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을 물들일 ‘LA28’비주얼 아이덴티티
2028년 LA 올림픽, 패럴림픽 비주얼 아이덴티티 공개
2028 LA 올림픽, 패럴림픽의 코어 그래픽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자연 현상인 ‘슈퍼블룸(Superbloom)’에서 출발했다.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은 3월, 2028년 올림픽에 대한 정보가 벌써 공개됐다. 올림픽에 있어 도시를 물들이는 색과 그래픽, 경기장 사인, 티켓, 유니폼, 방송 화면까지 모든 시각적 요소의 기반이 되는 비주얼 아이덴티티가 발표된 것이다. 이번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LA28의 익스큐티브 디자인 디렉터 리크 에드워즈(Ric Edwards)와 브랜딩과 디자인 총괄 제프 엥겔하트(Geoff Engelhardt)를 중심으로, 디자인 스튜디오 코토(Koto)가 함께 참여해 개발되었다. 다가올 LA28이 어떤 개념을 바탕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시각 언어로 풀어냈는지 차근차근 살펴보자.
룩 오브 더 게임즈 (Look of the Games)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각 대회마다 고유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갖는데, 이를 IOC에서 ‘룩 오브 더 게임즈(Look of the Games)’라고 부른다. 도시 전역의 장식물과 경기장, 각종 사인 시스템, 인쇄물과 디지털 스크린까지 모두 이 체계 안에서 작동하는 한 대회의 기본적인 시각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LA28은 이번 비주얼 시스템을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가 가진 다층적인 이야기와 다양성을 담아내는 플랫폼으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2028년 여름의 LA를 ‘만개한 도시’처럼 구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코어 그래픽(Core Graphic)
이번 디자인의 중심에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자연 현상인 ‘슈퍼블룸(Superbloom)’에서 출발한 코어 그래픽이 있다. 슈퍼블룸은 비가 많이 내린 뒤 사막과 계곡, 절벽 위로 야생화가 대규모로 피어나는 장면을 뜻하는데, LA28은 이 풍경을 도시 전체에 펼쳐질 시각 언어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코어 그래픽은 무한히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그 안에는 ‘블룸(bloom)’이라 불리는 13개의 패턴이 포함된다. 각각의 블룸은 로스앤젤레스의 사람과 삶, 문화에 대한 상징을 담고 있으며, 도시가 가진 복합적인 정체성을 하나의 시각 체계 안에 담아낸다. 12개의 긴 가로줄을 바탕으로 전개되며, 기본색과 보조 색이 만화경처럼 배열되는 구조를 갖는다. 하나의 포스터 안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고, 마라톤 코스처럼 긴 동선 위에서 연속적으로 확장될 수도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크기와 환경에 맞춰 계속 확장되고 이어질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LA라는 도시의 개방적인 성격과도 맞닿아 있다.
타이포그래피
타이포그래피는 LA 거리의 표지판, 간판에서 영감받았다. 총 네 가지 서체가 개발되었으며, 여러 폰트가 겹쳐 보이는 로스앤젤레스의 간판처럼 서로 다른 글자를 쌓고 조합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하나의 서체로 통일하기보다, 다양한 형태를 조합해 도시의 다층적이고 활기찬 분위기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LA의 핸드페인팅 간판 문화까지 참고해 제작된 이 서체들은 에너지 있는 레이아웃과 결합될 때 더욱 효과적으로 작동하며 더욱 밀도 있는 시각적 경험을 형성한다. 코어 그래픽에서 연속적인 확장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설정한 것처럼, 타이포그래피에서도 조합과 변주를 통해 다양성을 드러내려는 의도인 것.

컬러 시스템
디자인에 생명력을 더하는 키 컬러 역시 지역성을 기반으로 선택했다. 13개의 코어 그래픽을 채우는 색은 LA의 공식 꽃인 극락조화(Bird of Paradise)에서 추출했다. 컬러는 포피(Poppy), 스칼렛 플랙스(Scarlet Flax), 블루벨(Bluebell), 세이지브러시(Sagebrush) 네 가지 계열로 구성되며, 모두 밝고 선명한 톤을 띤다.
1984년 LA 올림픽이 남긴 강렬한 색채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당시의 키 컬러였던 마젠타(Magenta), 옐로(Yellow), 틸(Teal)처럼 이번에도 도시 전반을 하나의 인상으로 묶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극락조화가 도심과 언덕, 해변과 사막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이라는 점에서, 도시가 지닌 에너지와 생명력을 함께 드러낸다.

레이아웃 시스템
코어 그래픽에서 다층적이고 확장 가능한 구조를 제시한 만큼, LA28은 이를 실제 적용 단계로 연결하는 레이아웃 시스템을 명확히 정의해 비주얼 아이덴티티에 포함시켰다. LA의 넓고 다층적인 도시 구조에서 출발한 이 시스템은 슈퍼블룸 그래픽을 12개의 가로 그리드 위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작은 인쇄물부터 대형 경기장 그래픽, 도시 사인, 방송 화면까지 다양한 스케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매체들마다 다른 규격 때문에 하나의 규격화 크기에 맞추기보다, 다양한 환경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를 선택했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코어 그래픽에서 제시한 다층적이고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실제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