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월간 〈디자인〉 Vol.578 | Special Feature
영감은 보이는 형태를 얻을 때 더 멀리 전해진다. 생각과 철학은 글자와 이미지, 색과 질서로 번역되고, 그렇게 완성된 그래픽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또 다른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시대를 가로질러 생각을 전해온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하라 겐야(Hara Kenya)
하라 겐야는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만으로는 그 깊이와 폭을 다 담기 어려운 인물이다. 그의 작업에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지식과 감각, 사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깊은 사유가 밀도 높은 질서로 다듬어져 있으며, 그 바탕에는 본질을 읽어내는 섬세한 안목이 자리한다. 처음 그를 만난 지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긴 일정 끝의 저녁 자리에서 잠시 인간적인 순간을 본 적도 있지만, 그는 여전히 하나의 생각과 감각을 끝까지 붙들고 가는 완결성, 본질을 향해 멈추지 않고 질문을 던지는 실험적 태도, 작은 부분까지 흐트러짐 없이 완성에 이르게 하는 깊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의 감각과 태도는 디자이너들에게 오래 남는 영감이자, 우리가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와 기준이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 되묻게 한다.
Interviewee 하라 겐야_ 일본 디자인 센터 대표이사이자 하라 디자인 연구소 소장, 무사시노 미술대학 교수이며 디자이너, 디자인 이론가다. 무인양품의 아트 디렉션과 〈Re-Design〉 〈Haptic〉 〈House Vision〉 등의 프로젝트로 사물과 감각, 생활환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저서 〈디자인의 디자인〉 〈백〉 등을 통해 디자인의 본질과 가능성을 꾸준히 탐구하고 있다.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1 20260729104942 01 2003AD uyuniA W391.6mm en](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4945/20260729104942-01_2003AD_uyuniA_W391.6mm_en-832x294.jpg)
당신이 일하고 생각하는 데에서 영감은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나?
내게 중요한 것은 기억의 혼돈 속에서 서서히 스며 나오는 것이다. 수없이 스케치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형태가 자리 잡는 순간, 비로소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감각이 찾아온다. 기억은 단지 개인의 경험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인류 전체의 기억은 물론, 우리가 아직 물고기나 파충류였던 시절 생명체로서의 기억까지도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누군가 당신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할 때, 그 영감은 어디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다. 내가 책에 쓴 문장들이 영감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많은 것을 말하지 않는 절제된 표현이,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2 20260729105019 20260729 105019](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5023/20260729105019-20260729_105019-832x588.jpg)
작업하는 동안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기준이나 감각이 있다면?
시대에 영합하지 않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
시간이 흘러도 당신의 작업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행도 기술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유행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보다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쉽게 소비되지 않는 형태를 만들고자 했다. 그 점만큼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3 20260729105109 03 Obuse031783 0717 rgb](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5113/20260729105109-03_Obuse031783_0717_rgb-832x555.jpg)
감각이나 판단이 흐려졌다고 생각될 때, 되돌리게 하는 영감의 원천이나 기준이 있나?
나는 논리보다 직감을 더 신뢰한다. 언제나 원형이 지닌 힘, 그리고 발굴된 유물처럼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형태를 기준으로 삼는다.
반대로, 당신의 감각과 영감을 흐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케팅이라는 개념. 니즈라는 개념.
하라 겐야 Inspired by
내가 손으로 쓴 원고가 아름다운 활자로 조판된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글을 쓰기 시작한 출발점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카마쓰의 이사무 노구치 정원 미술관에서 마주한 석조 작품도 큰 충격을 주었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둔각의 형태와 영원할 것만 같은 돌의 존재감,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깊이 매료됐다. 스위스에서 페터 춤토르의 ‘테르메 발스’와 ‘성 베네딕트 예배당’을 방문했을 때는 공간이 지닌 힘을 새롭게 깨달았다. 그 경험 이후 건축가들과 함께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또 하나는 2000년에 열린 타케오 페이퍼 쇼 〈Re-Design〉이다. 이 전시를 기획하며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물이 이미 얼마나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후 나는 형태란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되어가는 것becoming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톡홀름 디자인 랩(Stockholm Design Lab)
스톡홀름 디자인 랩의 작업은 복잡한 설명이나 장식적 그래픽을 과감히 덜어내고, 사물이 지닌 본질적인 정보와 기능을 가장 명확하고 단순하게 드러내는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대표작인 아스쿨Askul 패키지는 규격 대신 1, 2, 3, 4라는 거대한 숫자만으로 필요한 크기를 직관적으로 찾게 하며, 가장 평범한 생필품을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유쾌한 오브제로 탈바꿈시켰다. 기능성을 극대화한 구조와 절제된 타이포그래피가 조화를 이루는 이 디자인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일상의 도구를 군더더기 없는 미학으로 완성하는 스톡홀름 디자인 랩의 철학을 보여 준다.
Interviewee 비에른 쿠소프스키_ 스톡홀름 디자인 랩의 창립자이자 CE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998년 스튜디오를 설립한 뒤 SAS 스칸디나비아 항공, 이케아, 볼보, 앱솔루트 보드카, 현대카드, 아스쿨 등 국제적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패키지, 그래픽 디자인을 이끌어왔다.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4 20260729105411 002. Askul Packaging and Batteries](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5414/20260729105411-002.-Askul-Packaging-and-Batteries-832x576.jpg)
당신이 일하고 생각하는 데에서 영감은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나?
나는 늘 호기심을 잃지 않고 영감을 얻으려 하며, 이 일에 책임감마저 느낀다. 세상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우리 스튜디오가 어떻게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와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묻는다. 내게 동시대성을 유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 일을 시작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새로운 것은 일단 훌륭하다고 믿는다. 그 반대가 증명되기 전까지는.
누군가 당신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할 때, 그 영감은 어디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나?
우리의 작업이 잠시 멈춰 서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싶고, 조금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순간 말이다. 우리는 홈페이지와 프레젠테이션에서 25년 전 프로젝트와 최근 작업을 함께 소개한다. 시간이 달라도 일관된 완성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작업하는 동안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기준이나 감각이 있다면?
스칸디나비아의 유산에 뿌리를 둔, 단순하지만 오래 기억되는 아이디어simple remarkable ideas를 지키는 일.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5 20260729105435 002. IKEA Skarpsill](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5438/20260729105435-002.-IKEA-Skarpsill-832x588.jpg)
시간이 흘러도 당신의 작업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언제나 동시대와 연결되어 있고,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예가 일본 고객사 아스쿨과 20년 넘게 이어온 협업이다. 처음 배터리 시리즈를 디자인할 때 오래 살아남을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10년 뒤 아스쿨은 디자인을 다시 손봐 달라고 요청했고, 우리는 색상만 아주 미세하게 조정했다. 그 제품은 지금까지도 거의 그대로 판매하며 여전히 베스트셀러다. 또 우리가 디자인한 SAS 스칸디나비아 항공의 아이덴티티 역시 앞으로 27년은 더 하늘을 날기를 바란다.
감각이나 판단이 흐려졌다고 생각될 때, 되돌리게 하는 영감의 원천이나 기준이 있나?
예술과 건축, 음악 그리고 자연이다. 또 하나는 페터 피슐리와 다비드 바이스의 작품 ‘How to Work Better’다. 두 사람은 1990년 태국의 한 도자기 공장에서 ‘일을 더 잘하는 10가지 규칙’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스위스 취리히의 한 건물 외벽에 같은 제목의 공공 미술 작품을 제작했다.
반대로, 당신의 감각과 영감을 흐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프로답지 못한 클라이언트.
비에른 쿠소프스키 Inspired by
앤디 워홀. 10대 시절 활동하던 밴드 랫팹Ratfab으로 싱글 음반을 낼 기회가 있었다. 우리 팀의 베이시스트가 할아버지와 함께 뉴욕에 있는 앤디 워홀의 ‘팩토리The Factory’를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워홀에게 음반 재킷 디자인을 부탁했다. 그 결과 우리의 음반은 롤링 스톤스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작업과 나란히 언급될 만큼 상징적인 커버가 됐다. 하지만 정작 음악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때 음악으로 커리어를 쌓는 일은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찰스 & 레이 임스에게도 영향을 받는다. 내가 임스 오피스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점은 건축가와 디자이너, 영화감독이 한곳에서 함께 일하며 분야를 넘나드는 협업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가 자연스럽게 만나고 영향을 주고받는 환경이야말로 혁신의 경계를 계속 넓혀 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카럴 마르턴스(Karel Martens)
카럴 마르턴스는 엄격한 질서와 아날로그적 실험성을 결합해 그래픽 디자인을 지적 감각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거장이다. 카드와 인쇄물, 각종 에페메라 위에 철저한 그리드와 인쇄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한 중첩을 겹쳐 쌓아 올리는 그의 작업은 인쇄물에 깊은 시각적 밀도를 부여한다. 인쇄라는 매체에서 장인 정신에 가까운 회화적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독창적 문법으로, 현대 그래픽 디자인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지적이고 우아한 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Interviewee 카럴 마르턴스_ 네덜란드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퍼. 정부 기관과 출판사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했다. PTT 텔레콤 전화카드, 우표 디자인 등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한 그는 〈오아서OASE〉 디자인으로 베르크만상을 수상했다. 아르테즈 예술대학의 그래픽 디자인 석사과정인 베르크플라츠 티포흐라피를 공동 설립했다.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6 20260729105605 Copy of mp00050](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5610/20260729105605-Copy-of-mp00050-832x536.jpg)
당신이 일하고 생각하는 데에서 영감은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나?
전후를 보낸 경험이 내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줬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시대였고, 당시 사회는 새롭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열망으로 차 있었다. 그 경험은 내게 늘 호기심을 잃지 않고,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태도를 가르쳐줬다. 나에게 영감은 동기에서 시작된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 이미 영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마주한 주제를 언제나 처음 접하는 것처럼 바라보려고 한다.
누군가 당신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할 때, 그 영감은 어디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나?
내 작업에서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본 적은 없다. 아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색채의 활용이나 단순함, 접근성, 실험적 태도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업을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자신의 힘을 믿으라고 말한다.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를 닮으려 하기보다 각자가 자신의 가능성과 관심을 발견해야 한다. 교육자의 역할은 바로 그것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업하는 동안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기준이나 감각이 있다면?
호기심과 독창성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주제를 맡더라도 그 기원을 분석하고, 마치 인생에서 처음 만나는 것처럼 바라보려고 한다. 디자인은 질서를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그 질서는 표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구조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드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일 뿐 디자인 자체를 규정해서는 안 된다.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7 20260729105649 Copy of mp00188](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5653/20260729105649-Copy-of-mp00188-832x600.jpg)
시간이 흘러도 당신의 작업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항상 독창적이고 유쾌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태도. 무엇보다 자동화된 사고를 경계한다. 오랫동안 잡지 작업을 하면서도 매호가 이전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같은 디자인을 반복하고 색만 바꾸는 방식은 지루하다. 모든 프로젝트는 저마다 고유한 상황이 있고, 그만큼 새로운 해결책을 요구한다.
감각이나 판단이 흐려졌다고 생각될 때, 되돌리게 하는 영감의 원천이나 기준이 있나?
디자인을 하나의 게임, 해결해야 할 퍼즐처럼 다시 바라보려고 한다.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잠시 거리를 두고 새로운 재료를 살펴보거나 다른 이들의 작업을 보기도 한다. 주제를 다시 분석하다 보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게 중요한 것은 많은 요소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제한을 두고 관객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여백을 남기는 것이다.
반대로, 당신의 감각과 영감을 흐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익숙한 방식에 머무르며 같은 것을 반복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연속성을 깨뜨리려고 한다. 의심은 나를 흐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스스로에게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작은 모형을 만들어보며 생각을 확인하기도 하는데, 그런 놀이 같은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기도 한다. 관성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카럴 마르턴스 Inspired by
모더니즘의 기원과 플럭서스 운동을 이야기하고 싶다. 전후 사회에서 등장한 모더니즘은 질서와 구조를 중시하는 사고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나치게 형식적인 경향을 띠기도 했다. 플럭서스는 그에 대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머와 놀이, 실험 정신, 자유로운 태도는 디자인이 훨씬 더 열려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나는 영화와 음악, 문학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는다. 타이포그래피를 음악의 리듬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소설의 구조와 영화의 리듬, 책의 구성 방식, 그래픽 디자인은 모두 요소를 어떻게 배열하고 경험을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공통된 원리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그루비전스(groovisions)
그루비전스는 그래픽 디자인과 캐릭터, 브랜딩, 시각 문화를 가로지르며 유쾌한 시각적 유희와 보이지 않는 치밀한 질서로 동시대 일본 그래픽의 독자적인 언어를 구축해 온 집단이다. 대표 작업인 채피Chappie와 블록맨Blockman은 그루비전스의 사고방식이 가장 선명하게 투영된 작업으로, 캐릭터를 고정된 형상이 아니라 사용자 스스로 성격과 관계를 상상하게 만드는 열린 시각 시스템으로 확장한다. 귀엽고 단순해 보이는 외형 뒤에 숨은 정교한 규칙과 조합의 논리, 모듈처럼 맞물리는 구조적 디테일은 그루비전스 특유의 조형적 위트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캐릭터를 유연한 시각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그루비전스의 디자인 철학을 집약한다.
Interviewee 그루비전스_ 1993년에 결성한 일본 디자인 집단. 그래픽과 영상 제작을 중심으로 출판, 굿즈, 인테리어, 패션, 웹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해 왔으며, 오리지널 캐릭터 채피를 직접 기획·운영한다.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8 20260729105923 Brockmann 02](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5930/20260729105923-Brockmann_02-832x1108.jpg)
당신이 일하고 생각하는 데에서 영감은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나?
사물을 개념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도록 돕는다.
누군가 당신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할 때, 그 영감은 어디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나?
시스템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업하는 동안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기준이나 감각이 있다면?
단순함.
![[더 인스파이어드 100+α ④] 영감을 전하는 그래픽 9 20260729105948 chappie](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07/29195954/20260729105948-chappie-832x1006.jpg)
시간이 흘러도 당신의 작업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콘셉트와 아이디어.
감각이나 판단이 흐려졌다고 생각될 때, 되돌리게 하는 영감의 원천이나 기준이 있나?
정말 그것이 필요한지 되묻는다.
반대로, 당신의 감각과 영감을 흐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피상적인 유행.
그루비전스 Inspired by
잭슨 폴록. 시각 표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선구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업은 프레임을 넘어 끝없이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화면 안의 전통적인 구도를 해체해 중심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작업은 우리 디자인 활동의 근원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