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제니와 협업한 바로 그 작가, 맥스 시덴토프

유머로 시대를 비트는 아티스트 맥스 시덴토프의 〈Seriously NOT Serious〉전

젠틀몬스터, 블랙핑크 제니와의 협업으로 아트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컨셉추얼 아티스트 맥스 시덴토프의 첫 아시아 대규모 개인전이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열리고 있다.

젠틀몬스터·제니와 협업한 바로 그 작가, 맥스 시덴토프

‘젠틀몬스터’, 블랙핑크 ‘제니’와의 협업으로 아트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컨셉추얼 아티스트 맥스 시덴토프(Max Siedentopf)의 첫 아시아 대규모 개인전 〈Seriously NOT Serious〉가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열리고 있다.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론 뮤익(Ron Mueck)을 잇는 차세대 현대미술 작가로 주목받는 그는 1991년 나미비아에서 태어나 현재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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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OUNDSEESAW

사진, 영상, 조각, 설치, 출판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그의 작업은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소한 장면을 과장된 연출과 날카로운 유머로 재해석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흔든다. 2023년 에미상(Emmy Award)을 수상하며 상업과 예술을 넘나드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입지를 다진 그의 시선은 국제 미술계의 꾸준한 주목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하우스 노웨어(HAUS NOWHERE)와의 아트 협업을 통해 한국 관객에게 먼저 이름을 알렸으며, 이번 개인전으로 국내 관객과 본격적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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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시덴토프와 하우스 노웨어의 협업 아트 프로젝트 © HAUS NOWHERE SEOUL

〈Seriously NOT Serious〉는 사진과 영상, 조각과 설치, 상업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맥스 시덴토프의 작업 세계 전반을 한자리에서 조명한다. 전시는 서로 다른 ‘무대’와 ‘상황’을 여행하듯 이어지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된다. 과장된 장면과 엉뚱한 유머, 뜻밖의 전환을 통해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돌려놓는 그의 방식은 관람객에게 가벼운 웃음과 함께 조용한 사유의 여백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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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OUNDSEESAW

이번 전시는 유머를 다루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진지함을 비틀되 소비적으로 소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덴토프 특유의 태도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숨결이 느껴질 듯한 극사실주의 조각, 8만 조각의 퍼즐과 3미터 크기의 대형 조각상으로 구성된 참여형 설치 신작, 전시장을 나선 뒤에도 오래 곱씹게 되는 날카로운 위트까지. 세 가지 관람 포인트를 축으로 전시는 관람객 각자의 감각과 속도로 완성된다. 본 전시는 다양한 비주얼에 익숙한 2030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지만, 자신만의 미적 기준으로 예술을 소비하는 모든 세대의 관람객에게 신선한 자극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언가 지나치게 진지해졌다면, 그때야말로 그것을 방해할 타이밍이다.”

맥스 시덴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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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Party>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된 전시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챕터 〈Hello, My Name Is Max〉는 작가 자신을 작업의 중심에 세운다. 사진가이자 조각가, 영상감독이자 모델로서 스스로를 찍고, 조각하고, 연출하는 그의 작업들이 앞으로 펼쳐질 여정의 단서를 품고 있다. 두 번째 챕터 〈Friends〉에서는 ‘웃을 수 없는 사진’의 규칙을 시험하는 〈Passport Photos〉, 같은 아이디어를 수십 명의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한 〈Same, Same But Different〉 등 대표적인 사진 프로젝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진지한 규칙을 장난처럼 다루고, 사소한 일상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시덴토프의 시선이 사진이라는 매체 안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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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십시오, 제가 칠한 페인트에 갇혔어요”, <Zeitgeist>

주목할 챕터는 세 번째 〈Mature Content〉. 일반적으로 ‘Mature Content’는 청소년 관람 불가 콘텐츠를 뜻하지만, 이 전시에서 ‘성숙함’은 검열의 언어가 아닌 시간이 쌓인 삶의 깊이를 가리킨다. 챕터의 핵심 작품은 스스로 칠한 페인트에 꼼짝없이 갇혀버린 노인을 형상화한 조각 <Zeitgeist>다. 스스로 만든 함정 속에 고립된 노인의 모습은 환경 위기부터 경제적 부담까지, 이전 세대가 남긴 문제들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젊은 세대의 현실을 조용히 그러나 날카롭게 꼬집는다. 유머처럼 보이지만 실은 시대를 향한 작가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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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나를 조금 만들었습니다”, <It Takes a Village〉 설치 전경 © GROUNDSEESAW

네 번째 챕터 〈It Takes a Village〉와 다섯 번째 챕터 〈Beware of Reality〉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밀도 높은 사회적 시선을 담는다. 〈It Takes a Village〉는 관람객 각자가 8만 개의 퍼즐 조각 중 하나를 골라 맞추며, 지난해 태어난 시덴토프의 아이 얼굴을 함께 완성해나가는 참여형 설치 작품이다. 인간이 평생 만나는 타인이 약 8만 명이라는 통계에서 출발한 이 작업은 낯선 이들의 손이 모여 하나의 얼굴을 이룬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가 서로를 통해 완성되어 가는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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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Human〉 series

이어지는 〈Beware of Reality〉에서는 그 시선이 한층 날카로워진다. 개인 프로젝트 〈Only Human〉 시리즈를 중심으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불안, 진지함과 어리석음이 공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영화적 연출로 담아낸 영상 작업들이 펼쳐진다. 1,000개의 달걀에 ‘승자’, ‘패자’, ‘백만장자’ 라벨이 껍데기가 채 깨지기도 전에 붙어 있는 조각 <Nature VS Nurture>은 태어나기 전부터 결정된 운명의 부조리를 꼬집고, 종말 이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신문을 읽는 바퀴벌레를 묘사한 〈Last One Standing〉은 인간이 자초한 파멸의 아이러니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웃음이 터지는 순간 멈칫하는 것. 이 챕터는 그 짧은 틈 안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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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3M 크기의 ‘맥스’를 그려보세요”, <The Amateur> © GROUNDSEESAW

전시의 절정은 여섯 번째 챕터 〈Cli”MAX”〉에서 찾아온다. 속옷과 양말만 입은 채 크로키 포즈를 취한 3미터 높이의 맥스 시덴토프 조각이 공간의 중심을 차지하며, 전시장은 어느새 미술 교실로 변한다. 작품 〈The Amateur〉는 예술가와 관람객의 위치를 뒤집는 동시에, 창작의 본질이 실력이 아닌 호기심과 용기 그리고 애정에 있다고 말한다. 관람객이 남긴 드로잉들이 쌓이며 조각 앞은 하나의 집단 창작 공간이 되고, 전시 기간 동안 축적된 드로잉들은 추후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작품의 일부가 될 예정이다. 마지막 챕터 〈Funny Business〉는 그 웃음이 상업의 세계 안에서도 유효함을 보여주며 전시의 막을 내린다. 구찌(Gucci), 나이키(Nike), 애플(Apple)과 이어온 시덴토프의 상업 작업들은 맥락이 바뀌어도 시선이 언제나 사람을 향했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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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Worry, Be Happy> 설치 전경. 사회가 수많은 문제들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하지 말고, 그저 행복하라’는 비현실적 긍정 속에 방치된 현실을 드러낸다 © GROUNDSEESAW

〈Seriously NOT Serious〉에서는 8만 조각의 퍼즐과 작가 자신이 작품 속 인물이 된 대형 조각 등 다수의 신작이 처음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일방적인 관람 방식을 넘어 작품·작가·관람객 간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한다. 조각, 설치, 사진, 영상을 망라하는 약 500평 규모의 전시는 각 챕터를 여행하듯 이어지며, 관람객 각자의 속도로 웃고, 멈추고,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유머를 기반으로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균형감, 그것이 시덴토프 작업의 핵심이자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건네는 가장 진지한 초대다. 전시는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오는 8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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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 GROUNDSEESAW

맥스 시덴토프 개인전: Seriously Not Serious

주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4 그랜드센트럴 3층,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기간 2026년 3월 27일 – 8월 30일
운영 시간 매일 10:00 – 19:00
웹사이트 groundsees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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