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디자인] 그래픽 디자이너부터 프로덕션 디자이너까지, 영화를 디자인하는 여성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특수 효과, 세트 및 소품, 영화 포스터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여성 디자이너들을 소개한다.
역사적으로 여성 영화인들은 다양한 영화 산업 분야에 기여해왔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샤넬이 올해 새롭게 제정한 ‘까멜리아상’은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위상을 높이고 그들의 문화·예술적 기여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 상이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첫 수상자로 한국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류성희가 선정되었으며, 오는 10월 2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처음으로 시상된다.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약 열흘간 부산에서 펼쳐질 영화 축제를 기다리며 류성희 디자이너를 포함해 영화계에서 활동하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1. 그래픽 디자이너 김혜진
“그저 좋으니까 계속 꿈을 꾸고 계획하며 꾸준히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꽃피는 봄이오면’의 설립 20주년을 앞두고 김혜진 대표가 한 말이다. 다시 10년이 흘러 꽃봄은 30주년을 바라보는 스튜디오가 되었다. 김혜진 대표는 영화 〈박하사탕〉 포스터로 영화 광고 비주얼 디자인을 시작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박쥐〉, 〈도둑들〉 등 수백 편의 포스터를 디렉팅했다. 1990년대 후반 한국 영화가 급속도로 발전한 시기부터 현재까지, 그는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는 실무형 디자이너이다. ▶ 2000년대 초반의 영화 포스터 비주얼, 2013년 김혜진 대표 인터뷰 자세히 보기
2. 프로덕션 디자이너 류성희
한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프로덕션 디자이너를 꼽는다면 단연 류성희다. 그는 세트나 소품 만드는 것을 넘어서 영화적 세계관을 확장하는 프로덕션 디자이너다. 〈헤어질 결심〉, 〈외계+인〉, 〈아가씨〉, 〈괴물〉, 〈달콤한 인생〉, 〈올드보이〉 등 세련되거나 독특한 미장센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는 늘 그의 이름이 등장했다. 프로덕션 디자인에 대한 개념조차 미미한 시절, 포트폴리오를 들고 직접 제작사의 문을 두드리며 충무로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칸 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수상했다. ▶ 〈헤어질 결심〉 속 영화미술의 핵심부터 롱런의 비결까지, 류성희 디자이너 인터뷰 자세히 보기
3. 시각효과 감독 에릭 윈퀴스트 웨타
지난 5월 8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개봉을 앞두고 시각 효과 제작에 참여한 글로벌 VFX 스튜디오 ‘웨타 FX(Wētā FX)’의 제작진이 한국을 찾았다. 웨타 FX는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 〈아바타: 물의 길〉, 〈엑스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명작들의 시각 효과를 작업해 온 세계적인 명성을 갖춘 스튜디오다. 에릭 윈퀴스트는 시각효과 감독으로, 22년째 웨타 FX에서 일해오고 있다. ▶ 에릭 윈퀴스트가 참여한 VFX 스튜디오들의 ‘크리에이터스 토크’ 자세히 보기
4. 프로덕션 디자이너 채경선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가 잔인한 경쟁 구도 속에서 목숨을 건 게임으로 연결되는 설정으로 출발한 〈오징어 게임〉은 채경선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한 세트와 이미지를 통해 가장 강력하고도 특별한 미장센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대학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한 그는 2010년 김종관 감독의 〈조금만 더 가까이〉를 통해 프로덕션 디자인 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이후 〈도가니〉,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수상한 그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상의원〉, 〈남한산성〉, 〈말모이〉, 〈엑시트〉 등을 맡았다. 2022년 〈오징어 게임〉 ‘깐부’ 편으로 제26회 미국 미술감독조합상 1시간 현대극 싱글 카메라 시리즈 부문 미술상을 받았다. ▶ 채경선 디자이너 인터뷰 자세히 보기
5. 그래픽 디자이너 맛깔손
맛깔손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MHTL 대표이다.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5년간 근무하다 2017년에 독립, 2020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박럭키 디자이너와 함께 스튜디오 MHTL을 설립했다. 그를 대중적으로 알린 작업은 바로 영화 〈기생충〉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세트. 시나리오의 원본성을 그대로 지켜줄 것과 담백한 고딕체를 사용할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주문을 반영하면서 그는 주인공인 송강호의 클로즈업 사진을 각본집 표지에, 그리고 송강호를 그린 동일한 스케치 장면을 스토리보드 표지에 실었다. 이는 철저히 스토리보드에 입각해 영화를 제작하는 봉준호의 디테일한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는 디자인이었다. ▶ 맛깔손 디자이너 인터뷰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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