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디자이너의 인쇄소] 으뜸프로세스 – 슬기와민

인쇄를 맛있게 요리하는 마스터 셰프

으뜸프로세스는 고도의 인쇄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 관리로 '슬기와민'을 비롯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는 인쇄소다.

[그 디자이너의 인쇄소] 으뜸프로세스 – 슬기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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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를 맛있게!” 인쇄소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이 큼지막한 문구는 으뜸프로세스의 인쇄 철학을 대변한다. 1990년대 후반까지 인쇄 제판을 전문으로 하던 으뜸프로세스는 디지털로 인해 변화하는 인쇄 생태계에 맞춰 2000년대 초반 인쇄소로 사업을 전환했다.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포부만큼은 남달랐다. 양용모 으뜸프로세스 대표는 “처음 인쇄기를 들여왔을 때 세계 최고의 인쇄소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젠 국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자부합니다(웃음).” 최대 300선 인쇄까지 가능한 기술력과 노하우는 으뜸프로세스의 자랑. 촘촘히 망점을 새기면서도 이 미지가 뭉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개월을 연구했다. 제작 비용은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지만 품질만큼은 충분히 보장된다. 이런 으뜸프로세스의 실력이 입소문 나자 많은 디자이너들이 몰려 들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 디자인 스튜디오 하이파이 등 최근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매거진 미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권효정도 으뜸프로세스에 인쇄를 의뢰할 정도. 이중 슬기와민은 으뜸프로세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 입소문의 진원지가 바로 슬기와민이기 때문이다. 으뜸프로세스와 두 사람의 만남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랑크푸르트 사진전〈패스트 포워드: 한국으로부터의 사진 메시지〉도록을 디자인한 슬기와민은 전시 기획을 맡은 계원예술대학교 이영준 교수가 레퍼런스로 제시한 정연두 작가의 도록을 보고 인쇄 품질에 반했고 수소문 끝에 이를 제작한 으뜸프로세스를 찾아냈다. 최슬기는 “인쇄 기술도 훌륭하지만 철저한 감리야말로 으뜸프로세스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10여 년간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한 번도 감리를 보기 위해 인쇄소를 찾은 적이 없다고 하니 대단한 신뢰라고 할 수 있다. 조각가 지용호의 작품 도록은 으뜸프로세스의 진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이 책은 폐타이어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 스타일에 맞게 카본 소재가 다량 포함된 무광택 흑먹으로 인쇄해야 했는데 뒷묻음 현상이나 고스트 현상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출력물이 쌓이다 보니 종이가 눌려 뒷묻음 현상이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즉각 건조가 되는 인쇄기를 사용하지만 당시에는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어요.” 당시 으뜸프로세스는 모든 인쇄물을 10cm 간격으로 분배ㆍ적재하는 방식으로 이 숙제를 풀었다. 출력물의 무게를 줄여 뒷묻음 현상을 최소화한 것인데 당시 인쇄소 바닥에 빼곡히 널린 인쇄물이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다고. 실력과 노력을 겸비한 으뜸프로세스는 해외 아티스트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했다.

2013년 플라토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무라카미 다카시는 컬러에 관해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처음 전시를 준비할 땐 프랑스에서 자신이 직접 도록을 인쇄해 오겠다고 했지만 으뜸프로세스의 인쇄물을 보고 마음을 돌려 국내 제작을 결정했다. 결과물에 대한 인쇄소의 정성과 노력은 디자이너의 신뢰로 이어지는 법. 최성민은 “일반적으로 인쇄소에서 ‘제작할 수 없다’고 말하면 그건 통상적인 제작 방식이 아니라서 만들기 어렵다는 뜻이지만, 양 대표가 제작할 수 없다고 말하면 그건 정말 안 된다는 뜻이에요. 그땐 디자인 방향 자체를 아예 수정하는 쪽으로 선회합니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인쇄소 안에는 마침 슬기와민이 디자인한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의 핸드북이 나와 있었다. 따끈따끈한 인쇄물을 들고 얼굴 가득 미소를 띤 슬기와민을 보고 있자니 ‘맛있는 인쇄’의 참의미를 알 것 같았다.

으뜸프로세스
설립 연도 1987년
주소 서울시 중구 서애로3길 22
인쇄 기기 고모리 하이브리드 UV 인쇄기
주요 협력사 슬기와민, 김영나, 매거진 , 권효정, 박우혁ㆍ진달래 등
특장점 300선 이상의 인쇄가 가능한 기술력과 꼼꼼한 인쇄 및 후가공 관리
문의 02-2278-6387

“으뜸프로세스는 완전히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인쇄소다. 전 인쇄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디자이너가 놓친 부분까지 알아서 체크해주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으뜸프로세스 × 슬기와민의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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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ign.co.kr, ⓒ designhou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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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 2012년 리움에서 열린 서도호 작가의 <집 속의 집> 전시 도록. 도록 커버를 싸는 종이는 빵을 쌀 때 많이 사용하는 노루지였는데 정전기가 매우 심하다. 전면 인쇄를 한 뒤 수천 장의 종이를 일일이 손으로 떼내어 정전기를 없애고 나서 후면 인쇄를 하고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해 접지를 했다. 당시 이 도록은 인기가 상당해 1000부를 추가 제작하기도 했다고.
2, 5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오프닝 소책자. 책자 중간에 스케줄 표와 지도가 펼쳐질 수 있도록 했다. 작업이 가능한 제책집을 수소문해 복잡한 중철 제책을 완성할 수 있었다.
3
 백현진 작가의 아트 북 <오르가니즘 메카니즘 블러리즘>.
4 플라토 미술관에서 열렸던 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전 도록.
6 박미나의 전 도록.
8 지용호의 개인전 <뮤턴트>전 도록.
9 페스티벌 봄 2013 포스터.
10 페차쿠차 나이트 Vol.9 포스터.
11 <패스트 포워드: 한국으로부터의 사진 메시지>전 도록.
12, 13 BMW 구겐하임 랩의 Participatory City 발행물.
14 종합 문화체육관광 무크지 .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448호(2015.10)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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