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피티에서 미술관까지, 카우스가 구축한 유연한 경계

카우스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

스페이스K 서울에서 2026년 7월 2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아티스트 카우스(KAWS)의 국내 최초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 캐릭터가 등장하는 신작 회화와 조각 등 총 2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 나아가 순수미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며 독창적인 시각 기호를 브랜드 자산으로 구축해 온 작가의 확장성과 협업 방식도 함께 조명한다.

그라피티에서 미술관까지, 카우스가 구축한 유연한 경계

스페이스K 서울에서 아티스트 카우스(KAWS)의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이 열리고 있다. 2026년 7월 2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등 글로벌 유명 미술관에 이어 열리는 작가의 국내 최초 개인전이다. 작가의 대표 캐릭터가 등장하는 신작 회화와 조각 등 총 2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친구’와 ‘이웃’이라는 일상적이면서도 복잡한 관계를 바탕으로, 가까운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위로와 갈등, 친밀함과 불편함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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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 전시 전경 사진 JunHo Lee ©Space K

카우스의 작품 세계

카우스는 1990년대 뉴저지와 뉴욕의 거리 문화 속에서 그라피티와 광고 개입 작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회화, 조각, 그래픽, 아트 토이, 상품 디자인, 패션, 공공미술로 영역을 확장하며 순수미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해골형 얼굴, X자 눈, 머리 양옆의 뼈 모양은 작가의 대표적인 시각 언어다. 1999년 바이닐 토이로 시작된 ‘컴패니언(COMPANION)’은 카우스의 핵심 캐릭터로, 이번 전시의 조각 작품인 ‘멀리 바라보기(THE LONG VIEW)'(2026)에도 등장하여 고독과 불안을 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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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막하, 2026, Bronze, 231 x 208 x 124.5 cm 사진 Farzad Owrang ©Space K

토끼를 연상시키는 캐릭터 ‘어컴플리스(ACCOMPLICE)’는 조각 ‘그림자 측정하기(MEASURING SHADOWS)'(2026)를 통해 내면의 그늘과 관계의 거리감을 표현한다. 미쉐린 맨을 닮은 캐릭터 ‘첨(CHUM)’은 친구나 동료를 뜻하며, 전시의 핵심 조각인 ‘막상막하(NECK AND NECK)'(2026)와 회화 ‘빨간 공(THE RED BALL)'(2026), ‘치유(THERAPY)'(2025) 등에서 타인과의 대치, 마찰, 연대의 모습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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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25, Acrylic on canvas, in 3 parts, 218.4 x 655.3 cm 사진 Farzad Owrang ©Space K

카우스는 이 캐릭터들을 인물 화가의 모델과 같은 존재이자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자극하는 뮤즈라고 규정한다. 오랜 시간 동안 컴패니언, 어컴플리스, 첨은 작가의 머릿속에 구축된 독자적인 생태계 안에서 서로 매우 다른 감정 표현과 성격을 지닌 페르소나로 자리 잡았으며, 각자 고유한 뉘앙스와 정서를 지니고 관객과 소통한다. 전시의 대주제는 정치적 긴장 고조와 코로나19가 불러온 타인을 향한 경계심, 그리고 역설적인 감사함 등 지난 몇 년간 사회 전체가 겪은 강렬한 감정의 궤적을 작업에 고스란히 투영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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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 전시 전경 사진 JunHo Lee ©Space K

특히 신작 조각 ‘막상막하(NECK AND NECK)’는 두 캐릭터 사이의 관계 역학을 자세로 발전시킨 시도이며, 작가는 과거의 연작에서도 캐릭터 간의 몸싸움을 다루어 왔기에 이러한 심리적 긴장과 갈등은 늘 자신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모티프였다고 밝힌다. 신작 회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방, 놀이터, 뒷마당 등의 장소들 역시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과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며 새롭게 마주하게 된 유년기의 기억들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한 배경이다.

카우스 전시를 보는 세 가지 방법

이번 전시는 작가가 다듬어온 가상 생태계 속 캐릭터들이 전시장 공간으로 걸어 나와 관객과 관계를 맺는 구조를 지닌다. 작가는 관객이 지닌 경험과 관점에 따라 작품을 받아들이기를 기대하며, 물리적 공간 안에서 감각을 확장할 수 있는 관람 방식을 제안한다. 이미지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형태를 넘어, 카우스가 구축한 시각 세계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회화와 조각의 시각적 연동 관계를 추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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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 전시 전경 사진 JunHo Lee ©Space K

이번 전시는 회화 속 이미지와 조각의 입체적 형태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도록 구상한 첫 전시로, 관객은 2차원 화면 속 캐릭터의 물리적 역동성이 3차원의 실물 조각으로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비교 분석하며 볼 수 있다. 특히 작가가 검은색으로 마감하여 형태의 조형성에 집중시킨 대형 조각들을 바라볼 때, 시선이 2차원 공간과 3차원 공간 사이를 유기적으로 오가며 매체에 따라 형태가 다르게 인식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동시에 공간의 건축적 특성을 인지하고 동선을 입체적으로 활용하여 걸어야 한다. 카우스는 전시장 내부에 내러티브를 주입하여 관객의 시선을 통제하는 방식을 배제했다. 대신 관객이 공간에 진입했을 때 마주하는 시선과 회화, 조각이 교차하며 형성하는 관계성에 집중하여 전시장 구조에 조응했다. 따라서 관객은 좌대 앞에 멈춰 서서 정면만 바라보는 방식을 지양하고, 회화와 조각이 공존하는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캐릭터의 뒤편으로 걸어가 보는 등 여러 각도에서 구도의 변화를 감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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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공, 2026, Acrylic on canvas, 218.4 x 218.4 cm, 사진 Farzad Owrang ©Space K

아날로그 방식을 회복한 신작 회화의 표면 질감을 육안으로 대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작가는 기기 화면을 통해 디지털 픽셀로 작품을 확인하는 것과 미술관 현장에서 회화 앞에 서서 마주하는 것 사이에는 경험적 간극이 존재한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그는 20여 년간 고수해 온 매끄러운 ‘하드 에지(Hard-edge)’ 기법에서 벗어나, 1990년대 그라피티 시절 스프레이 캔으로 물감을 흩뿌리던 아날로그 방식을 이번 신작에 다시 도입했다.

카우스를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한편 디자이너라면 카우스의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는 시각 요소를 브랜드 자산으로 구축한 독보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해골 모양 얼굴과 X자 눈이라는 직관적인 기호로 강렬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뒤, 이를 그래픽, 아트 토이, 패션 컬렉션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하며 유기적인 브랜드 경험을 확장해 나간다. 순수미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그의 비즈니스 모델은 디자인 스튜디오의 새로운 생존 전략을 보여준다. 끊임없는 영역 확장과 협업 태도도 주목해야 한다. 초기 스트리트 패션에서 최근 MLB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그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주저 없이 시도해 왔다.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유연함은 브랜드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다. 자신만의 형태와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시각적 자유를 진화시켜 온 카우스의 여정은 디자이너들에게 명확한 시사점을 던진다.

<친구, 그리고 이웃>

주소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기간 2026년 7월 23일 ~ 12월 27일
운영 시간 10:00 ~ 18:00(화요일-일요일) *월요일 휴관
참여 작가 카우스
홈페이지 스페이스K 서울
인스타그램 @spacek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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