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aysofdesign 2026 ② 덴마크 디자인을 대하는 오늘의 태도

올해 스리데이즈오브디자인에서 포착한 덴마크 크리에이티브 신의 면면을 크리에이티브 덴마크와 함께 살펴봤다.

3daysofdesign 2026 ② 덴마크 디자인을 대하는 오늘의 태도

덴마크 디자인의 신성

도시 환경을 바꾸는 작은 디자인, 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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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현대인에게 신선한 공기만큼 귀한 것이 없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기 위해 집집마다 커다란 공기청정기에 의존하지만, 사실 창문을 활짝 여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환기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게을리하는 건 공기가 투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건강한 실내 생활을 지원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버디(Birdie)는 공기를 눈에 보이게 만들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대표 제품은 노란 카나리아 모양의 실내 환경 모니터다. 과거 광부들이 유독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탄광에 카나리아를 데리고 들어갔던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실내 공기가 나빠지면 새가 자동으로 몸을 숙이고,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면 다시 일어선다. 버디는 올해 스리데이즈오브디자인에서 공기 정화 기능을 탑재한 선반과 LED 캔들을 새롭게 선보이며 브랜드 확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상의 작은 습관으로 도시 환경 문제를 풀어나가는 버디는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상투적인 명제를 현실에서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건강한 실내 생활을 지원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한다.
모두의 집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기술을 만드는 게 목표다.”

한스 아우게스텐베르(Hans Augestenberg) 버디 공동대표

자연을 흉내 내지 않는 태도, 레빈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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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철 피고 지는 덧없음이 꽃의 아름다움이라지만 금세 시드는 꽃을 사고 버리는 일이 낭비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레빈 스튜디오(Reevein Studios)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창립자 사라 로사 오페르만(Sara Rosa Oppermann)은 화훼 산업이 엄청난 양의 폐기물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흔히 생화의 대체품으로 조화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역시 플라스틱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곳에서 만드는 꽃 오브제의 대부분은 재활용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줄기를 만드는 게 관건이었는데, 덴마크 기술 연구소와 수년간 개발한 끝에 음식물 폐기물과 종이로 이루어진 유연한 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레빈 스튜디오는 외형적으로도 조화의 관습적인 미학을 따르기를 거부한다. 생화를 모사한다고 해서 자연에서 오는 감동까지 재현할 수는 없다고 믿어서다. 이곳의 작품에서 인공적인 색과 추상적인 패턴이 과감하게 드러나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자연을 흉내 내는 대신 새로운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는 레빈 스튜디오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모든 작품을 손으로 만들기에 무엇 하나 똑같은 게 없다.
세상에 한 송이뿐인 꽃을 오랫동안 간직하기를 바란다.”

사라 로사 오페르만 레빈 스튜디오 공동대표

기능 너머 의미를 찾는 〈Design at 108〉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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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리에이티브 덴마크는 덴마크 산업 연합과 협력해 〈Design at 108〉전을 선보였다. 코펜하겐 중심부에 위
치한 ‘Store Kongensgade 108’을 전시장으로 삼았는데, 이곳은 덴마크의 근현대사가 켜켜이 쌓인 역사적인 건축물로 그 의미가 남다른 장소다. 이번 전시는 올해 스리데이즈오브디자인의 주제인 ‘이 순간을 의미 있게’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졌다. 디자인의 의미를 다각도로 모색하고 그 해답을 덴마크 디자인의 철학에서 발견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덴마크 디자인이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건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일상의 실용성을 연결하는 태도 덕분인데, 이번 전시에 참여한 5개 브랜드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자국의 디자인 철학을 실천했다. 파우스케 마블 바이 모세르(Fauske Marble by Moser)는 천연 대리석을 감각적인 인테리어 소재로 재해석해 자연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고, 주방 가구 브랜드 크빅(Kvik)은 미니멀한 주방 가구를 통해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 주었다. 덴마크인에게 주방은 가족과 모여 하루를 시작하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회적 공간이기에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에 진짜 덴마크 주방을 누려야 한다’는 믿음으로 실용적인 모듈형 키친 시스템을 설계했다. 모르쇠(Morsø)는 전통적인 주물 기술로 만든 장작 난로와 그릴을 통해 덴마크의 장인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 5개 브랜드가 저마다 다른 신념과 비전을 드러냈지만 그 이면에는 공통의 가치가 존재했다. 디자인의 의미를 폭넓게 묻는 올해 행사의 기조 아래, 이번 전시는 덴마크 디자인이 단순한 스타일을 넘어 사람, 기술, 문화를 연결하는 태도에 가깝다는 걸 증명했다.

〈스리데이즈오브디자인 2026〉

기간 2026년 6월 10~12일
장소 코펜하겐 전역
웹사이트 3daysofdesign.dk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77호 (2026.07)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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