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숲의 나무, 예술적인 지팡이로 환생하다
전시 〈80 Canes from the Ashes〉
불탄 숲의 가치를 되살리는 디자이너의 실천은 올해도 이어진다. 작년 전시보다 커진 규모로, 작가의 손길을 거쳐 예술적인 오브제로 환생한 지팡이 작품을 감상해 보길.
전시 〈80 Canes from the Ashes〉는 작년 전시 〈검은 땅 75,010,925평〉에서 이어진다. 2022년 울진에서 강릉까지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인해 수십 년 그 자리를 지켰던 나무들이 잿더미가 되었다. 이렇게 타버린 나무들은 쓸모가 없어져 버려지게 마련.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활동하는 평화의숲과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졸업생 모임인 홍림회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전시 〈80 Canes from the Ashes〉는 대형산불의 심각성을 알리고 산불로 소실된 나무를 재활용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자원의 순환성을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전시명은 산불의 피해를 명확히 보여주고, 동시에 80개의 지팡이라는 작품 수를 상기시키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여기에 ‘Ashes’는 불타버린 숲의 고통을, ‘Canes’는 인간의 의지와 복원력을 나타낸다. 전시에 참여한 53명의 작가는 산불로 타버린 적송을 사용해 자신만의 지팡이를 디자인했다. 작품으로 지팡이를 선택한 이유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도구이자 인간의 권위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더불어 전시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연이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검은땅 75,010,925평’, 2022년 대한민국 산불로 소실된 숲 면적입니다.
사단법인 평화의숲 이사장 류영재
이렇게 숲이 사라지면 산림자원도 사라짐과 동시에,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의 흡수원도 사라집니다.
관람객들에게 산불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피해목을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쳐
모습으로 재탄생 시킨 80여 작품을 감상할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올해 전시 역시 베리준오 오준식 대표가 전시 기획 자문을 맡았다. 디자인이 더 많은 소비를 위하여 남용되는 이 시대에 원초적인 디자인의 소명에 가까운 이 전시가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공존의 메시지를 제공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다. 9월 28일에는 ‘회복과 지속 가능성: 예술이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라는 주제로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준식 디자이너가 모더레이터로 나서고 사단법인 평화의 숲의 김재현 대표, 아트 퍼니처 최병훈 작가, 피피에스·챕터원의 구병준 대표가 참석한다.
Information
전시 〈80 Canes from the Ashes〉
기간 2024년 9월 28일 – 2024년 10월 6일
장소 제비 한옥(서울 중구 중림로7길 6)
토크 프로그램 ‘회복과 지속 가능성: 예술이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
일자 2024년 9월 28일(토), 15:30 –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