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건축의 원리를 담은 조명, 슬로우2
'슬로우2'는 작가주의 디자인의 관점에서 전개해온 슬로우 프로젝트 시리즈의 두 번째 작업으로, 한국 전통 건축의 공간 원리와 새로운 소재에 대한 탐구를 하나의 작업 안에 담아냈다.


최수양 디자이너가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 살로네 사텔리테에서 조명 설치 작업 ‘슬로우2(Slow2)’ 를 선보였다. ‘슬로우2’는 작가주의 디자인의 관점에서 전개해온 슬로우 프로젝트 시리즈의 두 번째 작업으로, 한국 전통 건축의 공간 원리와 새로운 소재에 대한 탐구를 하나의 작업 안에 담아냈다.


작품의 출발점은 한국 전통 건축의 통풍 원리인 ‘바람길’이다. 바람길은 문과 창을 하나의 축선 위에 배치해 시선과 그 너머의 공간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이도록 만드는 공간 구성 방식이다. 최수양은 이러한 전통 건축의 원리를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해 조명 설치 작업으로 구현했다. 수직으로 맞물린 두 개의 원형 반복 구조는 물리적으로 공간을 확장하지 않으면서도 시각적 레이어링을 통해 깊이감을 형성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층위의 공간을 경험하며, 시선은 구조물 너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번 작업은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구성하기 위해 독립 부스 내부에 단일 작품을 배치했다. 작품은 수직으로 맞물린 원형 구조를 통해 물리적 규모 이상의 깊이감을 형성한다.


소재 역시 작품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작품에는 디자이너가 해조류 한천을 기반으로 합성 화학 첨가물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생분해성 소재가 사용됐다. 슬로우 프로젝트 시리즈는 이 소재를 단순한 친환경 대체재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유한 물성과 미감을 지닌 독립적인 조형 언어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는 지속적인 연구 프로젝트다.

이번 작품은 형태와 소재라는 두 개의 축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형태는 한국 전통 공간 원리에 대한 동시대적 해석을 담아내고, 소재는 지속가능성과 조형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한다. 전통 건축의 공간 경험과 자체 개발한 생분해성 소재를 결합한 이번 작업은 조명이 공간과 감각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디자이너 최수양
사진 Francesco Russo
도움 장성연, S R Choi
기획(디렉팅) 최수양
인스타그램 @studio_suyang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