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놀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가구, 타블로
보드게임 판을 펼치는 행위와 그래픽 요소에서 영감을 얻은 ‘타블로’는 상판을 여닫으며 공간과 용도에 맞춰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다.

프랑스어로 ‘장면(scene)’ 혹은 ‘구성된 화면(composed image)’을 뜻하는 타블로(TABLEAU)는 정지된 형식이 아니라 관계와 상황이 만들어내는 순간을 의미한다. 타블로는 구조를 매개로 새로운 맥락을 제시하는 작업이다. 보드게임의 그래픽과 상호작용을 차용해 가구의 형식으로 재구성한 이 가구는 보드나 패를 펼치는 행위처럼 상판이 열리는 순간 공간의 맥락이 확장되고 다시 접히는 순간 일상적 용도로 수렴한다. 이때 테이블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공간에서 다양한 의미와 관계를 생성하는 구조로 기능한다.

보드와 패를 펼치는 순간, 그리고 다시 접어 정리하는 흐름 속에서 공간의 분위기와 관계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해 그 전환의 감각을 가구로 옮겨오고자 했다. 상판을 열고 닫는 동작만으로도 공간의 쓰임은 유기적으로 변화하고, 사용자는 일상과 놀이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펼쳐지는 순간에는 새로운 활동과 관계가 열리며 공간이 확장되고, 접히는 순간에는 다시 일상적 용도를 되찾는다. 사용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간을 능동적으로 구성하게 되며, 가구는 변화의 중심에서 장면을 만드는 장치가 된다.


구조적으로는 여러 개의 상판이 연결된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중 일부는 힌지(hinge)와 패브릭(fabric)을 통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서로 다른 상태를 만들어낸다. 손잡이를 별도로 두지 않고 측면의 단차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개폐되도록 설계했으며, 이 단차는 펼쳐진 상태에서 상판의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적 역할을 한다. 또한 표면의 격자 패턴은 하나의 목재 안에서 결 방향을 교차 배치해 빛에 따라 서로 다른 톤이 드러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구조는 시각적 요소로 읽히며, 가구의 움직임과 물성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타블로는 단지 형태가 변하는 가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움직임과 행위에 반응하며 공간의 분위기와 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플랫폼이다. 펼치고 접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공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내고 가구는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일상과 놀이, 기능과 경험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