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패션 스튜디오 르쥬: 전통 복식의 격조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다

강주형&제양모 르쥬 디자이너·공동 대표

한국의 전통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르쥬는 강한 신념으로 그들만의 길을 걸어왔다. 장인과 협업하며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과감하면서도 감각적인 실루엣을 보여준다. 현재 가장 핫한 패션 스튜디오, 르쥬의 작업 세계를 만나봤다.

[Creator+] 패션 스튜디오 르쥬: 전통 복식의 격조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다

editor’s note

지난 2월, 미국 LA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가곡 〈골든(Golden)〉의 특별 공연에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의상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곡의 작곡가이자 가수인 이재(EJAE)가 입은 드레스였습니다. 새하얀 드레스에 화려한 금박으로 장식된 디자인은 친숙했습니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정확하게 무엇이라고 이름을 댈 수 없지만, 우리나라와 연관된 문양과 복식이었음을 느꼈을 겁니다. 이와 함께 작년 제니가 〈멜론 뮤직 어워드(MMA 2025)〉에서 입었던 15m 길이의 무대의상 역시 한국인이라면 알아봤을 겁니다. 흩날리듯 쓰여 있었지만, 분명 글씨가 한글이었다는 것을요. 한국 전통에 숨겨진 감각을 포착하여 동시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두 의상 모두, 르쥬(LEJE)의 작품입니다. 프랑스 유학 시절, 선후배로 만난 강주형, 제양모 디자이너로 구성된 르쥬는 ‘K-culture’가 알려지지도 않았을 2020년에 한국 전통을 새롭게 보여줄 패션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브랜드의 정신을 잊지 않고 꾸준히 달려오고 있습니다. 과연 그들에게 전통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새롭게 문을 연 그들의 쇼룸, 기록에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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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쥬 강주형(왼쪽), 제양모(오른쪽) 디자이너

PLUS 1. 르쥬라는 정체성 찾기

패션계에선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o-Creative Director) 체제로 운영하는 브랜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르쥬도 그렇죠. 서로의 어떤 점이 ‘팀’으로서의 가능성을 보게 했나요?

제양모 학교 선후배 사이로, 우연히 프로젝트를 함께 할 기회가 생겼어요. 작업하면서 보니까 서로 풀어내는 방식이 다르더라고요. 주현이는 패턴, 소재에 관해 고민한다면, 저는 테크닉과 스토리텔링에 집중했죠.

강주형 오히려 그 차이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에게 없는 장점이 상대방에게 있었기 때문에 관점이 넓어지는 느낌이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균형이 맞춰지고 있어요.

팀으로 활동하는 CD를 보면 항상 이 질문을 하잖아요. 의견이 어긋날 때, 어떻게 조율하는지요.

제양모 앞으로 계속 함께할 사이라면 정면으로 부딪치는 게 나아요. 처음엔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참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않더라고요. 둘 이상이 함께 시작했다가 안 좋게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듣고, 봤어요. 그래서 지금은 의견을 솔직하게 말해요. 이젠 서로를 잘 알아서 시작할 때보단 덜 부딪치고 조율도 잘 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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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명인 르쥬(LEJE)는 프랑스어로 ‘자아’를 뜻한다고 들었어요. 의미를 들었을 때, 에고(Ego)가 강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제양모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을 때, 저희 스스로에게 과연 어떤 것을 해야 우리의 메시지를 제대로 담을 수 있을지를 질문하고, 고민했어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브랜드는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이야기할 거란 확신이 들었고, 브랜드 이름을 ‘자아’라고 짓게 되었어요.

르쥬에 담긴 자아는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제양모 브랜드를 만들면서 했던 고민들, 그리고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마주한 닮고 싶은 새로운 자아까지 포함해요. 이 자아는 사람이 될수도, 역사 속 배경이 될수도, 이야기도 될 수 있죠. 르쥬는 이 모든 걸 담은 이름이에요.

두 분의 컬렉션이 좋은 반응을 얻어 르쥬를 시작했다고 하던데, 어떠한 컬렉션이었나요?

제양모 르쥬라는 이름을 짓기 전, 공모전에 제출했던 컬렉션이었어요. 한복의 선이나 소재 등 동양과 한국의 요소들을 활용한 남성복 컬렉션이었어요.

그 과정을 통해 두 분이 하고 싶은 옷과 이야기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하던데, 당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가 궁금해요. 그 때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는지도요.

제양모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항상 같았어요. 다만, 르쥬라는 이름을 걸고 여성복을 디자인하면서 그릇이 더 커진 느낌이에요. 남성복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어요. 소재와 실루엣 등 동양이라는 상위 카데고리로 묶일 수 있지만, 한국적인 걸 강조할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여성복은 표현하고 싶은 걸 더 쉽게 할 수 있고, 풍성하게 담을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한국 문화와 전통이라는 우리의 핵심적인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에게 직관적으로 닿을 수 있었고요. 하지만 저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어요.

브랜드를 전개하기엔 패션의 도시인 파리가 더 기회가 많았을 것 같은데, 한국으로 돌아온 계기가 있었을까요?

제양모 파리는 신인 브랜드가 자리 잡기에 어려운 환경이에요. 해외라면 사정은 다 비슷한데 일단, 한국의 동대문과 같은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신인 디자이너가 원단을 구매해서 옷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아요. 또, 워낙 역사가 길고 유명한 패션 하우스가 많아서 신생 브랜드는 자연히 그들과 경쟁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브랜드 창업보다 유명 브랜드에 입사하는 지망생이 더 많아요. 저도 르쥬를 하기 전에 여러 패션 하우스를 다니면서 현실을 보고 고민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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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 2. 전통이라는 고정관념 벗어나기

‘한국 전통을 시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다’는 브랜드 철학은 어떻게 세우게 되었나요?

제양모 알라이아(Alaïa), 발망(Balmain), 랑방(Lanvin) 등 여러 하우스 브랜드에서 일하면서 그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뚜렷하고, 많은 걸 할 수 있음에도 잘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보여준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르쥬도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강주형 브랜드라는 건 결국 나를 담는 거니까요. 그래서 우리 안에서 브랜드의 기조와 철학을 찾았어요.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등을 고민하다 보니까 ‘한국’으로 귀결되더라고요.

제양모 평소 파리 기메 미술관의 한국관에 전시된 유물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전통에 숨겨진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았고 언젠가 이를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또, 당시엔 한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가 많지 않았어요. 물론, 한국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는 있었지만, 한국의 정서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브랜드는 아직 없다고 생각해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 전통을 르쥬의 주요 아이덴티티로 삼은 이유에 오랜 타지 생활의 영향도 있었을까요?

제양모 외국에서 10년 넘게 살고 정착했어도 이방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그러면 자신의 기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죠. 그래서 오히려 한국적인 것을 더 잘 보고 발견했던 것 같아요. 국내에선 한국 전통을 다룬다고 하면 어렵다고 느끼고, 약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 면에선 자유로웠죠.

말하신 것처럼 전통이라고 했을 때, 여전히 사람들 머릿 속에 그려지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르쥬가 생각하는 ‘전통’이란 무엇인가요?

제양모 저희 옷이 박물관에 전시되면 좋지만,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게 저희가 생각하는 전통의 의미와 상통해요. 조심스럽게 보존해야 할 ‘오래된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정서를 담고 있고, 그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현재의 언어로 해석해야 하는 하나의 ‘출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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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재해석을 까다롭다고 여기는 이유 중에 하나는 잘못하면 촌스럽고, 앞서나가면 공감을 못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르쥬는 이 균형을 잘 맞춰가고 있죠.

제양모 저희는 균형보다 오히려 정해진 규칙이나 규범을 파괴하는 것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왜 이건 안되지?’, ‘왜 꼭 여기에만 써야하지?’ 라며 반기를 드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얼마 전, 다른 인터뷰에서 한글이 어떻게 되어야 사람들이 디자인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한글을 지나치게 신성시하고 지켜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어렵게 느껴지면서 제한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고 답했던 기억이 나요. 전통도 마찬가지예요. 저희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자유롭게 그리는 것이 더 재미있어요.

그럼 전통을 해석할 때, 르쥬만이 지키는 선이 있나요? 선을 넘어버리면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제양모 그럼요. 전통을 풀 때 제한을 두지 않되, 보편적인 가치관을 해치거나, 역사적으로 유의해야 할 사실을 모르면 안돼요. 저희는 컬렉션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논문을 찾아보고, 관련 자료와 오브제를 수집하고, 관련 분야의 교수님과 전문가를 찾아가는 등 깊게 공부하고 조사해요. 그렇기 때문에 장식 하나도 예뻐서 그냥 쓰는 경우가 없어요. 특히 아티스트와 작업할 때는 더 민감하게 생각하고 철저하게 따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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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금관에서 영감받은 제니 <Zen> 뮤직비디오 속 의상 ©OA Entertainment
르쥬는 K-POP 아티스트와도 작업을 많이 하셨죠. 그들과 작업할 때, 꼭 지키려는 태도가 있나요?

제양모 우리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자세는 똑같아요. 다만, 아티스트가 앨범(곡)을 통해서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들어요. 의상이라는 건 스타일링 요소가 아니라, 아티스트 다음으로 가장 잘 보이는 무대 장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옷이란, 아티스트와 저희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티스트와 대화를 많이 나눠요.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협업 제안도 많이 들어올 것 같아요.

제양모 맞아요. 지난 몇 년 사이에 많은 브랜드에서 요청이 왔는데 고심하고 있어요. 특히 한국 문화와 전통과 관련한 협업일 때는 상업적이거나, 일회성인 프로젝트는 지향하려고 해요. 그렇게 되면 깊이가 얕은 건 물론이고 이미지만 소모돼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거든요. 설화수 같은 경우, 브랜드가 전달하는 메시지와 방향성이 저희와 결이 맞았기에 큰 고민없이 할 수 있었어요. 뷰티 업계와는 처음 작업했는데,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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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JE, ME-IN’ N°2 Dress ©LEJE

PLUS 3. 결과보단 과정, 장인과의 협업

르쥬의 옷은 어떻게 제작되나요? 제가 듣기론 수작업으로 제작된다고 했거든요.

제양모 아트피스로 주목받으며 알려졌지만, 르쥬는 기성복을 추구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제작방식에 대해 고민이 많아요. 지금은 저희와 시너지가 나고 결이 맞는 제작팀과 함께 작업하고 있어요.

르쥬의 또 다른 아이덴티티는 장인과의 협업이죠.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장인과 작업을 했다고 하던데, 그땐 주로 어떤 작업했나요?

제양모 프랑스에는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이 많고, 오래 전부터 패션 업계와 협력하면서 분야가 세분화되어 있어요. 각 공방은 자수, 깃털, 단추, 트위드 등 자기만의 전문 분야가 있죠. 저희도 그런 공방과 함께 작업했고, 지금도 하고 있어요. 그외에도 인도, 콜롬비아, 베트남의 장인과도 일하고 있죠. 각 나라와 지역마다 뛰어난 공예 기술이 있으니까요. 장인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큰 제한을 두지 않으려고 해요.

요즘 같은 시대에 Made in Korea가 의미는 없지만, 그럼에도 종종 왜 한국에서 다 만들지 않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제양모 저희도 고민이었죠. ‘한국적 작업을 정체성으로 내세우는 브랜드으로써 해외 장인과 일하는 것이 맞는 시스템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거든요. 우연히 온지음 옷공방의 조효숙 교수님을 뵙게 되어 이런 고민을 털어 놓으니, ‘기술보다 만듦에 임하는 정신과 자세에 한국이 담겨 있다면 한국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생각해 보니까 한국 전통이라는 것이 반드시 기술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고, 또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은 한국 장인 분들과 하고 있으니까요. 유연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장인 분들과의 작업은 어떠셨나요? 처음 일 시작하기가 어렵지 않았나요?

제양모 설득이 쉽지 않았어요. 저희가 두석장 분과 작업하려고 찾아갔을 때도 어디에 쓸 것인지, 옷에 어떻게 쓸 것인지 등을 궁금해 하시면서 동시에 걱정하시더라고요. 또,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함께 연구하면서 맞춰가야 하는데 같이 호흡하면서 갈 수 있는 분도 많지 않고요. 물리적인 속도도 달라요. 패션업계는 정말 빠르지만, 공예를 온전히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 차이도 미리 계산해야 하고요. 하지만 제일 큰 걱정은 장인 분들께서 연세가 높고 후계자가 없기 때문에 언제 이 기술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더 조심스러울 것 같아요. 장인과 작업할 때, 유의하는 점이 있나요?

제양모 일회성 작업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가 저희의 원칙이에요. 지금 르쥬와 함께 작업하시는 두석장, 금박장, 나전칠기 장인 분은 2년 동안 넘게 연을 맺으며 신뢰를 쌓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게 저희가 책임을 가지고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제양모 브랜드를 시작할 때, 등거리1를 작업하고자 국내에 몇 안 계시는 장인을 찾아 갔어요. 그런데 이전에 안 좋은 기억들로 인해 패션 브랜드와는 작업하지 않는다고 거절하시더라고요. 최선을 다해 작업했음에도 매번 장인의 이미지, 공예 기법의 특별함만 잠깐 소비하고 끝나는 상황을 계속 겪으시면서 상처를 많이 받으신 것 같았어요. 그를 경험한 후 부턴 저희는 최소 몇 년은 유지할 수 있는 작업만 하려고 해요. 그러면 차후에 다른 디자이너가 찾아와도 그들의 진정성을 알아주지 않을까 해서요.

장인들과 작업하면서 영향 받은 점도 있나요? 워낙 오랜 시간동안 하나의 길을 파오신 분들이니까요.

강주형 1년에 두 번, 정해진 시즌에 맞춰 발 빠르게 달려가야 하는 것이 패션이라면, 장인 분들은 자기의 신념을 고수하면서 결과물을 향해 가시잖아요. 그를 통해 과정의 가치와 소중함을 배워요. 가끔 선생님들과 저희의 속도가 안 맞을 땐 애가 타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도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지키면서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제양모 요즘처럼 AI로 결과물이 쉽게 도출되는 세상일수록 장인들처럼 과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도(正道)를 지킨다는 것이 지루할 수도 있지만,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온다는 건 가치 있는 일이고, 그 모습을 보며 우리가 가는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게 돼요.

르쥬 덕분에 한국 공예와 장인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어요. 올해 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재가 입은 드레스는 두석장 님이 만든 금속 장식을 달았죠.

제양모 모든 아티스트와의 작업에 최선을 다하지만, 특히 큰 무대일수록 작은 장식 하나까지 직접 만드려고 해요. 저희와 함께 하는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고, 그 무대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전달하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특별공연에, 수상까지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이라서 한국적인 걸 더 멋있게 보여주고 싶었죠. 그래서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과 우리가 기존에 잘 해왔던 것을 결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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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재가 입은 드레스는 두석장이 직접 손으로 만든 장식을 달았다. © 2026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지금 말씀하신 금속 장식 드레스와 최근에 선보인 자개 드레스는 딱딱한 소재이다 보니 움직임에 제약이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강주형 아티스트는 무대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의상의 착용감을 까다롭게 볼 수밖에 없어요. 저희의 목표도 의상이 그들의 서사에 같이 남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아티스트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계속 소재를 연구해요. 특히 예를 드신 자개, 금속과 같은 특수 소재 같은 경우, 저희가 직접 입어서 착용감을 보는 등 엄청난 시뮬레이션과 연구를 거쳐 디자인을 수정해요.

우리나라의 전통을 지키고, 장인과 작업하는 건 멋진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쥬가 계속 이러한 작업 방식을 유지하고 지켜나가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양모 시간이 지날수록 과정의 중요함이 더 와닿으면서 우리가 선택한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르쥬는 초창기부터 장인정신, 수작업의 가치,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태도를 꾸준히 말해왔고, 공예만큼 그 이야기를 잘 전달해주는 수단은 없다고 생각해요. 학생 때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브랜드가 하나쯤은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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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 4. 옷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이유

르쥬의 컬렉션을 설명할 때, 예술성은 절대 빠지지 않은 단어죠. 유행이 빠른 패션계에서 예술성과 장인정신을 추구하고 지켜나간다는 점이 어렵진 않나요?

제양모 파리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패션 시장이 정말 넓다는 걸 배웠어요. 그래서 르쥬는 처음부터 상업과 예술의 중간 지점을 추구했고, 지금도 그 방향성은 변하지 않았어요. 저희는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잘 만든 옷은 언제든지 사랑받고, 대체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길을 천천히 가고 있는 중이에요. 실제로 브랜드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해외 10개국. 20여 개 이상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거든요. 이는 실제로 패션 시장은 다양하고, 우리가 정한 길이 맞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아트피스와 비교했을 때, 르쥬의 컬렉션은 조금 더 컨템포러리하다고 느꼈거든요. 컬렉션을 진행할 때는 아이디어를 얻는 방식이나, 작업 과정이 다른가요?

강주형 아트 피스가 조금 더 주목받지만, 컬렉션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을 비슷해요. 옷은 입혀졌을 때 더 빛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재와 실루엣을 더 신경쓰고, 컬렉션의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이 옷을 입고 기뻐하고 좋아할 사람들을 상상하면서 디자인하죠. 이런 흐름 속에서 컬렉션과 아트피스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일부러 딱 구분해서 작업한다고 느껴지진 않아요.

제양모 컬렉션과 아트피스를 조합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컬렉션도 우리 옷을 입었을 때, 특별한 감정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디자인하거든요.

컬렉션을 보면 독특한 실루엣을 가진 옷과 액세서리가 눈에 띄더라고요. 실험적인 피스도 있고요. 르쥬가 추구하는 형태가 있는 걸까요?

강주형 일부러 주목받기 위한 디자인을 한다기 보다는 이런 형태의 옷과 액세서리가 보편화돼서 누구나 자유롭게 당당하게 입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클 뿐이에요. 우리 옷을 입고 신었을 때의 특별함이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어요. 억지로 힘줘서 달라지기 보단, 이러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명씩 모이다보면 이뤄질 거라고 생각해요. 패션이라는 세계는 넓기 때문에 우리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계속 보다가 좋아지는 사람도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제양모 구조적인 형태와 실루엣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실험적인 피스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클래식하게 디자인하면 시각적으로 단조롭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를 상쇄시킬 수 있는 우리만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형태로 나타나게 된 것 같아요.

르쥬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제양모 2020~2021년 쯤에 ‘L-Jean’이 밈으로 알려지면서 저희 브랜드와 제품이 처음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죠. 해외 매체에도 많이 소개되었고요. 그 과정을 통해서 패션 시장은 예측할 수 없다는 걸 꺠달았어요. 어떤 옷이 대중에게 사랑받을 지는 디자이너도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과감하고 특이한 걸 해야겠다는 의도를 담기 보단, 많은 사람이 입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만 담아서 디자인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매 컬렉션마다 아트피스를 한 점씩 포함하더라고요. 이는 의도한 건가요?

제양모 바이어와 대중에게 컬렉션을 각인시킬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아트피스로 나온 것 같아요. 즉, 아트피스는 그 컬렉션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인 셈이에요.

많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컬렉션과 다르게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서브 컬렉션을 진행하는데요. 르쥬에게는 패러그래프(Paragraph) 컬렉션이 그런 의미죠?

제양모 패러그래프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남성복을 구성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기존 컬렉션의 규칙을 따르지 말고, 하나의 아이템을 정해서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풀어내는 방식으로요. 예를 들어 이번 아이템을 셔츠로 정했다면, 마음껏 셔츠를 디자인하면 됩니다. 대신 아이덴티티는 명확하게 보여줘야 해요.

왜 컬렉션의 이름을 패러그래프라고 지었나요?

제양모 여러 단락이 모여서 한 편의 글이 되듯, 패러그래프 컬렉션도 여러 벌이 모이면 누군가에게 하나의 컬렉션이 되었으면 했어요. 글 편집하듯이, 처음과 서로 단락을 이어 붙이면 전혀 다른 글이 되듯이 패러그래프 컬렉션도 어떻게 스타일링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졌으면 해요.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옷도 있고, 한정판 제작이라 자주 선보이진 못하고 있어요.

강주형 이 컬렉션은 진심으로 우리 마음대로 하자고 시작했기 때문에 패션위크 일정, 에이전시, 최소 수량 등을 다 맞추지 않았어요. 비즈니스 마인드에서 벗어나 디자이너 자아를 더 키워서 색도 마음대로 쓰고, 과감한 실루엣과 실험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등 하나의 출구와 같은 느낌이었어요.

마침 소재 이야기가 나왔네요. 르쥬는 버려진 샹들리에로 드레스를 만드는 등 소재 역시도 색다른 걸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새로운 소재를 의식적으로 찾는 편인가요?

강주형 일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경우도 있고, 수집하던 중에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머리 속에 생각하는 소재가 있어서 직접 조사하는 경우도 있고요. 상황에 따라 달라서 규정지을 수 없어요.

르쥬는 처음부터 지속가능성을 실천해 왔고, 지금은 3 Zero(Zero Waste, Zero Chemical Process, Zero Stereotype) 원칙을 고수하고 있죠. 친환경 소재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제양모 초창기때는 소재를 최우선으로 생각했었는데,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SPA 브랜드도 지속 가능성 라인(Sustainability Line)을 출시하는 지금, 과연 소재로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성을 이뤄낼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어요. 오히려 소재보다 우리만의 지속 가능한 방식을 만들어서 전개해 가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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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그래프 컬렉션은 한정 수량으로만 제작된다. 이외에도 르쥬의 옷들은 제작 방법, 한정적인 소대 등의 이유로 수량이 제한적인 피스가 있다.
어느새 지속 가능성도 마케팅 도구로 전략해버렸으니까요.

제양모 저희도 3 Zero 원칙을 고수하기 어렵지만, 최소한의 가치관이라고 여기고 기존의 방법들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려고 해요. 요즘엔 판매된 적 없는 과잉 재고나 생산 후 남은 자투리 원단을 활용해서 옷을 제작하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재고가 한정적이라 우리와 더 적합한 방식이라고 느껴요. 실크는 옛날에 만든 원단의 질이 더 좋거든요. 이처럼 계속 인식을 전환하면서 방법을 찾아야 하고, 결국 오래 유지되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봐요. 르쥬가 이미 만든 소재를 수작업으로 새롭게 만들고, 공예 기법을 적용하는 것도 지속가능성과 이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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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전시되어 있는 손수빈 작가의 작품. 겹겹이 쌓인 책 중에는 르쥬가 함께 전시를 부탁한 책이 포함되어 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강주형 컬렉션을 준비하고, 아티스트 혹은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많은 걸 고민하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만들고 싶은 것을 제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집중하거든요.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고 작업하는 게 재미있어요. 그래서 모든 게 자연스럽게 따라온 게 아닌가 싶어요. 만약 예쁜 것만 만드려고 했다면 지금까지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우리가 하고픈 이야기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자료를 찾고, 공부하고, 서로 대화하고… 이 과정이 재미있어서 결과로도 잘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지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땐 주로 뭘 하면서 쉬세요?

제양모 저는 소품과 가구를 좋아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종종 그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구매하기도 하는데요. 요즘은 일본 옥션에서 고서적을 많이 사요. 의외로 일본에 한국에도 없는 우리나라 책이 많거든요. 소유욕보다는 좋아하는 걸 찾아내고, 새로운 걸 알면서 느끼는 희열 덕분에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강주형 잘 안 지치는 편이지만, 그래도 힘들땐 음악을 듣거나, 아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요. 정리정돈이나 청소를 한다거나, 수필집을 읽기도 하고요. 최대한 생각을 비워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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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긴장감을 주는 김현진 작가의 작품.
앞으로 남은 시간이 더 많죠. 르쥬가 어떤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나요?

제양모 저희 둘은 항상 ‘르쥬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요. 르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의 전통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패션 브랜드가 많지 않았고, 한복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선뜻 생각나는 브랜드도 없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저희로 인해 자극과 영감을 받은 누군가가 한국의 가치와 이야기를 전하는 브랜드를 시작하고, 그 수가 많아져 하나의 바운더리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한국적 가치를 담은 옷을 사고 싶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이자 꼭 방문해야 할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프랑스, 일본, 이태리 등 해외에는 대가를 충분히 지불할 만큼 일부러 방문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는데, 한국에선 르쥬가 그런 브랜드가 되었으면 합니다. 프랑스의 하우스 브랜드의 재단 박물관처럼, 한국으로 여행오면 르쥬의 아카이브를 반드시 들려야 하는 곳이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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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 LIST

기록(機錄)의 작품들 4

장승태 작가의 테이블과 달항아리

장승태 작가는 기능을 다한 사물을 수집하고, 그 사물을 유리섬유로 덮는 래핑(Wrapping) 기법을 통해 익숙한 사물을 흐릿하게 만들고 새롭게 인식하도록 만든다. 기록 공간의 큰 불륨을 차지하는 장승태 작가의 테이블은 평소 작가의 작업을 좋아하던 르쥬가 공간만을 위해 의뢰를 한 것. 작가는 버려진 찬장을 테이블 상판으로 사용하고 그 위를 하얀색 천을 덮은 것처럼 감쌌다. 테이블 위에 있는 달항아리도 마찬가지. 제양모 디자이너가 수집했던 달항아리를 하얀색 유리섬유로 감싸고 바람이 불어 천이 날리는 듯한 움직임을 부여하여 역동적인 느낌이 들게 했다. 달항아리는 감싼 천은 옷의 드래이핑 기법을 떠오르게 하고, 테이블 아래의 수많은 다리는 전통이 결코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하나로 이어진 여러 명이 만들어 낸 것임을 전달한다.

장시재 작가의 허수아비

기록의 중앙, 천장부터 내려온 굵직한 사슬에 비정형의 나무 토막이 매달려있다. 을지로에 버려진 나무들을 주어 압축한 뒤, 마치 오래된 나무 기둥에서 잘라낸 토막처럼 만들어냈다. 압축으로 인해 생긴 선들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이기도 한다. 장시재 작가는 이처럼 버려진 재료들을 수집하여 변형시킨 후, 움직임을 부여하는 키네틱 아트를 선보인다. 물론, 기록에 자리잡은 이 작품도 버튼을 누르면 서서히 돌아간다. 움직임에 눈을 뗄 수 없는 이 작품의 이름은 <허수아비>로, 기록에 제일 먼저 들어온 작품이다. 논밭에서 새떼를 쫓아내고 곡식을 지켜주는 허수아비처럼, 나쁜 기운을 없애 줄 거라 믿는다.

손수빈 작가의 책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활동하는 손수빈 작가는 해외 생활에 느꼈던 감정을 틈이라는 주제로 표현한다. 작가처럼 해외 생활을 오래했던 르쥬의 두 디자이너는 손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손 작가의 작품을 기록에 두기로 했다. 손수빈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나라의 언어로 된 책을 교차해서 쌓는데, 강주형, 제양모 디자이너는 르쥬를 론칭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관을 담은 책들을 함께 넣어주기를 요청했고, 작가는 흔쾌히 그 책을 맨 윗칸에 쌓았다.

– 김현진 작가의 유리 작품

청량한 옥색의 유리들이 아슬하게 쌓여 있고, 각 유리는 엄청나게 뾰족한 가시를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을 만든 김현진 작가는 유리라는 재료를 일반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흘렀다가 다시 위로 솟구치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돌처럼 만들기도 하는데 전반적으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풍긴다. 기록에 전시된 작품은 작가가 아팠을 때의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유리를 최대한 뾰족하고 날카롭게 만들어 세포 하나, 하나를 찌르는 듯한 느낌을 나타냈다. 하지만 제양모 디자이너는 아픔보다는 작품의 구조와 색상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특히 옅은 녹색을 보며 한국의 옥색을 떠올렸다고 한다. 동시에 유리의 뾰족함이 공간에 약간의 긴장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여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TIPPING POINT

강주형, 제양모 디자이너는 장인들에게 배워야 한다고 했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디자인과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신념을 느꼈다. 타지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수없이 고민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르쥬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금속 장식을 만들기 위해 장인들이 수백번의 망치질을 하듯이, 디자이너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찾기 위한 무수한 다듬질이 필요하다.


  1. 조선시대, 여름에 땀이 옷에 배어들지 않도록 상체에 걸쳐 입은 등나무나 대나무로 만든 조끼 형태의 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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