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 가구의 집, 몬타나 한남

몬타나 CEO 요아킴 라센 인터뷰

지난 4월 덴마크 모듈 가구 브랜드 몬타나가 서울 한남동에 두 번째 모노 스토어를 열었다.

모듈 가구의 집, 몬타나 한남

한동안 한국의 집은 화이트와 우드 등 ‘안전한’ 색으로 채워져 있었다. 분명 실패 확률이 적은 조합이지만 개성 있다고 보기엔 어려운 연출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달라졌다. 과감한 컬러와 예상 밖의 조합을 자신의 취향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덴마크 가구 브랜드 몬타나가 한국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36가지 기본 모듈, 4가지 깊이, 43가지 컬러. 1982년 피터 J. 라센(Peter J Lassen)이 설립한 이 브랜드의 모든 제품은 덴마크 퓐 섬의 작은 마을에서 디자인되고 생산된다. 가업을 이어받은 창립자의 아들 요아킴 라센(Joakim Lassen)은 선대의 디자인을 계승하는 한편 신진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이어가는 등 활발한 브랜드 활동을 전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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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타나 한남

이처럼 외연을 확장 중인 몬타나가 지난 4월 서울 한남동에 두 번째 모노 스토어를 열었다. 작년 8월 강남 논현동에 아시아 첫 매장을 낸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매우 공격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매장은 키친과 리빙룸, 드레스룸 등 일상의 장면을 재구성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모듈마다 컬러를 다르게 적용한 수납장이 줄지어 놓여 있고,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모듈형 소파와 핑크 컬러 수납장도 함께 자리한다.

매장 입구에는 게임 캐릭터 ‘팩맨’을 연상시키는 오브제를 놓았다. 몬타나의 가장 작은 모듈로 구현한 것으로, 덴마크 본사 공장에서나 볼 수 있던 상징적인 조형물이다. 한국 매장에 처음 선보이는 위트 있는 인사이기도 하다. 몬타나의 철학은 단순하다. ‘모든 요소는 무한대로 결합되어야 하며, 실용성과 미학을 갖추고 유행을 타지 않아야 한다.’ 몬타나 한남 모노 스토어 곳곳에는 창립 이래 흔들리지 않은 이 원칙이 녹아 있다.

Interview

요아킴 라센 몬타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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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타나 CEO 요아킴 라센 © Montana Furniture
논현동에 이어 한남동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빠른 전개 속도가 눈에 띄는데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영감을 주는 시장이다.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깊은 안목은 물론, 개성과 자기표현에 대한 열린 태도가 공존한다. 이는 몬타나의 철학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겉으로 보기엔 확장 속도가 빠르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 수요와 탄탄한 현지 파트너십이 뒷받침된 결과다. 신중하게 접근하되, 한국 시장의 장기적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몬타나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약 10%가 한국 사용자다. 글로벌 시장 가운데 세 번째로 큰 비중이다. 별도의 광고나 인플루언서 마케팅 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커뮤니티라서 더욱 의미가 깊다.

지역적 맥락에 따른 공간의 차별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모든 모노 스토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각 매장의 맥락에 맞춰 조정된다. 논현동 매장이 한국에서 몬타나의 기반을 다진 시작점이었다면, 한남동 매장은 지역 특유의 창의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좀 더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두 매장은 서로 다른 결로 몬타나의 모듈 시스템과 컬러 세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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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이전 내한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컬러를 다루는 한국 사람들의 태도가 훨씬 과감해졌다. 가령 일본 시장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하다. 일본은 색을 좋아하면서도 실제 공간에 들이는 데에는 망설임이 있다. 반면 한국은 주저하지 않는다. 직접 시도하고 즐기면서 색을 사용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들어오는 주문 기록을 보면 화이트나 블랙보다 여러 색을 조합한 경우가 훨씬 많다. 예상 밖의 과감한 조합인데 결과적으로 균형감 있고 세련된 경우가 많아 흥미롭다. 도심의 작은 집이든 넓은 공간이든, 시스템을 인테리어 안에 통합하는 방식도 정교하다.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시스템을 해석하는 모습을 보며 역으로 영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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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타나 한남
2019년 인터뷰에서 부친의 디자인 유산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것을 과제로 꼽았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그 비전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나?

몬타나 시스템이 지금까지 유효할 수 있었던 건 시대 변화에 맞춰 계속 진화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변화와 호흡하며 컬러와 디자인 언어를 동시대의 감각에 맞게 바꿔왔다. 최근에는 몬타나 시스템의 디자인 언어와 구조를 공유하는 ‘패러다임(Paradigm)’ 소파를 선보이며 카테고리도 확장했다. 한국과 일본, 파리의 크리에이터들과 디자인 협업도 논의 중이다. 각 문화권의 일상 속에서 몬타나가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색으로 해석되는지 살펴보는 작업이 될 것이다.

같은 해 디자이너 마르그레테 오드가르드와(Margrethe Odgaard)와 협업해 새로운 컬러 팔레트를 선보였다.

컬러는 몬타나의 중심이다. 다만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마르그레테 오드가르드와 팔레트 작업을 하며 방향을 바꿨다. 전체를 한 번에 교체하는 대신 주기 안에서 작은 변화를 더해가는 방식이다. 몇 년 전 루비, 아카시아, 클레이 컬러를 추가하고 일부 컬러를 제외한 것도 그 과정이었다. 지금은 뉴트럴 컬러 영역에 관심을 두고 있다. 화이트라고 해서 모두 같은 화이트가 아니다. 기존 컬러들과 더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뉴트럴 톤을 연구 중이다. 내년쯤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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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타나 한남
몬타나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구가 사용자의 삶과 함께 성장한다는 점이다. 나 역시 학생 때부터 몬타나를 썼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그 가구들은 형태를 바꿔가며 여전히 내 곁에 있다. 우리는 고객을 끝까지 책임진다. 1982년에 산 몬타나 제품도 부품을 구할 수 있다. 처음 샀을 때보다 더 멋진 색의 핸들로 바꿀 수도 있고, 도어나 다리를 교체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몬타나가 오랫동안 유효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가구가 사용자의 삶과 함께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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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타나 한남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한국에서 더 많은 모노 스토어를 열고 백화점에 입점해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몬타나는 덴마크 최초의 가구 브랜드 단독 매장인 코펜하겐 브레드가데 매장을 30년 넘게 운영해왔다. 약 500㎡ 규모의 이 공간은 브랜드가 어떻게 펼쳐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다. 그 꿈이 이곳 한국에서도 모노 스토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몬타나 한남 모노 스토어

기획 몬타나 한남
인테리어 디자인 호스팅하우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49길 23, 2층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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