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수도원에 들어선 이배의 숯
12세기 볼리유 수도원에서 만나는 이배 개인전 〈En attendant〉
프랑스 남부 볼리유 수도원에서 한국 작가 이배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프랑스 문화부 산하 국립기념물센터와 페로탕 갤러리가 공동 기획했으며, 전시는 9월 30일까지 이어진다.

12세기에 세워진 프랑스 남부 볼리유엉후에르그 수도원(Abbaye de Beaulieu-en-Rouergue) 성당 안에 숯의 작가 이배의 작품이 들어섰다. 6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이배 개인전 〈En attendant(기다리며)〉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문화부 산하 국립기념물센터와 페로탕 갤러리가 협력해 마련했다.

볼리유 수도원은 프랑스 혁명 이후 폐허의 위기를 겪었으나, 1950년대부터 현대미술을 품는 문화유산 공간으로 거듭났다. 미술평론가 젠비에브 본푸아와 컬렉터 피에르 브라슈의 기증을 계기로 한스 아르퉁, 장 뒤뷔페, 시몽 한타이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한다. 2022년 대규모 복원을 마친 이후 동시대 작가를 초청해 역사적 건축과 현대미술을 연결하는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와 조각, 영상, 설치 등 2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성당을 가로지르는 길이 25m의 설치작품 ‘붓질: 야곱의 사다리’와 높이 10m의 브론즈 조각이 중심을 이룬다. 약 30년간 숯이라는 재료를 탐구해 온 이배는 생성과 소멸, 빛과 어둠, 존재와 부재를 아우르는 추상 언어를 구축해 왔다. 중세 석조 건축과 숯이라는 재료가 만나 공간의 시간성과 작품의 물성을 함께 드러낸다.

이배의 전시 행보는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원주 뮤지엄 산에서 동명의 전시가 12월 6일까지 열리며, 7월에는 광저우 허미술관 개인전, 8월에는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장-미셸 오토니엘과의 2인전, 10월에는 아트바젤 파리 기간에 맞춰 페로탕 파리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