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으로 탐독하는 오설록의 브랜드 유산, 티라이브러리
지난 7월말 오설록 티하우스 한편에 티라이브러리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브랜드의 철학과 차를 향한 집념이 느껴진다.

브랜드 자산을 축적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사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이를 갈무리하고 발현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제를 완수하면 편린처럼 흩어져 있던 브랜드 자산의 강력한 구심점이 생긴다. 지난 7월 말 문을 연 오설록 티라이브러리가 바로 그런 공간이다. 지난해 매스스터디스의 설계로 화제를 모은 오설록 티팩토리 한편에 들어선 티라이브러리는 차 문화를 후대에 남기고자 했던 창업주의 정신을 계승해 오설록이 축적해 온 차에 대한 집념을 아카이빙한 공간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제주의 땅이 최고의 차를 생산하는 터전으로 탈바꿈하기까지 40여 년간 이어온 브랜드의 철학과 역사, 생산 노하우, 지속 가능성 등을 다양한 전시로 소개한다. 이 녹록지 않은 과업을 구현하기 위해 오설록이 선택한 콘셉트는 라이브러리다. 지성의 보고인 도서관을 브랜드 자산의 아카이브 공간으로 치환한 것이다.


실제로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을 중심으로 펼쳐진 12개의 서가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도서관의 디렉토리에서 착안한 것으로, 방문객은 서가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차에 관한 콘텐츠를 살펴볼 수 있다. 노출 콘크리트 지붕 아래 절제된 디자인으로 연출한 공간과 서가는 브랜드 정체성을 감각적으로 전한다.


서가를 따라 구성한 동선에서도 섬세한 사용자 경험 설계가 돋보인다. 제주에서 생산한 찻잎이 로스팅을 거쳐 깊은 향과 풍미를 지닌 호지차로 완성되는 제조 공정을 살피는 호지차 로스팅 존부터 시음과 구매를 돕는 호지차 시음 존과 제품 존이 선형으로 이어진다. 그 너머에는 브랜드의 유산을 소개하는 전시 존과 미디어 존을 마련해 오설록이 쌓아온 차 문화와 브랜드 유산이 방문객에게 순차적으로 각인되도록 했다.



한편 티라이브러리는 9월 3일부터 공간을 더욱 깊이 경험할 수 있는 도슨트 투어를 운영한다. 전시 공간과 생산 시설인 티팩토리, 한남차밭 전망대를 둘러보며 차가 완성되는 전 과정을 살피는 프로그램이다. 티 마스터와 다양한 차를 시음하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를 찾아볼 수 있다.

티팩토리, 차를 즐기는 티하우스에 더해 티라이브러리까지 오픈하며 오설록은 팜투컵(farm-to-cup) 과정을 경험하는 복합 차 문화 공간을 완성했다. 차의 본질과 스펙트럼을 깊이 있게 조망한 콘텐츠와 정갈한 디자인은 오설록의 지난 여정을 통찰력 있게 전한다.



공간 기획 및 디자인 총괄 오설록, osulloc.com
인테리어 디자인 WGNB
인테리어 시공 디자인본오
그래픽 디자인 & 사이니지 MYKC
패브릭・유니폼 디자인 스튜디오 오유경
VMD 아라비 스튜디오
사진 최용준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652번길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