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영감을 확장시키는 공간 경험 브랜딩

현대카드의 세 번째 라이브러리가 한남동 한강진역과 이태원역 사이 대로변에 문을 열었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도서관을 흔히 ‘지식의 창고’라 한다. 이미 두 개의 도서관을 지은 이력이 있는 금융 회사 현대카드가 정의하는 도서관은 조금 더 감성적이다. “도시의 빠른 속도에서 벗어나 일상을 사유하고, 몰입을 통해 잊었던 아날로그 감성과 영감을 회복하는” 공간말이다. 현대카드는 가회동 디자인 라이브러리, 청담동 트래블 라이브러리에 이어 지난 5월 22일 이태원에 뮤직 라이브러리를 열어 디자인과 여행, 음악을 망라하는 문화적 집결지의 지형도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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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는 쾌적한 이용을 위해 같은 시간대 수용 인원을 25명 내외로 제한한다. LP를 들을 수 있는 6대의 턴테이블과 베이어다이나믹(Beyerdynamic) 헤드폰을 갖췄다. 

소셜 미디어가 없던 1960년대 후반 사람들을 집결시킨 것은 음악이었고 음악은 자유로운 정신세계의 표현 수단이었다. 외부 벽을 가득 메운 빌 오웬스의 사진은 자유를 향한 록 스피릿이 절정에 달했던 순간을 재현하고자 하는 공간의 함의를 드러낸다. 뮤직 라이브러리는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의 크지 않은 건물이다. 건축을 맡은 연세대학교 최문규 교수는 초기에 관여한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의 의도를 그대로 살린 경사진 출입구 지형을 활용해 1층 지상 공간을 과감히 비우는 방식을 택했다. 창문 처럼 뻥 뚫린 공간은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 는 시야를 확보하며 새로운 풍경과 휴식의 시공간을 선사한다. 최종 인테리어 마감은 미국의 겐슬러(Gensler)사가 맡았다.

실제 라이브러리 기능을 하는 2층은 1만 장의 바이닐과 3000권의 음악 관련 전문 도서가 벽면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뮤직 라이브러리를 처음 방문하는 이에게 음악적 탐색을 제안하듯 세로축은 재즈, 소울, 록, 일렉트로닉, 힙합의 5개 장르로, 가로축은 1950년대 부터 현대 순의 연대로 바이닐을 분류했다. 지하 1층은 2개의 합주실과 1개의 음악 작업실, 라운지로 구성됐고지하 2층은 소규모 공연장 ‘언더스테이지’다. 스탠딩으로 3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지하 1층에서도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열린 구조로 공간 활용의 가 능성을 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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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2층의 언더스테이지에는 윤종신, 유희열, 김수로, DJ소울스케이프, 현대카드 공연 팀으로 구성된 큐레이터가 제안한 공연을 올린다. 

2개 층을 관통하며 뚫려 있 는 벽면에는 빌스(Vhil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포르투갈 작가 알렉산드레 파르토(Alexandre Farto)의 거대한 그래피티 아트워크를 설치했다. 벽에 그림을 그려 넣는 대신 껍질을 벗기듯 공간을 깎아 그래피티를 조각하는 빌스는 공간 자체의 역사적 맥락을 되새기는 작업 방식으로 유명하다. ‘소통과 연결’을 주제로 인물과 패턴, 타이포그래피 요소를 담은 그의 작품은 공연장 무대의 뒤 배경으로 아래층과 이어진다. 이 모든 공간은 갤러리에서 비롯된 큐레이션 개념을 적극 접목해 채운다. 서적과 바이닐, 공연 모두 분야별 전문가의 이름을 건 큐레이션으로 선정한다. 음반과 서적에 큐레이터의 관점과 스토리까지 담아 나아가 라이브러리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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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 내 복층 계단을 오르면 1959년부터 한국 대중음악의 이정표가 된 음반 400여 장과 1967년부터 최신 호까지 총 1161권의 <롤링 스톤스> 매거진 전권 컬렉션이 있다.

음악이라는 테마, 바이닐과 책이라는 재료, 도서관이라는 외형을 차용한 또 하나의 랜드마크로 현대카드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현대카드가 모든 소개 자료에 ‘Viynl’이라 는 영어 표현을 고집한 것에 주목해본다. 바이닐은 어느 시대, 어떤 이에게는 턴테이블로 재생하는 플라스틱 소재의 둥근 염화비닐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는철학과 라이프스타일, 테크놀로지가 어우러진 감성의 물리적 원형 그 자체였다. 시대별 역사의 흔적과 독창적인 아트워크를 품은 바이닐은 물성의 힘과 노스탤지어를 환기시키며 본능과 감성을 건드린다. 영감의 원천이 된다. 누구나 디지털을 추구하는 시대, 대상의 속성과 원형에 주목하는 현대카드가 그들의 관점을 소통하는 방식은 라이브러리 시리즈가 늘어남과 상관없이 매번 정확히 닮아 있다. 운영 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낮 12시~오후 9시, 일요일은 오전 11시~오후 6시다. (Library.hyundai card.com)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445호(2015.07)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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