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조명한 마릴린 먼로의 새로운 서사, 〈플레시 임팩트〉
치열한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삶을 개척한 마릴린 먼로와 제네시스의 이야기는 럭셔리가 물질적 가치를 넘어 자신만의 기준과 태도를 만들어가는 여정임을 보여준다.

마릴린 먼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단편영화 〈플레시 임팩트〉가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이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안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제네시스가 제작을 지원하고 배우 겸 감독 매기 질렌할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소비된 마릴린 먼로를 배우이자 창작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지난 6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열린 특별전 〈매니페스팅 마릴린〉의 연장선에 있는 프로젝트로 전시에서 희귀 아카이브와 몰입형 설치 작업을 통해 대중이 기억하는 아이콘 너머의 삶을 조명했다면, 영화에서는 한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그 서사를 이어간다. 영화는 마릴린 먼로가 100세까지 살아 있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뉴욕의 한 오디션장을 찾은 노년의 마릴린 먼로는 20대 여성을 위한 배역에 도전하고, 나이를 이유로 캐스팅을 망설이는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배우 인생을 들려준다. 엘렌 버스틴과 다코타 존슨이 각각 노년과 젊은 시절의 마릴린 먼로를 연기하며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 보여주고 화려한 스타의 이미지 뒤에 가려져 있던 한 여성의 삶과 배우로서의 시간을 비춘다.

시대의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스스로 정체성과 커리어를 구축한 마릴린 먼로의 삶은 한국에서 출발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도약한 제네시스의 여정과 맞닿아 있다. 치열하게 꿈꾸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먼로처럼 제네시스 역시 ‘한국에서 탄생한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라는 대담한 목표 아래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해왔다. 한 세기가 지나도록 기억되는 먼로와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제네시스. 두 이야기는 럭셔리가 물질적 가치를 넘어 자신만의 기준과 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Mini Interview
매기 질렌할 감독
지난 10월 7일, 영화 공개에 앞서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을 바탕으로 매기 질렌할 감독의 주요 답변을 정리했다.

〈플래시 임팩트〉는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 마릴린 먼로라는 인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흥미롭게도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한 제네시스의 의뢰로 시작됐다. 마릴린 먼로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단편 영화를 만들어달라는 제안이었다. 사실 나는 마릴린 먼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대표작 몇 편을 봤고, 미국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인물이지만,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일종의 상징화된 환상 속 이미지에 가까웠다. 그녀에 대해 깊이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제안을 받고 일주일 정도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그녀의 영화를 찾아보고 책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제네시스가 마릴린 먼로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를 의뢰했을 때, 극 중 그녀가 실제로 100세가 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그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보자고 했다. 주말 동안 빠르게 각본을 썼다. 이 이야기가 나를 어렵고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곳으로 이끌 수 있을지 계속 궁금해졌다. 각본을 쓰는 동안 이야기가 계속 새로운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이후 엘렌 버스틴과 다코타 존슨이 합류하면서 영화는 또 다른 생명력을 얻었다. 나는 그 가능성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했다.
일반적인 영화 제작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었으며, 제작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자유를 보장받았나?
제네시스는 영화의 내용에 관한 논의에는 참여했지만, 창작 과정에서 내게 완전한 자유를 주었다. 제네시스의 의도는 한 명의 영화 창작자를 지원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뿐 아니라 함께하는 배우와 제작진도 충분히 지원한다면 기존의 틀을 벗어난 독특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기대했던 것 같다. 처음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는 제네시스가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흔쾌히 함께 만들어보자고 했을 때 놀랐다. 그때 비로소 이들이 정말 새롭고 흥미로운 시도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엘렌 버스틴과 다코타 존슨을 마릴린 먼로 역에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인가?
배우로 활동하면서 흥미로웠던 순간은 나를 잘 모르는 누군가가 새로운 시선으로 나를 발견하고,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역할을 제안할 때다. 배우가 자신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배워야만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을 맡기고 싶었다. 다코타 존슨이나 엘렌 버스틴 역시 지금까지 해온 연기를 반복하는 모습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길 바랐다. 먼로의 노년기를 연기할 배우로는 자연스럽게 엘렌 버스틴이 떠올랐다. 함께 작업하며 50년 넘게 연기를 이어온 배우의 정교한 기술과 예상을 뛰어넘는 대담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다코타 존슨은 〈로스트 도터〉에서 함께 작업한 인연으로, 각본을 쓰는 내내 염두에 둔 배우다. 처음에는 먼로와 외모가 닮지 않았다는 점을 고민했지만, 곧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릴린 먼로는 실제 모습보다 상징화된 이미지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1년 동안 그녀를 연구한 나조차도 잠시 멈춰 생각해보면 실제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그녀의 마음과 내면이었다. 두 배우 모두 영화가 다루는 주제에 공감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17분 남짓한 짧은 영화지만, 두 배우가 역할을 통해 자신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화에는 유쾌하면서도 급진적인 성격이 담겨 있다.
배우와 감독 양쪽의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 연출 과정에서 영향을 받은 감독이나 협업 방식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첫 장편 연출작인 〈로스트 도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일이었다. 배우뿐 아니라 촬영감독, 프로덕션 디자이너, 조명감독 등 모든 스태프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고 싶었다. 물론 감독으로서 최종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억누를 이유는 없다. 배우로 활동하면서 함께 일했던 훌륭한 감독들은 대부분 협업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오히려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신감이 없는 감독들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억누르려는 모습을 보였다. 혼자 방에 앉아 상상한 것을 그대로 구현하려는 영화보다, 촬영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생각과 시선을 끌어안은 영화가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제작에 있어 공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은 주제나 관심사가 있는가?
지금 두 편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각본을 쓰기 시작했지만, 아직 그 작품들이 궁극적으로 무엇에 관한 이야기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야기가 진짜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발견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괴물 영화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더라도, 조금 더 깊이 들어가다 보면 왜 이 이야기가 나에게 찾아왔는지, 지금 이 시점에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알게 된다. 새로운 두 프로젝트 역시 그런 과정의 초입에 있다. 이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게 될지 열어둔 상태다. 지금은 바로 그 가능성을 알아가는 흥미로운 단계에 있다.
기획 제네시스
연출 매기 질렌할
협력 어센틱 브랜즈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