맞는 상태를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에 가깝다. 따라서 앞으로의 오피스 체어는 하나의 완벽한 정답을 말하기보다 사용자의 다양성을 세심하게 포용하는 맞춤형 경험의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앉음’의 관점에서 세일 체어의 가장 큰 매력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

특정한 정답 자세를 강요하지 않고, 어떤 사용자의 움직임이든 너그럽게 받아주는 유연함이다. 그 다정한 포용력이 세일 체어가 지닌 독보적인 가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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