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디자인] 집에 들이고 싶은 지금의 공예 디자인

전통적인 형태와 요소, 기법을 새로운 창작의 기회로 삼은 가구 및 조명, 소품들을 소개한다.

[위클리 디자인] 집에 들이고 싶은 지금의 공예 디자인

21세기 공예가들은 공간의 흔적을 더듬어 세상에 하나뿐인 맞춤형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더 널리 쓰일 수 있도록 양산 가능한 제품의 형태를 모색하기도 한다. 섬유 공예, 가구 공예, 한지 공예 등 전통을 따르면서 여기에 자신만의 내러티브와 함께 현대적 디자인과 소재를 더한 작업, 지금 집에서 매일 즐기기 좋은 유용하고 아름다운 물건을 소개한다.

1. 섬유 공예가 김영은 x 로파서울의 ‘Layered Furniture’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로파서울이 한복의 ‘바대’를 활용한 섬유 공예 작품을 이어온 김영은 작가와 함께 가구를 만들었다. 로파서울이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직접 제작하는 양산품 ‘로팩토리’의 두 번째 제품 ‘레이어드 퍼니처(Layered Furniture)’이다. 바대 기법(쉽게 말해 겨드랑이, 어깨 등 움직임이 잦아 천이 해지기 쉬운 부위에 천 조각을 덧대는 방식)을 활용한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녹아든 소형 수납 가구로,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해 물건을 넣거나 꺼낼 때 화이트, 레드, 블루 세 가지 색상으로 이루어진 아크릴 도어 판이 자연스럽게 겹치도록 디자인한 데에 한복의 바대 기법이 적용되었다. ▶ 김영은 작가와 로파서울의 가구 제작기 자세히 보기

2. 아트 퍼니처 아티스트 김현희의 ‘White Nostalgia’

김현희 작가는 반닫이, 궤, 갑게수리, 머릿장 등 조선시대 규방(閨房) 가구를 재해석한 아트 퍼니처 작품을 선보인다. 그중 연작 ‘화이트 노스탤지어(White Nostalgia)’는 사회적 인식이나 시선보다는 개인의 경험을 조명한 작업이다. 이전의 규방 연작이 벽을 제거하고 뼈대만 남긴 채 화려한 장식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반투명 아크릴을 사용해 사방이 막힌 형태를 만들었다. 작가는 반투명 아크릴을 사용해 우리가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을 때의 흐릿한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 규방에 놓인 전통 가구를 현대적인 재료로 재해석하는 김현희 작가의 작업 세계 자세히 보기

3. 김현주 스튜디오의 ‘Forest Breeze’

부채는 예로부터 더위를 쫓는 생활용품이자 의례용, 장식용 등 다양한 쓰임을 지닌 도구로 존재했다. 김현주 스튜디오의 부채 또한 이 모든 기능을 한데 담았다. ‘숲에서 부는 바람(Forest Breeze)’이라는 이름 그대로 숲에서 경험하는 평화롭고 기분 좋은 순간을 시각적, 기능적으로 반영했다.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로서 조각, 설치, 그리고 공예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디자인하는 김현주 작가는 전주 한지 장인의 수제 한지를 먹색, 분홍색, 녹색, 노란색으로 직접 염색했다. 이를 통해 사계절 나무에서 볼 수 있는 색감을 담았으며, 나무를 형상화한 디자인은 거치대 없이 스스로 세워지게 만들어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 김현주 스튜디오의 부채를 만날 수 있는 북촌 한옥마을의 선물 가게 ‘같이 서울’ 공간 디자인 스토리 자세히 보기

4. 서울한옥 브랜드 공예 상품 ‘SARANG’

서울시가 수립한 한옥정책 장기 종합 계획 ‘서울한옥 4.0 재창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옥 주거문화의 가치와 매력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의 첫 번째 시리즈로 선보인 서울한옥 브랜드 공예 상품 ‘사랑(SARANG)’은 전통 한옥의 사랑방(舍廊房)에서 영감을 얻었다. 과거 사랑방의 기능이 오늘날 서재에 맞닿아 있다는 점을 주목해 권중모, 박선민, 안지용, 이예지, 전보경 다섯 명의 공예 작가·디자이너와 함께 협업해 서울한옥의 서재 공간에 어울리는 와당 필함과 운문 트레이, 조명, 유리병, 풍경, 발 등을 제작했다. ▶ 서울한옥 브랜드 공예 상품 ‘사랑’ 자세히 보기

5. 한지 설치 미술가 고소미의 ‘Cocoon’

23년 전 일본으로 건너가 한지라는 물성에 대해 깊은 연구 후, 한지 설치 미술과 공예 미술의 경계에서 고유한 미감을 선보이고 있는 고소미 작가. 그는 한지를 단순한 전통 소재로만 보지 않는다. 현대적인 맥락에서 재료를 재해석하고 확장시키는 작업을 통해 한지의 무한한 가능성과 예술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중이다. 특히 고소미 작가는 사람, 지역, 자연 모든 곳에서 ‘흔적’을 더듬어가는 것으로부터 모든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제주 스테이 ‘느긋한 시절’에 설치된 조명 ‘코쿤(Cocoon)’은 나비가 되기 직전의 누에고치 같은 모습으로, 주인장 부부를 생각하면서 형태를 만들었다. ▶ 고소미 작가의 작업 세계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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