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성장을 돕는 다정한 디자인 5

아이들의 내일을 짓는 다섯 가지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토대가 된다. 신체 활동 가구부터 재난 지역 놀이터, 발달 지원 도시락, 놀이조각, 아날로그 전화기까지.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발달에 집중해 아이들의 삶을 구축하는 디자인을 소개한다.

어린이의 성장을 돕는 다정한 디자인 5

어린이날을 맞아 디자인이 아이들의 삶과 관계 맺는 방식을 살펴본다. 좋은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아이들의 내면과 일상을 단단하게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 능동적인 신체 활동을 유도하는 가구부터 재난 지역의 놀 권리를 복원하는 조립식 놀이터, 특수한 발달 과정을 돕는 스마트 도시락과 본능적 탐색을 이끄는 놀이조각, 그리고 소통의 본질에 집중하게 하는 아날로그 전화기까지. 화려한 장식 대신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성장에 충실한 다섯 가지 디자인을 소개한다.


능동적인 성장을 돕는 놀이 파트너, 안파 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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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 디자인 스튜디오 안파(ANFA)의 ‘안파 캔디’는 가구를 수동적인 물건에서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능동적인 파트너로 재정의한다. 핵심은 아이가 직접 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모듈형 설계에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공간 지각 능력과 창의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며, 자신의 체형과 기분에 맞춰 가구를 최적화하는 법을 배운다. 제품은 시각과 촉각을 자극하는 달콤한 색감과 부드러운 질감을 갖췄으며, 유기적인 곡면과 무독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특히 ‘2024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이러한 기능적, 심미적 우수성을 뒷받침한다. 아이가 스스로 가구의 용도와 위치를 결정하는 경험은 독립적인 자아 형성을 돕는 촉매제가 된다. 결과적으로 안파 캔디는 성장을 보조하는 도구를 넘어, 창의적 활동을 유도하는 능동적인 매개체로서 가구의 새로운 본질을 제시하는 셈이다.

모두를 위한 조립식 놀이터, 플레이라이즈xOM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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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자선 단체 플레이라이즈와 건축 스튜디오 OMMX가 협업해 만든 이동식 조립 놀이터는 재난 지역 아이들에게 안전한 ‘심리적 요새’를 제공한다. 단순히 시설을 보급하는 것을 넘어, 극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놀 권리’를 누리며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벼운 목재와 격자형 시스템을 활용해 전문 도구 없이도 직관적으로 조립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적재가 가능해 오지나 재해 현장까지 신속하게 도달한다. 특리 현지 주민들이 직접 공간을 유지·관리하게 함으로써 공동체 회복의 기틀을 마련하고, 아이들이 아이답게 존재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ADHD 아동을 위한 스마트 도시락, 펀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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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산업 디자인 스튜디오 HWDY는 식사 시간에 어려움을 겪는 2~6세 ADHD 아동을 위한 스마트 도시락 세트를 선보였다. 이름은 ‘펀 피스트’.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NFC 카드, 조명, 사운드 기술을 영리하게 결합했다. 음식을 다 먹었을 때 캐릭터 가상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게임형 보상 체계를 도입해 식사 자체를 즐거운 놀이로 전환한 점이 흥미롭다. 식사 도중 주의가 산만해질 때마다 부드러운 빛과 소리로 아이의 시선을 다시 식판으로 유도하는데 강요나 훈육 대신 자연스러운 동기 부여를 통해 아이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할 수 있다. 또한 부모는 전용 앱을 통해 아이의 식사 패턴과 영양 섭취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체계적인 생활 지도도 병행할 수 있다.

본능을 꺠우는 자유로운 놀이조각, 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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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디자이너 나오토 후카사와(Naoto Fukasawa)와 자쿠에츠(Jakuets)가 협업해 2025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유구(Yuugu)’는 현대 놀이터의 정의를 다시 쓴다. 정해진 놀이 방식을 강요하는 기존 기구와 달리, 유구는 오모치(떡)나 도넛을 닮은 기하학적 오브제로 구체적인 용도가 정의되지 않은 ‘놀이조각’이다. 아이들은 오브제 사이를 기어오르고 숨으며 스스로 놀이법을 창조하고, 매끄러운 곡면을 따라 이동하며 원초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는 디지털 자극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순수한 신체적 유희와 감각적 탐색의 즐거움을 되찾아준다.

스마트폰의 유혹을 걷어낸 유선 전화기, 더 랜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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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in Can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일상을 점령한 시대에 ‘더 랜드라인(The Landline)’은 역설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과거 통조림 캔(Tin Can)을 실로 연결해 놀던 추억에서 착안한 이 유선 전화기는 오직 ‘목소리 통화’ 기능에만 집중한다. 스크린, 인터넷, 앱 기능이 전혀 없는 이 제품은 아이들이 대화 상대방의 목소리에 온전히 몰입하게 하며 주의력 분산을 막는다. 시애틀 출신의 세 제작자(쳇 키틀슨, 맥스 블루먼, 그레이엄 데이비스)는 부모가 전용 앱을 통해 승인한 연락처와만 통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와 ‘방해 금지 시간’ 설정 기능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한 소통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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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in Can

실제로 통조림 캔을 쥐는 듯한 묵직한 손맛과 꼬인 전화선의 아날로그적인 무게감은 디지털 신호가 줄 수 없는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며, ‘기다림’과 ‘경청’이라는 가치를 다시금 각인시킨다. 디지털 과잉 시대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기능이 아니라, 소통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비워진 디자인임을 ‘더 랜드라인’의 원통형 디자인과 꼬임 줄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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