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에 신뢰를 담는 디자인, 피치 항공 리브랜딩
한때 LCC(저비용 항공사)는 가격 자체가 브랜드였다. 하지만 경쟁사가 증가하고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 LCC들은 왜 우리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새롭게 설명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일본의 피치 항공이 디자인 스튜디오 넨도와 함께 브랜드 리뉴얼을 시도했다.

이번 리브랜딩의 특징은 브랜드 전체를 상징하는 모티프로 ‘원’을 사용한 점이다. 고객과 만나는 다양한 접점에 크기와 색이 서로 다른 원형 그래픽을 겹겹이 배치해 누구나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피치 항공의 방향성을 반영했다. 사람과 사람, 장소와 장소를 가볍게 연결하고, 고객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듯한 포용성을 원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한편 원형 모티프는 피치 항공이 창립 초기부터 유지해 온 여행의 설렘과 놀이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러한 개념을 기체 디자인에도 반영했는데, 원형 패턴을 랜덤하게 배치해 여행이 주는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과 기대감을 담아냈다.
컬러 팔레트에도 변화를 주었다. 기존의 선명한 퍼플 중심 구성에서 벗어나 핑크와 아이보리, 베이지 등 보다 부드러운 어스 컬러 계열을 함께 사용하는 방향으로 확장했다. 이토 아키히로 넨도 COO는 “부드럽고 따뜻한 브랜드 이미지를 지향하면서도, 공항이나 기내처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환경에서는 높은 시인성과 명확함 역시 중요했다. 따라서 핑크와 베이지, 아이보리 안에서도 다양한 톤을 설정하고 상황에 따라 최적의 색을 구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라고 설명했다.

로고 역시 기존 디자인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글자 간격에 여유를 두고 모서리에 둥근 형태를 더해 보다 부드럽고 친근한 인상을 주고, ‘p’ 자 위에는 복숭아 잎사귀를 연상시키는 아이콘을 위트 있게 추가했다. 또 잎사귀와 글자 끝부분에 공통적으로 둥근 디테일을 적용해 브랜드 전반의 일체감을 강화했다.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고객이 ‘품질 향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접점에서 정보의 구조와 동선을 다시 정비하고, 노이즈를 줄이고 표현 규칙을 통일해 보다 심플하고 이해하기 쉬운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했다.”
이토 아키히로 넨도 C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