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의 감각을 담은 공간, 윤현상재 머티리얼라이브러리 숍
윤현상재가 새롭게 문을 연 ‘머티리얼 라이브러리 숍’은 윤현상재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같은 공간이다.

지난 4월 윤현상재가 새롭게 문을 연 ‘머티리얼 라이브러리 숍’은 재료를 보는 행위에서 나아가, 손에 쥐고 일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단계까지 확장해 보는 실험적인 공간이다.윤현상재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재료로부터의 창작’을 다양한 사물과 스케일로 풀어낸 새로운 형태의 선별된 하드웨어 중심 공간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디자인 편집숍과 달리, 타일과 건축자재를 다루는 윤현상재만의 시선이 손잡이와 경첩, 스위치, 오브제 같은 작은 사물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매장은 동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라이브러리에서 자재를 만지고 비교하며 축적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숍으로 연결하고, 숍에서는 공간 단위의 재료를 손에 쥘 수 있는 사물의 스케일로 점차 좁히는 동선. 사용자는 하드웨어와 오브제, 스테이셔너리에 이르는 작은 사물에 다다르며 재료를 보다 일상적인 감각으로 경험하게 된다. 큰 재료에서 작은 사물로 이어지는 스케일의 전환은 이 숍을 관통하는 중요한 흐름이다.

사실 머티리얼 라이브러리 숍은 윤현상재의 신사옥 이전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인테리어는 새로운 구조를 덧붙이기보다 기존 공간을 감싸고 보완하는 방식에 집중했다. 임시적 조건 안에서 최소한의 개입으로 새로운 사용성을 만들어내는 접근이다. 부식된 철의 질감을 연상시키는 코르텐강 빅슬랩 타일을 중심으로 공간의 밀도를 정하고, 다양한 하드웨어의 물성을 부드럽게 받쳐 줄 소재로 천연 가죽을 선택했다.

기존 철제 서가 시스템에는 가죽을 덧입히듯 활용해 새로운 표정을 만들었고, 기존 라이브러리의 목재 합판 톤을 유지해 두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이곳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작가 및 브랜드와의 협업 하드웨어다. 2025년 전시 〈Small Sculpture〉를 계기로 시작된 협업 프로젝트를 상설 큐레이션 형태로 확장했다. 핸드메이드 타일부터 손잡이, 경첩, 후크, 선반 브래킷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들만의 독창적인 형태감과 물성을 담아 오리지널 하드웨어를 함께 개발해 단독 판매한다. 전시와 갤러리 운영을 통해 축적한 윤현상재-창작자 네트워크가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여기에 국내외에서 디자인 및 소재 완성도가 우수한 제품들을 윤현상재의 기준으로 선별해 모았다. 시공자와 디자이너가 도면 위에서만 다루던 부속품을 직접 만지고 비교하며 구매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는 건축가와 창작자를 위한 도구 및 문구 라인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조만간 라이브러리의 자재 열람 데이터와 QR코드 기반의 사용 흐름도 숍 큐레이션에 반영할 계획이다.

머티리얼 라이브러리 숍은 일종의 프로토타입 같은 공간이다. 신사옥 이전에 앞서 윤현상재가 선보일 방향성과 정체성을 미리 실험하는 공간이자, 브랜드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재료에 대한 감각을 실제 사물과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해 보는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