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을 넘어 변화를 향해, 〈Rimowa Design Prize〉

제4회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2022년부터 시작된 학생 공모전이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모빌리티'를 주제로, 독일 디자인의 우수성과 전통을 계승하고 지원하기 위해 바우하우스 우니버시테트 바이마르, 베를린 예술대학교(UDK), 바이센제 아카데미 등 독일 내 주요 디자인 대학들과 협력한다.

이동을 넘어 변화를 향해, 〈Rimowa Design Pr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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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수상한 사무엘 나겔, 폴 파일러와 리모와 CEO 베아트리체 몽귀디

지난 5월 12일, 베를린 쿨투어포룸에서 제4회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Rimowa Design Prize) 시상식이 열렸다. 1898년 독일 쾰른에서 시작한 리모와는 12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인 정신과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이동을 위한 실용적인 도구를 만들어온 프리미엄 여행 브랜드다. 1920년대 항공기에서 착안해 알루미늄 소재의 여행 가방을 선보이며 업계의 혁신을 주도했고, 2000년대에는 세계 최초로 폴리카보네이트 슈트케이스를 출시하며 또 한 번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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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와 아이덴티티를 담은 프라이즈 트로피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바로 이 브랜드의 정신을 이어받아 2022년부터 시작된 학생 공모전이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모빌리티’를 주제로, 독일 디자인의 우수성과 전통을 계승하고 지원하기 위해 바우하우스 우니버시테트 바이마르, 베를린 예술대학교(UDK), 바이센제 아카데미 등 독일 내 주요 디자인 대학들과 협력한다. 이 프라이즈가 특별한 이유는 심사위원들이 파이널리스트들의 전담 멘토로 직접 나선다는 데 있다. 현업 디자이너부터 각 산업 분야의 전문가까지, 멘토들은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실현 가능한 프로토타입으로 완성될 때까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한다. 졸업 후 현장으로 나아갈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업계의 네트워크와 실질적인 경험을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디자인 공모전과 구별된다. 올해는 7명의 파이널리스트가 선정되었으며, 1등 프로젝트에는 2만 유로, 특별상에는 1만 유로, 나머지 5개 프로젝트에는 각 5천 유로의 상금이 수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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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수상작 N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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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나겔, 폴 파일러와 멘토 팀 리히터

올해 대상 수상 작품은 슈베비쉬 그뮌트 조형대학교(Hochschule für Gestaltung Schwäbisch Gmünd)의 사무엘 나겔(Samuel Nagel)과 폴 파일러(Paul Feiler)가 선보인 ‘NURA’다.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 산업 디자인 총괄 팀 리히터(Tim Richter)의 멘토링 아래 완성된 이 작품은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소통을 잇는 팔찌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전완부 근육 활동을 감지하는 EMG 센서로 수어를 음성 언어로 변환하고, 내장 카메라가 얼굴 표정을 분석해 보다 정확한 해석을 지원한다. 청각장애인 사용자에게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디스플레이로 보여준다. 가오리의 유선형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미적 언어와 첨단 기술을 결합해 보조 기기를 아름다운 일상 용품으로 재해석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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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 Paludi Harv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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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라스 헤닝과 멘토 슈테판 다니엘

특별상은 마그데부르크슈텐달 대학교(Hochschule Magdeburg-Stendal)의 니클라스 헤닝(Niklas Henning)이 선보인 ‘Paludi Harvester’에 돌아갔다. 라이카 사진 및 디자인 부문 부사장 슈테판 다니엘(Stefan Daniel)의 멘토링 아래 완성된 이 작품은 습지 복원과 농업 생산성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수확 시스템이다. 두 대의 기계가 서로 연동되어 습지에서 재배한 갈대를 수확하고 표준화된 묶음으로 가공한다. 혹한의 환경에서 짧은 수확 기간 동안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민감한 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노동자의 신체적 부담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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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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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스 크레머, 야닉 슈틸겐바우어와 멘토 콘스탄틴 그르치치

이외에도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다섯 팀의 작품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디자인의 사회적 가능성을 보여줬다. 자르 조형예술대학교(Hochschule der Bildenden Künste Saar)의 토비아스 크레머(Tobias Kremer)와 야닉 슈틸겐바우어(Yannick Stilgenbauer)는 비트라, 마지스와 협업하고 MoMA 영구 소장품에 이름을 올린 베를린 기반 산업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르치치(Konstantin Grcic)의 멘토링 아래 ‘A.R.C.(Adaptive Resilient Cooler)’를 선보였다. 재난 상황으로 인프라가 마비될 때 전력 없이도 의약품과 식품을 냉각 보관할 수 있는 휴대용 시스템으로, 가볍고 팽창식인 이중 벽 구조에 증발 냉각 기술을 결합해 에너지 독립적인 보존 수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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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ssion 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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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ssion 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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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키퍼, 존 롤러와 멘토 클레멘스 폴로체크

슈베비쉬 그뮌트 조형대학교의 팀 키퍼(Tim Kipper)와 존 롤러(John Roller)는 아트·디자인 매거진 이그난트(ignant) 설립자 클레멘스 폴로체크(Clemens Poloczek)를 멘토로 ‘Compassion Aid’를 개발했다. 구조대원이 직면하는 안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모바일 긴급 시스템으로, 카메라, 마이크, CO₂ 센서, 조명 기능을 통합해 갈등 완화와 신속한 대응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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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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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닐센과 멘토 마틸다 크지코프스키

바우하우스 우니버시테트 바이마르(Bauhaus-Universität Weimar)의 니콜라스 닐센(Nicolas Nielsen)은 바젤 예술디자인 아카데미 CIVIC 아티스틱 리드 마틸다 크지코프스키(Matylda Krzykowski)와 함께 ‘HYVE’를 선보였다. 조각난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벌 군집이 녹지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자율 이동형 벌통으로, 수소 동력으로 운행되며 이끼로 덮인 외피가 수분을 모아 벌들의 생존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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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odome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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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오 삼포냐로와 멘토 파라 에브라히미

함부르크 조형예술대학교(HFBK Hamburg)의 발레리오 삼포냐로(Valerio Sampognaro)는 독일의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e15 아트 디렉터 파라 에브라히미(Farah Ebrahimi)를 멘토로 ‘Aerodomestics’를 선보였다. 연과 캠핑 장비의 구조에서 착안해 알루미늄 파이프와 재활용 천으로 만든 초경량 가구 시리즈로, 안정성과 실용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최소한의 재료만으로 완성했다. 바람에 흔들릴 만큼 가볍지만 일상적인 사용에도 충분히 견디는 이 가구는 유한한 자원 시대의 디자인 가능성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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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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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프 슐렝커와 멘토 하네 빌만

슈베비쉬 그뮌트 조형대학교의 야코프 슐렝커(Jakob Schlenker)는 베를린 기반 제품 디자이너 하네 빌만(Hanne Willmann)과 함께 ‘PIP’를 소개했다. 노인의 고독 문제에 대응하는 휴대형 소셜 디바이스로, 작은 새에게서 영감을 받아 조용한 지저귐 소리로 사용자를 산책으로 이끌고, 디바이스를 소지한 두 사람이 마주치면 두 기기가 함께 소리를 내어 자연스러운 교류를 유도한다.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단순한 경합을 넘어, 기술이 뒷받침된 디자인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무대다. 브랜드의 유산과 혁신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차세대 창작자와의 연결을 통해 ‘이동’이라는 개념을 사회적·문화적으로 확장해가는 리모와의 행보는 브랜드 정체성과 디자인의 미래 방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장수연 해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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