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에 위트를 더하면?

폐플라스틱 소재를 연구하는 액세서리 브랜드, 러시에라

러시에라(rushera)는 지속 가능한 소재의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하며 버려지는 자원을 하이엔드 오브제로 승화시킨다. 폐기된 자원을 단순히 재사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오브제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속 가능성에 위트를 더하면?

지속 가능성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시대,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은 기능적 책임을 넘어 미적 완성도까지 요구받고 있다. 최근 디자인 스튜디오 오브제위드네임(Object with Name)과 리사이클 플라스틱 제조사 플라스틱 베이커리(Plastic Bakery)가 손잡고 론칭한 브랜드 러시에라(rushera)는 지속 가능한 소재의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하며 버려지는 자원을 하이엔드 오브제로 승화시킨다. 폐기된 자원을 단순히 재사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오브제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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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1061732 4.Various rectcle plastic particl pattern

브랜드는 해양 생태계로 흘러든 쓰레기와 해양 생명체가 뒤섞인다는 역설적인 서사를 기반으로, 환경 오염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위트 있게 뒤튼 오브제를 선보인다. 무질서하게 섞인 폐기물을 감각적인 패턴과 형태로 재구성하며 우리 일상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액세서리 라인업으로 재해석한다.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버려진 소재도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디자인적으로 제시하는 데 방점을 둔다.

대표적으로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 독창적인 마블 패턴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폐플라스틱 파티클의 온도와 배합 비율을 세밀하게 제어해 기존 재생 플라스틱에서 흔히 발견되는 조악한 질감과 한계를 극복했다. 그 결과 탄생한 표면에는 마치 천연 석재를 연상시키는 깊이감과 유기적인 패턴이 녹아 있다. 동일한 공정을 거치더라도 매번 다른 패턴이 생성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은 사실상 단 하나뿐인 결과물이 된다. 이는 획일적인 대량 생산 체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예술적 희소성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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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1061819 10.object hacking hay storage box

러시에라가 흥미로운 지점은 소재 실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브랜드는 ‘오브젝트 해킹(Object Hacking)’이라는 개념을 통해 디자인의 활용 방식을 확장한다. 이케아 같은 글로벌 가구 브랜드의 표준화된 제품에 러시에라만의 조형적 액세서리를 결합함으로써, 익숙한 양산형 가구를 새로운 오브제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기능 중심의 기성품에 감각적인 조형 언어를 덧입히며 공간의 분위기 자체를 변화시키는 접근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기존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으며, 브랜드는 지속 가능성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사이의 접점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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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업사이클링 디자인이 친환경적 메시지에 집중한 나머지 미학적 완성도에서는 아쉬움을 남기는 한편, 러시에라는 재생 소재 자체를 예술적 재료로 다루며 기존과는 다른 방향성을 제안한다. 지속 가능성을 윤리적 소비 영역에만 한정하지 않고, 프리미엄 디자인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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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플라스틱은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니다. 러시에라의 손을 거친 순간, 그것은 공간을 구성하는 새로운 조형 언어이자 감각적인 오브제로 다시 태어난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미래가 단지 재활용을 넘어 ‘어떻게 더 아름다울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향하고 있다면, 러시에라는 그 가능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브랜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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