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가 만든 사우나는 어떤 모습일까?
코펜하겐 항구에 들어서는 새로운 수변 웰니스 공간, 카이 워터 컬처 하우스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Kengo Kuma)가 코펜하겐에 특별한 웰니스 공간을 선보인다. 오는 12월 5일 개관하는 ‘카이 워터 컬처 하우스(KAI Water Culture House)’는 수영장과 사우나, 온천탕을 갖춘 복합시설이다. 다섯 개의 비정형 벽돌 타워로 완성한 독특한 건축 디자인과 공간의 특징을 살펴보자.

‘웰니스(Wellness)’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서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하나의 문화로 발전했다. 특히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한 사우나와 목욕 문화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찜질방과 일본의 온천, 북유럽의 사우나처럼 각 지역의 고유한 목욕 문화도 새로운 공간과 경험을 더하며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Kengo Kuma)가 특별한 공간을 선보인다. 바로 덴마크 코펜하겐에 오픈 예정인 ‘카이 워터 컬처 하우스(KAI Water Culture House)’다.

‘카이(KAI)’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바다를 뜻하는 ‘카이(kai)’와 덴마크어로 부두를 뜻하는 ‘카이(kaj)’에서 착안했다. 일본과 덴마크의 문화적 연결성을 담은 이름인 셈이다. 실제로 이곳이 들어서는 곳은 코펜하겐 중심부의 파피뢰엔(Papirøen), 일명 ‘페이퍼 아일랜드(Paper Island)’다. 과거 산업시설이 자리했던 이 지역은 최근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수변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코펜하겐 시민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2015년 코펜하겐시는 페이퍼 아일랜드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민 공모를 진행했다. 당시 접수된 160개의 제안 중 상당수가 수영과 휴식, 교류를 위한 공공시설을 원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2017년 국제 건축 설계 공모가 열렸고, 구마 겐고 앤드 어소시에이츠(Kengo Kuma & Associates, 이하 KKAA)가 당선되며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KKAA가 주도하고, 덴마크 건축사무소 코르넬리우스 뵈게 아틀리에 포 아키텍처(Cornelius Vöge Atelier for Architecture)와 빌헬름 라우리첸 아키텍츠(Vilhelm Lauritzen Architects)가 협업해 완성한 이곳은 수영장과 사우나, 온천탕, 문화 공간을 갖춘 복합시설이다. 약 5,800㎡ 규모로 총 10개의 수영장이 들어서며, 한겨울에도 야외에서 수영과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독특한 건축 디자인이다. 서로 다른 각도로 기울어진 다섯 개의 벽돌 타워가 모여 거대한 조각 작품을 연상시킨다.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은 다섯 개의 비정형 벽돌 타워다. 각각의 타워는 아래에 자리한 수영장의 구조와 배치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설계됐다. 외벽에는 약 30만 개의 수제 벽돌을 사용했으며, 회색빛이 조금씩 다른 벽돌을 계단식으로 쌓아 입체적인 질감을 완성했다. 벽돌 타워 아래에는 유리로 마감한 투명한 저층부를 배치해, 항구에서 바라보면 육중한 구조물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건물 곳곳에 불규칙하게 배치한 403개의 창은 실내로 자연광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항구의 풍경을 담아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공간은 다섯 개의 타워 사이에 자리한 야외 수영장 ‘밸리 풀(Valley Pool)’이다. 사방이 벽돌 벽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위쪽은 하늘을 향해 열려 있어, 비가 내리거나 눈이 오는 날에도 야외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수온은 약 26℃로 유지된다. 또, 같은 층에는 일본의 전통 온천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야외 온천탕 ‘온센(Onsen)’도 마련될 예정이라고. 이곳에서는 36℃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채 코펜하겐 항구의 전경을 만끽할 수 있다. 실내에는 25m 수영장과 어린이용 풀을 비롯해 온탕과 냉탕, 사우나, 스팀룸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야외 수영장의 연중 운영을 위해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도 적용했다.

건물에서 가장 높은 ‘컬처 타워(Culture Tower)’에는 지역 주민과 문화 단체를 위한 공간도 마련된다. 물과 움직임, 창의성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건물 외부에는 항구로 이어지는 목재 보드워크가 조성되며, 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야외 수영시설은 2027년 초 개장할 계획이다.

일본의 건축적 감각과 덴마크의 목욕 문화가 만난 카이 워터 컬처 하우스는 오는 12월 5일 문을 연다. 개관 당일에는 무료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코펜하겐 시립 수영장과 동일한 요금 체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웰니스에 관심이 있다면 코펜하겐 여행에서 이곳을 기억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