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로 읽는 생태계, 토마스 사라세노 〈얽힌 세계들〉

토마스 사라세노의 최대 규모 개인전

7월 17일부터 2027년 2월 2일까지 독일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에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다학제 예술가 토마스 사라세노(Tomás Saraceno)의 개인전 〈얽힌 세계들(Verwobene Welten)〉이 열린다. 독일에서 개최되는 그의 최대 규모 개인전으로, 자연과학과 건축, 예술, 전통 생태지식(Traditional Ecological Knowledge, TEK)을 하나의 서사 안에서 엮어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거미줄로 읽는 생태계, 토마스 사라세노 〈얽힌 세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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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부터 2027년 2월 2일까지 독일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에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다학제 예술가 토마스 사라세노(Tomás Saraceno)의 개인전 〈얽힌 세계들(Verwobene Welten)〉이 열린다. 독일에서 개최되는 그의 최대 규모 개인전으로, 자연과학과 건축, 예술, 전통 생태지식(Traditional Ecological Knowledge, TEK)을 하나의 서사 안에서 엮어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는 거대한 설치 작품부터 참여형 프로젝트, 야외 환경과 연계된 프로그램까지 폭넓게 구성되며, 기후위기 시대 인간과 자연이 맺는 관계를 감각적으로 탐색하는 장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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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세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을 세계의 중심에 두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물과 공기, 거미, 식물, 먼지와 같은 다양한 존재들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을 제안한다. 그의 작업은 예술과 과학, 건축, 환경운동을 넘나들며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디자인과 공간 담론이 주목하는 생태적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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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비인간을 연결하는 거대한 설치

이번 전시는 사라세노가 20여 년 동안 발전시켜 온 대표 프로젝트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전시의 중심에는 2007년부터 이어져 온 공동체 프로젝트 ‘Museo Aero Solar'(2022)가 있다. 폐비닐봉지를 이어 만든 거대한 공중 조형물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행 가능성을 실험하는 동시에, 참여자들의 협업으로 완성되는 열린 예술 프로젝트다. 작품은 완결된 결과물보다 제작 과정과 공동체의 참여 자체를 중요한 요소로 삼으며 지속가능한 제작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와 함께 대형 설치 ‘Towards the Sanctuary of Water'(2026)는 물을 생명의 근원으로 바라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품은 아르헨티나 북부 살리나스 그란데스(Salinas Grandes) 원주민 공동체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리튬 채굴이 지역 생태계와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한다. 물을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이자 공동체의 삶을 지탱하는 기반으로 바라보는 전통 생태지식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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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주요 작품인 ‘Webs of At-tent(s)ion'(2026)은 거미줄의 구조와 진동을 통해 생명체 사이의 관계를 시각화한다. 사라세노는 오랫동안 거미와 협업에 가까운 연구를 이어오며 거미줄을 하나의 건축 구조이자 소통 시스템으로 탐구해 왔다. 이 밖에도 먼지 입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설치, 사진과 영상 작업, 참여형 프로젝트 등은 공기와 먼지, 바람처럼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요소들 역시 지구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존재임을 환기한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관계망을 이루며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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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밖으로 확장되는 생태적 실험

〈얽힌 세계들〉은 미술관 내부에만 머물지 않고 도시 공간으로 확장된다. 하우스 데어 쿤스트 동쪽 테라스와 인접한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까지 전시의 일부로 활용해 건축과 자연환경의 경계를 허문다. 야외에 설치되는 ‘Cloud Cities: Species of Spaces'(2023-2026)는 거미와 새 등 다양한 생명체가 계절에 따라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작품으로,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여러 종이 함께 공유하는 장소를 제안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 속 생태계 일부로서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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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기간에는 막스 플랑크 협회(Max Planck Society)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이드 프로그램과 워크숍도 운영된다. 관람객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Museo Aero Solar’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며, 공동체가 함께 만든 공중 조형물을 실제 하늘로 띄우는 실험도 계획돼 있다. 또한 후지코 나카야(Fujiko Nakaya)의 안개 설치 작업과 이어지는 공간 연출을 통해 실내와 실외, 자연과 건축, 인간과 비인간 세계 사이의 경계를 더욱 유연하게 연결한다. 전시는 작품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관람객의 참여와 경험을 통해 생태적 사고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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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과학을 연결하는 디자인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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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토마스 사라세노는 예술과 건축, 생물학, 환경과학을 넘나드는 작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2015년 에어로센 재단(Aerocene Foundation)을 설립해 태양열만으로 비행하는 조형물을 연구하고 있으며, 과학자와 건축가, 철학자, 환경운동가, 원주민 공동체와의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환경 문제를 시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지식 체계가 어떻게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러한 실천은 현대 디자인이 기술 중심의 해결책을 넘어 사회와 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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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세노는 지금까지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MoMA),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ies), 파리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 등 세계 주요 미술기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MIT와 하버드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에서도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얽힌 세계들〉은 이러한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소개하는 동시에 예술과 과학, 건축과 환경, 공동체와 전통 생태지식을 하나의 전시 안에서 연결하는 자리다. 인간 중심의 사고를 넘어 다양한 존재와의 공존 방식을 모색하는 이번 전시는 기후위기 시대 디자인과 공간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며, 예술이 새로운 생태적 상상력을 제안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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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사라세노(Tomás Saraceno), 〈얽힌 세계들(Verwobene Welten)〉
주소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 뮌헨
기간 2026년 7월 17일 ~ 2027년 2월 2일
큐레이터 Sarah Johanna Theurer, Andrea Lissoni
웹사이트 홈페이지

해외통신원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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