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euteo Poster: 한국의 현대 포스터 디자인〉

포스터는 시대와 사회를 투영하는 거울이 될 수 있을까? 홍콩의 아트북 출판사 빅셔너리가 선보인 〈Poseuteo Poster: 한국의 현대 포스터 디자인〉은 다종다양한 포스터를 통해 동시대 한국 사회의 면면을 비춰보는 책이다.

〈Poseuteo Poster: 한국의 현대 포스터 디자인〉

포스터는 선전과 선동이라는 본위의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매체다. 동시에 수명이 짧고 호흡이 빠른 만큼 가장 전위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시도할 수 있는 실험의 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포스터는 시대와 사회를 투영하는 거울이 될 수 있을까? 홍콩의 아트북 출판사 빅셔너리(Victionary)가 선보인 〈Poseuteo Poster: 한국의 현대 포스터 디자인〉은 다종다양한 포스터를 통해 동시대 한국 사회의 면면을 비춰보는 책이다. 일본의 포스터 디자인을 다룬 〈Posutā Poster〉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로, 정제된 레이아웃과 대담한 타이포그래피를 계승해 두 권 사이의 시각적 연결점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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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에서는 한국 그래픽 디자이너 47팀의 포스터 작업을 선보인다. 일상의실천, 신신, 워크룸프레스 등 디자인 신을 지탱하는 기성 스튜디오부터 지금 막 떠오르는 신진 디자이너까지 폭넓게 소개한다. 작업의 스펙트럼도 상당하다. 서예 전통을 이어받은 작품부터 급진적인 디자인 실험의 결과물까지 두서없이 뒤섞여 있다. 포스터를 분류하는 기준이나 방법론은 따로 두지 않았다. ‘한국적 디자인’을 특정한 조형 언어나 문법으로 정의하지 않으려는 분명한 의도다. 책장을 넘길수록 확장되는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지형도를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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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에는 종종 기획자나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았던 면이 드러난다. 나는 그것이 포스터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믿는다. 클라이언트의 의도에서 다소 벗어나더라도, 대상을 마주했을 때의 막연한 인상에 기대어 ‘의도적인 오역’을 저지르는 것은 디자이너에게 허락된 일말의 유희다. 이 책에 실린 포스터들은 해묵은 한국적 디자인을 계승하기보다 도시의 속도에 저마다의 직감으로 반응하는 쪽을 택한 결과다. 한국의 디자인을 ‘K-스타일’ 같은 공허한 말로 묶어두기보다 멈추기를 거부하는 이 도시의 호흡을 느껴보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대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기꺼이 왜곡하는 디자이너들의 ‘즐거운 오역’을 발견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이재민 fnt 대표

디자인·출판 빅셔너리
참여 작가 이재민 외 46팀
판형 150×205mm
발표 시기 2026년 3월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75호(2026.05)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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